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를 어쩌면 좋을까? 엄마는 아프고, 아빠는 바쁘다니... 일러스트는 이런 아이의 마음을 표현하느라 이다지도 희붐한가? 혼자 걷고, 혼자 도서관에 가고, 혼자 빈집에 들어와서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잠이 드는 아이의 모습이 그림책 전반부에 걸쳐 모노톤으로 슬프게 흐른다. -"엄마, 잘 지냈어? 내가 재미있는 공룡 이야기 읽어 줄게. "......" 엄마는 대답이 없다.- 경혜원 작가는 외로운 이 아이에게 커다란 공룡 친구를 만들어준다. 공룡 작가답게 최고의 위로를 보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커다란 친구에게- 표제지의 헌사에 담긴 의미 또한 진실로 숭고하지 아니한가! 작가는 《공룡 엑스레이》로 2018년 대만 오픈북 어워드를 수상하였으며 그동안 쓰고 그린 책에서도 공룡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내었다. 표지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커다란 비밀 친구는 역시 공룡이었다. 초식 공룡 브라키오사우르스로 보인다. 본문에서도 표지와 똑같은 장면이 나오는데 참 따뜻하고 예뻐서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하늘에는 별빛이, 땅에는 불빛이 가득했다. "네가 그리우면 이 풍경을 떠올릴게. 너도 그래 줄래?" 혼자인 아이에게 비밀 친구가 생겼다. 다행이다. -"하고 싶은 말 모두 나에게 들려줘. 내가 들어 줄게."- 그림책 속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마주보는 둘의 시선에서 평화와 고요가 느껴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정이다. 둘이 함께 있는 동안만큼은 온갖 두려움과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곳에서는 안전하였다. 봄날에 시작된 이야기는 한 계절의 강을 건너 가을색이 완연한 어느 날까지 이어진다. 만남과 이별은 어김없이 순환하는 것. 그날 밤, 공룡 친구는 다른 별로 떠나가고, 다시 홀로남겨진 아이의 일상은 여전히 외로워 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곧 괜찮아질 것이다. 작가가 숨겨 놓은 또 다른 비밀 친구가 있으므로... 그게 누굴까? 그림책을 통하여 직접 확인해 보시라. -어린이의 마음을 다 알아주는 그림책이다. 어른이 없는 시간에 더욱 자라는 어린이의 용기와 우정이 담겨 있다.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주변을 돌아보면 실제로 이런 외로운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한 권의 그림책으로 포근한 사랑의 마음을 키우고 기댈 수 있기를 소망한다. 더욱 단단해진 내면의 힘을 바탕으로 세상 속으로 힘껏 나아가기를 축복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