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읽었을 때는 반려견과의 일상 이야기인가 했는데 아니었다.-전쟁도 우리를 갈라 놓을 수 없었습니다.-이 문장 하나에 담긴 무게가 아프게 다가왔다.실제로 그림책을 읽는 도중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하고, 아이와 반려견의 마주보는 시선에 감정이입을 하기도 하면서 페이지 페이지마다 한참을 머물렀다.그림책을 열면 가장 먼저 글 작가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헤디 프리드 작가는 10대 때 홀로코스트의 공포를 경험하였으며, 지금은 인종 차별의 위험성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위해 전 세계를 돌며 강연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그림책 또한 그와 같은 맥락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온 마음을 다해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여러분이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 좋겠어요. 세상에는 몹시 나쁜 일을 저지르는 사람도 있고, 착한 일을 하는 사람도 있지요. 어떻게 살지는 우리의 결정에 달렸어요. 우리는 착하게 사는 쪽을 선택할 수 있어요.-눈을 감아도 자꾸만 떠오르는 슬픈 장면이 있다.수용소에 끌려간 가족을 홀로 기다리는 반려견 보드리가 사계절이 흘러가는 시간의 나무 아래 하염없이 앉아 있는 모습이다. 돌봐줄 가족도 집도 한꺼번에 다 빼앗겨버린 보드리에게도 전쟁은 두려운 그 무엇이었다. 가여운 보드리의 눈빛으로부터 전쟁의 상흔을 읽으면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인류의 역사가 지속되는 한 전쟁은 멈추지 않는다고?전쟁을 겪은 세대들은 알고 있다.전쟁만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나쁜 인간들에 대한 원초적 분노인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하루속히 끝나기를 간절히 원한다.)-"보드리! 보드리!" 나는 그동안 히틀러가 저지른 모든 악행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를 보드리에게 이야기해 줬어요. 아무 잘못도 없는 수많은 사람이 죽임을 당했다고요 단지 히틀러가 그렇게 하라고 했기 때문에요.-지난 여름 나는 베를린의 거리 곳곳에서 홀로코스트에 대한 독일인들의 진정어린 반성의 태도를 목격할 수 있었다. 특히 뮌헨에서는 히틀러의 흔적과 맞닥뜨릴 때마다 몸서리치기도 하였다.그리고 오늘은 또 운명처럼 이 책과 만났다."잉크와 수채 물감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그림이 종이 위에 번지듯 평화를 향한 갈망이 독자들 마음 속에 싹을 틔우기를 바랍니다."-류재향 (번역가, 동화작가)전쟁이라는 키워드로 아이들과 함께 꼭 읽어보아야 할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