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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마드와 올리브 할아버지
한지혜.정이채 지음 / 문화온도 씨도씨 / 2022년 12월
평점 :
막막한 심정으로 그림책을 다 읽고난 뒤, 어떤 말도 이어갈 수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무력한 상태가 계속되었던 것 같다.
충격적인 상황을 목도하고 마음이 아팠다.
겉표지만 보았을 때는 이런 감정이 생겨나리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하였다.
겨우 아홉 살, 함마드가 바라보는 세상은 뿌옇고 시끄럽고 슬프고 두렵다.
왜 그래야만 했을까?
쌀람 알라이쿰! 평화가 당신에게!
매일 아침 서로에게 건네는 인삿말에 힘입어 눈을 뜨고, 밥을 먹고, 학교에 가지만 끝내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기는 할 것인가?
자유를 꿈꾸며 74년이라는 세월을 간절한 기도에 기대어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세계 지도에는 팔레스타인이 없다. 이스라엘이라고 표시된 곳 중 '서안'과 '가자'라고 쓰여 있는 곳에 그들이 살고 있다.
그림책 뒤 부록 페이지를 통하여 팔레인스타인 이야기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그림책 속 장면에서 암호같이 보이던 숫자들의 정체도 알게 되었다.
-군인은 너무 싫어. 우리의 땅을 뺏고, 검문소에서 우리 가방을 뒤지고, 아무 이유 없이 소리를 지르고, 우리를 보내주지도 않고 계속 붙잡고 있어서 뜨거운 햇볕에 쓰러지게 만들기도 해. 그래서 가끔 너무 화가 나면 우리가 돌을 던질 때도 있어. 돌을 던지다가 잡히면 감옥에 가고 재판을 받아. 나는 아직 12살이 안 되어서 혹시 잡혀가도 조사를 받고 풀려나지만 아네스는 12살이라서 감옥에 가게 될 거야.
154 : 2021년 한 해 12세~17세의 어린이 수감자 수는 154명이야.-
아홉 살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평화와 희망은 무엇일까?
-나는 하늘의 별을 보며 기도하고 있어.
언젠가는 우리 마을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자유로워지기를..
가끔 별을 보면 우리를 기억해 주면 좋겠어.-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하여 미처 관심 가지지 못해서 미안하였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분단 국가에서 살아가는 우리 입장도 크게 다를 바가 없겠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힘이 너무 없어서 사람들을 제대로 보호할 수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러고보니 팔레스타인의 현 상황이 우리 민족의 역사와도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지혜 작가는 모로코, 요르단에서의 해외봉사단원 생활을 통해 팔레스타인 이슈를 알게 되었고, 이후부터 이를 알리기 위한 공부와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평화로운 공존을 이루고 있는 숲, 사람들이 사는 세상도 그렇게 만들고 싶다는 작은 희망을 품고 지금을 살아간다는 정이채 작가, 그리고 함마드와 올리브 할아버지.
그림책 작업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팔레스타인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던 두 작가의 마음이 빚어낸 결과물이리라.
그림책을 읽으며 그 길을 따라 나도 함께 걸어보려 한다.
세계 평화를 지키는 연대에 기꺼이 동참하려 한다.
앞ㆍ뒤면지도 유심히 읽어보라.
뒤면지가 품고 있는 희망을 발견하였는가?
희망은 본문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잘려나간 올리브 농장의 나무들 사이에서 기적처럼 돋아난 새싹과 함마드의 다정한 손길이 그것이다.
팔레스타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올리브 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올리브 나무는 친구처럼 가족처럼 가깝고도 든든한 존재일 것이다.
올리브 나무가 긴 가지를 뻗어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바로 이 장면이 나는 참 예뻐 보였다.
-"괜찮아! 함마드!
기억해!
사라지는 건 없어. 내가 다 품고 있단다.
언제든 울고 싶을 땐 내게로 와."-
바람에 날리는 올리브 할아버지의 꽃 향기가 정말 좋고, 친구들과 축구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말하는 아홉 살 함마드의 기도와 소망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또 바라는 마음이다.
"기억할게. 함마드!"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