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이 들려요 알맹이 그림책 61
안드레아 마투라나 지음,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올레아 그림, 허지영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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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금 혼자만 간직하고 있는 비밀이 있는가!
혼란스럽고 무거운 비밀을 푸는 유일한 방법이 그림책 속에 있다고 하여 궁금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나 또한 비밀이 많은 사람이었다.
한평생 지고 갈 것 같은 비밀이 있었는데 나이 드니 까짓거 훌훌 털 수 있겠더라.
털고 나니까 가벼워지고, 감출 것이 없으니 한결 자유로워지더라.
나부터라도 이 그림책을 통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하는 지혜를 배워보고 싶었다.

그림책의 앞뒤면지는 오래된 서랍장이다.
꼭꼭 닫혀있던 서랍 하나가 뒤면지에 가면 슬몃 열려 있다.
곰곰이 생각에 빠져들다보니 오랫동안 지고 다녔을 내 안의 서랍장이 불현듯 궁금해졌다.
그림책의 서사에 실려 있는 무게감 또한 만만치 않으리라.
아닌 게 아니라 주인공 아말리아는 어느 날 무심코 맞닥뜨리게 되는 상황으로 인하여 엄청난 삶의 변화를 겪게 된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했다.
그런데 선생님은 아말리아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고, 친구는 자기 고민에 빠져 있었다. 또 다른 누군가조차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듯 하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듣지도 않고, 이해하지도 못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아말리아는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거니까
 꼭꼭 숨겨 두기로 마음먹었어요. 비밀 말이에요.-

그림책의 배경색에 주목한다면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더 잘 읽을 수 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밝은 보라가 배경색이다.
아말리아는 다정하고 감수성이 풍부하며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한 아이였다.
배경색은 이제 짙은 회색으로 바뀌었다.
아말리아는 현저히 말수가 줄어들었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친구들이 눈치챌 정도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화분의 싹이 자라나 한 그루 나무로 성장하는 동안 몇 번의 계절이 오고 갔을 것이다.
인상적인 일러스트였다.

다시 따뜻한 보라로 배경색이 달라진 것은 
아말리아의 서랍장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한 마디 한 마디 꺼냈고,
 해냈어요.
 비밀이 풀린 거예요.-

그림책의 하이라이트다.

-아말리아는 비밀이었던 이야기들을
 몽땅 꺼내 풀어 놓았어요.-

독자들에게도 힐링이 되는 유쾌한 순간이다.
이때의 배경색은 자유로운 파랑을 사용하였다.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초록색 배경이 융단처럼 펼쳐지고, 아말리아의 일상은 새로운 활력으로 넘쳐나게 된다.

-비밀이 들려요-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인식하고 적극 행동하는 모습은 감동을 불러온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나 이타적 삶의 가치를 실현하는 주인공 아말리아를 적극 응원하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저마다의 비밀 서랍장을 메고 아말리아를 찾아오는 등장인물들이 내 모습인 것만 같아서 약간 슬퍼보이기도 했지만 괜찮다.
오래 묵은 우리들의 서랍장은 이제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으므로...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비밀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림책을 통하여 어렵지 않게 정답을 찾아내어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몇 번을 거듭하여 읽을수록 더욱 감탄하게 되었다.
한 사람의 아름다운 인생이 송두리째 녹아있는 '삶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도 생소한 칠레의 작가들에게 축복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이토록 사려깊은 그림책이라니...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과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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