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루소의 그림을 좋아한다.단순하면서도 꽉 찬, 차분하고도 깊은 초록의 색감이 내면의 정서를 흔들기 때문이다.프랑스에서 태어나 프랑스를 떠나본 적이 없었던 가난한 화가. 지난 여름 나는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을찾아가서 실제로 그의 작품들과 마주하였다.상상했던 것보다 더 깊었다. 오래된 기와지붕 아래 심연을 알 수 없는 더 오래된 우물의 빛깔 같은 느낌을 받았다.오르세 미술관 2층, 앙리 루소의 전시실은 무겁고 아득한 기분이었지만 그의 작품 몇 점을 직접 본다고 해서 그를 다 알 수는 없었다.앙리 루소는 어떤 화가일까?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꼭 만나고 싶었던 그림책이다.앙리 루소의 그림들이 어떻게 녹아있을지 참으로 궁금하였다.기대감 최고!재미 백배!친밀감 찰떡!화가의 이야기를 가장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장르가 바로 그림책이 아닐까 싶다.벌써 눈치를 챘겠지만 그림작가 어맨다 홀은 앙리 루소 풍의 일러스트를 적극적으로 실현하였다.그러면서도 밝고 화사한 색채 사용으로 그림책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않았다.결과적으로 그림책의 컬러감은 산뜻하고 부드럽다.-이 책의 그림을 그리면서 저는 늘 쓰던 색연필과 수채 물감 대신 수채 물감과 아크릴 물감을 같이 썼습니다. 앙리의 그림과 비슷한 느낌을 주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앙리가 세상을 바라보던 독특한 시선을 보여 주고 싶어서 비례와 원근법을 벗어나기로 했습니다. 몇몇 장면들은 실제 앙리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어맨다 홀-면지 그림도 압권이다.앙리 루소의 정글을 그대로 보고 있는 듯하다.어맨다 홀 또한 앙리 루소의 그림을 좋아하였다.열여섯 살에 그의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누군가 머릿 속에 탁 하고 불을 켜 준 것 같았다고 한다.게다가 미셸 마켈이 앙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법이 몹시도 뭉클해서 더욱 기뻤다고 한다.그림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파리 여행을 다녀오고, 앙리와 가깝게 지내던 예술가들에 대한 책도 찾아 읽으면서 내내 즐거운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다.-앙리는 삶의 막바지에 이르러 <꿈>이라는 놀라운 그림을 그렸어요.어느 이름난 시인이 이런 글을 남겼어요."올해는 어느 누구도 앙리 루소를 비웃지 못할 것이다."정말 그랬어요.-이 위대한 작품은 현재 뉴욕 현대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으며 앙리 루소의 대표작이라 일컫는다.그림 작가 어맨다 홀 역시 이 그림을 패러디하여 책의 겉표지로 사용하고 있다.이제 그림책의 텍스트를 따라가 보기로 한다.화가가 되고 싶었던 앙리 루소는 마흔 살이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무작정 그리고 싶었기 때문이다.수업료를 마련할 수 없어서 혼자 그리는 법을 익혀야 했다. 그리고 마흔 한 살에 처음으로 전시회에 출품도 하였다.하지만 평론가들은 하나같이 앙리를 비웃었다.어린아이가 그린 그림 같다는 둥, 눈을 감고 발로 그린 것 같다는 둥, 심지어는 '한바탕 웃고 싶다면 앙리 루소의 그림을 보러 가라'는 둥 악평을 서슴지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앙리 루소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싶어서 열심히 그렸고, 자신의 그림을 보고 미소 지었다.그림책의 텍스트는 힘이 세다.독자들이 진심으로 앙리를 응원할 수 있도록 감동적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감동적인 글과 그림으로 생생하게 다가올 앙리 루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반드시 이 그림책을 만나 보시라!벅찬 감동으로 보답할 것이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