요즘은 아기 놀이책도 눈여겨 보고 있다. 그런 중에 이 책을 만났다. '오이 동그라미'라는 용어는 생소하지만 아기들에게는 오히려 친숙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신하게 느껴졌다. 일러스트는 색종이를 오리고 찢어서 완성하는 콜라주인만큼 선명한 색감과 형태가 장점이다. 아기 놀이책이므로 당연히 보드북인데 오이처럼 옆으로 길쭉하다. 우리 나라와는 달리 독일에서는 대부분의 그림책들이 보드북 형태로 출간되는 것을 보았다. 뮌헨의 서점을 방문했을 때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느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실제로 아이들과 책을 읽다보면 책이 파손되는 경우가 많아 속상하기도 하였다. 약간의 충격에도 표지가 찌그러지기도 하였고, 쉽게 더럽혀지거나 책장이 찢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였으므로... 어찌됐든 이 그림책은 보드북이어서 좋았고, 오이 동그라미로 여러 가지 탈것을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신나고 재미있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사고력, 특히 어휘력을 키워줄 수 있는 훌륭한 매개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이 동그라미는 어떻게 탈것으로 변신할 수 있을까? -안녕? 나는 오이 동그라미야!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 특히 탈것! 오늘은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가 볼까?- 텍스트가 입에 착착 붙는다. 어디 그 뿐인가? 돌돌돌 스케이트보드, 씽씽 킥보드와 같이 탈것들 앞에 붙여쓰는 의성어는 리드미컬하면서도 생동감 있다. 다양한 탈것으로 변신한 오이 동그라미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림책의 구조는 매우 단순하고도 반복적인 스킬을 강조하고 있다. 유아 발달단계를 고려한 특징이겠지만 이러한 운율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이다. 펼침면의 오른쪽을 가리고 읽어가면서 아이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좋겠다. "돌돌돌 스케이트보드가 되어 뭐 먹으러 갈까?" 확장된 질문과 답변을 통하여 더욱 풍부한 책 읽기가 될 수 있다. 책에서 본 다양한 탈것들을 밖에서 만났을 때 아이들은 환호하고 관찰하며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그림책에서는 모두 10종의 탈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마지막 활동 페이지에서는 아이 스스로가 만든 탈것으로 이곳 저곳을 직접 가 볼 수 있게 구성하였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아이의 소근육이 발달하고, 놀이를 하면서 상상력과 창의력이 자라날 것이라는 출판사 서평에도 적극 동의한다. 그림책과 함께 하는 엄마와 아기 모두에게 특별한 시간이 되길...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