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만날 때
엠마 칼라일 지음, 이현아 옮김 / 반출판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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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만 보고 있어도 충분히 좋다.
이렇게 커다란 나무 앞에 서면 저절로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나무가 살아왔던 수백년의 세월이 한꺼번에 다가오는 환희의 감정일까?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고, 가을이면 곱게 물든 단풍을 선물하는 아름드리 나무의 시간 .
지금부터 함께 그림책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마침 솔숲에서 향기로운 바람이 불어온다.

좋아하는 나무가 있다.
매일 산책길에서 만나는 물푸레나무다.
예전에 접했던 문학 작품 속에 많이 등장하여 궁금했던 나무였는데, 지금 여기에서 실제로 만나게 되어 나의 기쁨이 된 나무이다.
하나를 더 꼽으라면 자작나무다.
자작나무 또한 예술적 영감을 주는 나무가 아니던가!

막연히 동경했던 나무도 있다.
포플러나무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동요가 있었다.
그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외롭거나 무섭지 않았던 것 같다. 그 나무는 친구 같고, 부모님 같고, 선생님 같았다.

🎵🎶포플러 이파리는 작은 손바닥 (손바닥)
잘랑잘랑 소리난다. 나뭇가지에 (가지에)
언덕 위에 가~득. 아~~저 손들
나를 보고 흔드네. 어서 오라고 (오라고)🎶🎵

지금은 좋아하는 나무가 더 많이 생겼다.
나무 이름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느티나무, 보리수나무, 왕버들나무, 때죽나무, 오동나무, 물오리나무, 상수리나무, 귀룽나무, 은사시나무 등등...

-모든 나무가 나뭇가지와 잎, 줄기를 가지고 있지만 다 같은 나무는 아니야. 저마다 특별한 이름이 있거든. 유럽 적송, 여왕 야자, 곱슬 오크, 무고 소나무.-

한번도 본 적 없는 이국의 나무들이 그림책 속에서 정답게 다가왔다.

작가는 매일 산책을 하면서 이 책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주변에 있는 나무들을 스쳐지나가며 같은 나무로만 생각하다가, 나무를 새로운 눈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산책하며 만나는 모든 나무들에게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그러다가 나무를 하나의 인격체로 여기게 된 것이다.

-움직이고 숨 쉬고 춤추는
하나의 생명체가 여기 있는데 보이니?-

그리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독자들에게 가만히 이야기를 건넨다.

-잠시 멈추고 네 곁에 있는 나무를 느껴 봐.
가까이 가면 생각보다 많은 걸 볼 수 있어.
모든 나무는 각각 다르고, 고유하고, 특별하거든.
...오래전부터 그랬지.-

연리지나 연리목, 오솔길 나무들이 서로를 향해 몸을 기울여서 터널을 이루는 숲의 풍경들이 떠올랐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나무를 인격체로 보아야 하는 증거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도 생각을 할까?
무언가를 느낄까?
혹시 너랑 똑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을까?-

그림책 속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수백년을 살아온 나무와 호기심 많은 인간의 아이들이 서로의 에너지를 공유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무한대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작가가 던지는 수많은 질문 속에서 성장한 이 아이.
나무를 만나고, 나무를 알게 되고, 나무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 아이는 마침내 찬란한 여행을 떠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인생이므로...
그림책을 덮은 뒤에도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작가의 소망을 담은 마지막 문장을 이 아이가 꼭 기억할 수 있기를, 아니 우리 모두가 잊지 말기를...

그림책 뒤쪽에 부록처럼 실려있는 나무 이야기들도 몹시 흥미로웠다.
나무에게 가족이 있다고 하는 사실은 매우 특별하였는데, 뿌리로 얽혀 살면서 서로 돕고 지원하는 가족 네트워크를 만든다고 해서 정말 깜짝 놀랐다. '우드와이드웹'이라든지 '엄마 나무'와 같은 용어도 새삼스럽고, 나무들이 미래 세대와 공유하기 위해서 기억을 저장할 수있다고 하는 정보도 놀라웠다.

당신도 나무처럼 살고 싶은가?
작가가 제안하는 '나무처럼 사는 방법'을 곰곰히 듣고 생활 속에서 꼭 실천하기 바란다.
-천천히 천천히
-스스로를 돌보기
-쉬어가기
-특별한 우정
-너만의 고유한 무늬
-뿌리를 뻗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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