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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의 옷은 당당하고 아름다워 ㅣ 열린어린이 그림책 28
마라 록클리프 지음, 후아나 마르티네즈-닐 그림, 황유진 옮김 / 열린어린이 / 2023년 2월
평점 :
오!~아름다운 발견이다.
최초의 임부복과 플러스 사이즈의 옷을 디자인한 인물을 그림책으로 만났다.
생각없이 당연히 받아들이는 이 모든 혜택들이 어디서 누구로부터 비롯되었는지를 안다는 것은 신선한 깨우침이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의 위인전은 너무 재미가 없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멋진 인물그림책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밖에...
그림이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반짝거리는 레이스의 질감을 어쩌면 이리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여성의 몸에 꼭 맞는 옷을 처음 디자인한 레나 브라이언트라는 인물에 대하여 특별히 호기심이 생겼다.
한때는 나도 반 아이들에게 '패셔니스타'라는 별칭을 들을 정도로 의상과 장신구에 관심이 많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시대 여성들은 맞지도 않은 옷에 자기 몸을 맞춰 입었나?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보았을 문제인데 행동으로 옮긴 인물은 '레나 브라이언트' 딱 한 사람이라는 거였다.
레나는 조부모님 손에 자랐다.
러시아 황제가 유대인 어린이의 교육을 금지해서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홈스쿨링을 받아야 했다.
할아버지가 읽기와 쓰기를, 할머니에게서는 바느질하는 법을 배웠다.
랍비였던 할아버지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늘 말씀하셨고, 레나는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결코 잊지 않았다.
16살이 되던 해 레나는 먼 친척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 먼저 와 있던 언니는 레나가 뉴욕에서 일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고달픈 삶이었지만 꿈을 이룰 수 있게 된 레나는 언니와 함께 행복했다.
하고 싶었던 패션 공부도 시작했다.
그러던 중에 근사하고 부드러운 남자를 만나 결혼까지 하였으며 아기도 생겼다.
하지만 얼마 후 남편이 갑자기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나고 만다.
레나는 재봉틀을 사서 일을 시작해야만 했다.
신기하게도 레나의 드레스는 다른 누구의 옷보다 편안하게 잘 맞았다.
어느 날 임신한 손님이 찾아왔다.
부른 배를 조이지 않고 편안하게 늘어나는 옷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레나는 지금껏 그런 옷을 본 적이 없었다.
과연 레나가 해낼 수 있을까?
-레나는 천을 드리우고 자르고 바느질해서,
실크와 레이스로 드레스를 만들었어요.
편하게 잘 늘어나는 드레스를요.
드레스는 우아하고 편안했어요.
무척 성공적이었지요.-
이 일로 명성을 얻은 레나는 더 큰 가게를 빌리고, 바느질을 도와주는 직원을 뽑아 사업장을 열었다.
크고 빠른 재봉틀은 근사하고 편안한 옷을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게 해 주었다.
쪼이지도 부대끼지도 않게, 다양한 여성들의 몸에 꼭 맞는 디자인으로...
레나가 세상을 떠나던 1951년 당시, 레나의 회사는 미국 전역에서 우편 주문 사업과 매장을 통틀어 수천 명의 직원이 일하는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란다."
어렸을 적 할아버지의 말씀을 평생 잊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일구어낸 성공 신화의 주인공 레나 브라이언트.
레나의 회사인 '레인 브라이언트'가 건강 보험, 연금, 이익 배분, 장학금과 생명 보험 등 직원 복지를 도입한 최초의 기업 중 하나라고 하니 정말 놀랍지 않은가!
뿐만 아니라 토네이도나 화재 등 재해로 옷장을 잃어버린 손님에게는 대체할 만한 옷을 무료로 보내 주고, 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유럽 난민들에게 수많은 옷을 보내 주기도 했다니...
그녀의 멋지고 당당하며 성공적인 삶이 더할 나위 없이 생생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나 역시도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이 '도전하는 용기와 성취하는 기쁨'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아름다운 그림책을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