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그늘 아래 나란히 앉아 있는 두 사람의 표정이 똑 닮았다. 꽃잎 사이사이로 쏟아지는 오후의 햇살은 무지개 빛깔이다. 참으로 고요한 순간이다. 6살 연이와 76살 순이 할머니의 특별한 우정을 그린 그림책. 처음에는 '모두가 친구 되는 마법의 순간으로 초대한다'고 하는 출판사 서평에 무작정 이끌렸던 같다. 어여쁜 그림책 한 권이 꽃바람처럼 향기롭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분홍 꽃잎이 흩날리는 듯 하였다.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고 행복해지는 느낌이다. 표제지 헌사에 올라온 작가의 바램처럼... -외로운 이 없이 모두가 행복하길.- 연이와 순이 할머니는 어떤 점이 서로 통했을까? 연이 : 나 이사와서 진짜 속상했는데... 순이 할머니 : 나도 혼자서 외롭고 쓸쓸했는데... 둘이 함께 : 이젠 괜찮아."- 연이네 가족은 엄마의 고향 마을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친구들과 헤어져 어느 날 갑자기 낯선 곳으로 온 연이는 너무나도 슬펐을 것이다. -여기 친구가 어디 있어? 흐아앙~- 엄마와 함께 이사떡을 돌리던 연이는 이웃집 순이 할머니를 만난다. 순이 할머니는 나이의 벽을 뛰어넘어 여섯 살 연이에게 진정어린 모습으로 다가가려 한다. 트롯 가수의 노래를 듣고 있던 순이 할머니가 연이를 위해 만화 채널로 리모컨을 변경하는 순간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었으니, "소원을 말해 봐! 마음이 통하면 소원이 이루어질지도 몰라!" 그리고 진짜로 마법이 펼쳐졌다. 우와! 대~박! 여섯 살 두 친구가 손을 맞잡고 놀이터로 향한다. 가는 길에 바다 슈퍼에 들러서 쌩쌩바를 나누어 먹고, 호랭이도 만나고, 보물 창고도 발견하고, 사랑스러운 냥이 가족도 만났다. 오~메, 드디어, 놀이터에 도착한 두 친구는 한바탕 신나게 논다. 미끄럼틀은 처음이라면서도 앞장서서 재미나게 타는 순이 할머니, 부르는 노래는 서로 달라도 함께 즐거운 시소 놀이, 웃음꽃이 방울방울 터지는 그네 타기... 서사도 그러하지만 치명적으로 귀여운 일러스트에 홀딱 빠져서 읽었다. 예쁘다! 연이와 순이 할머니의 마음도 그림책의 구성도 다 예쁘다. 누군가가 그랬다. 친구 사이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마음의 크기가 같다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그 말에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그림책이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 또한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의 반전 매력도 짱짱! 연이를 힘껏 응원하는 작가의 따뜻한 배려가 감동적이었다. 혹시 놓칠 수도 있는 그림책의 반전을 꼭 확인할 수 있기를...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로소 안도했다면 그건 어른의 마음일까? 앗! 선물이 하나 더 있다. 그림책 뒤 확장 면지의 QR코드를 찍으면 종이 인형 놀이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책장을 덮고난 뒤에도 여운이 오래 남았다. 그림책을 읽으며 많이 행복했었나보다. 샤라라라랑~🎶🎵 어김없이 나에게도 찾아 온 마법의 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특별한 그림책을 만나게 되어 기뻤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손을 부여잡고 막무가내로 자랑하고 싶어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