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오늘도 일하러 가요
김미남 지음 / 양말기획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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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두 아이를 키웠다.
다른 선택이 없었던 상황에서 전쟁같은 나날들을 견뎌낼 수 밖에 없었던 시절이었다.
시댁과 친정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보육시설을 이용하기도 하면서 모진 세월을 지나온 것 같다.
시시때때로 분리불안을 겪어야만 했던 아이들은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
유난히 예민한 성격이었던 큰 아이는 늘 감기를 달고 살았다. 그런 아이를 시댁에 맡겨놓고 주말에 찾아가면 원망하는 마음을 그대로 표출하였다. 반갑게 달려간 엄마에게 시선조차 허락하지 않는 것이었다. 눈을 마주친 순간 고개를 홱 돌려버리던 아이.
지금도 그때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고집 센 둘째도 마찬가지였다.
돌보미 아주머니를 구해서 집에 오시게 했는데 아이가 그 분을 막무가내로 거부해서 결국 이틀만에 손들고 가버리셨다.
지금은 다 자라서 어엿하게 제 몫을 다하고 살고 있다지만 엄마는 언제까지나 미안하기만 하다.
어린 시절을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했다는 안타까움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은 당연스레 괜찮다고 대답해주지만 내 마음은 글쎄...이런 나에게 다정한 친구같은 그림책 한 권이 곁에 왔다.

-미안함만 가득한 일하는 엄마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일하는 엄마가 되는 법을
 그림책으로 나누려 합니다.-

마치 내 마음을 들여다본 듯 위로가 되었다.
김미남 작가는 세 아이를 키우며 공부했고 지금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일하는 엄마와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가 함께 읽으며 행복해지는 스토리는 어떤 걸까?
궁금하였다.

-따뜻한 아침밥,
 그리고 아이 셋을 위한 세 장의 그림 메모.
 이것이 일하는 엄마로서 제가 꼭 지키려고 한 다짐이었습니다.-

그림책은 느린 템포와 구성으로 한 가족의 아침 일상을 구현하고 있다.
푸르스름한 새벽빛을 밟으며 출근 준비를 서두르는 엄마.
혼자 일어나도 울지 않는 씩씩한 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떴을 때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아이는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측은한 마음으로 읽을 수 밖에 없는 장면이다.

아이의 감정에 몰입하다보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엄마의 김치 볶음밥은 약간 맵지만 정말 맛있어요!-

아직 김이 식지 않은 김치 볶음밥 냄새가 집안에 가득하다.
새벽 출근을 하면서 아이들 아침밥까지 챙긴다는 것이 생각만큼 만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세 아이들에게 아침마다 써주는 그림 메모라니 과연 대단한 정성이다.
아~바로 이것이었구나!

-이 벽에 엄마 마음이 가득 있거든요.
 하루 종일 엄마 마음이 내 옆에 있거든요.-

나를 온전히 드러낸 채 그림책을 읽어 나갔다. 
도입부에서는 두근두근한 마음을 억눌러야 했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편안해지는 그림책이 나는 참 좋았다.
서로의 계산법은 달라도 모성의 공통 분모는 '금쪽같은 내 아기' 일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두 아이의 육아일기를 썼다. 
태아 때부터 초등학생이 될 때까지의 성장 기록이었다.
이다음에 책으로 엮어서 결혼 선물로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지치지도 않고 꾸준히 쓰게 되었다.
큰 아이는 몰라도, 작은 아이는 벌써 몇 번이나 읽었다고 한다.
오빠보다 자기 책이 얇다고 불평을 하기도 했지만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라며 좋아하였다.
엄마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알게 되어 고맙다고 하였다.
충분히 사랑받고 자란 스스로를 더욱 귀하게 여기게 되었다는 말도 해주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한다는 것에 대한 정답은 없다.
지금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만 서로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무엇이든 다 괜찮지 않을까!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은 분명 있을 것이다.
이 그림책에도 물론 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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