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을 좋아하는 채식주의자 여우가 주인공이다. 캐릭터가 참으로 독창적이다.그런데도 이름은 '고기 씨'라고?작가의 의도는 분명히 알겠으나 당사자 입장에서는 여간 불편한 이름이 아니겠다."고기 씨~당장 개명하세요. 응원합니다~"ㅋㅋ이런 장치들 하나하나가 특징적이며 재미있다.출판사 서평 또한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가장 나다운 삶을 사는 것이며, 나답게 살아야 열린 마음으로 타인을 환대하고 타인의 삶을 존중할 수 있다.-겉모습이나 선입견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오류에 스스로 빠지지 않도록 삶의 지혜를 나누는 그림책이다.앞뒤면지는 잘 익은 수박 속. 수박을 좋아하는 주인공 고기 씨의 정체성을 잘 살려낸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앞면지 하단의 헌사는 작가의 모국어로 실려있어 더욱 인상적이었다.'사랑하는 테오에게'테오는 누구일까?작가와는 어떤 관계일까?나의 이런 궁금증 또한 그림책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아닐까 싶다.작가 이름에 대한 언급 또한 빼놓을 수 없다.마치 두 사람의 협업인 것처럼 '솔 운두라가와 무헤르 갈리나'라고 썼지만 무헤르 갈리나는 다른 장르의 작업을 할 때 사용하는 작가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번역가인 문주선 역시 고양이 수염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나란히 사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이제 그림책의 서사를 따라가 보자.고기 씨는 채식주의자들의 축제에 참가하고 싶었지만 다른 동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서 여러 가지 꾀를 내어보기로 한다.-어떻게 해야 나를 고기 먹지 않는 여우로 받아들일까?-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고기 씨의 분발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기 씨는 새로운 꾀를 낼 시간이 더 필요했어요.-짜잔!드디어 완벽한 변신. 수박을 쓴 우스꽝스런 여우라니...!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들은 고기 씨를 환대해 주었다. 급기야 수박 머리의 정체가 밝혀졌음에도 변함없이 말이다.그림책의 메시지는 분명하다."고정관념을 깨뜨릴 것!"그리하여 진정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차리고,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 세상의 많은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박수를 보낸다.이에 작가는 즐겁고 평화로운 축제의 장을 통하여 힘껏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유쾌한 기분으로 책장을 덮고 나니, 커다란 질문 하나가 남는다.'나는 스스로에게 얼마만큼 자유로운가?'*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