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마리 들오리의 즐거운 하루
아델 졸리바르 지음, 박선주 옮김 / 바이시클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단 시원스럽고 커다란 판형의 그림책이 눈을 한껏 즐겁게 해준다.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감에 마음이 평온해지는 건 덤이다.

그림책은 면지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른 새벽, 마을의 빵집에 불이 켜졌다. 일찍 일어난 사람들의 집에서도 불빛이 새어나온다. 마을 오른쪽은 숲이다. 쓰러진 나무가 한 그루 있고, 그 옆에 철 구조물도 보인다. 이곳이 바로 100마리 들오리들이 모여 사는 집이다.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들오리 한 마리가 가장 먼저 등장한다. 항상 모자를 쓰고 다니는 이 들오리는
오늘 아침에도 99마리의 다른 들오리들을 위하여 혼자서 빵집에 다녀오는 길이다.

-들오리 친구가 빵집에 다녀와요.
바게트와 크루아상을 샀어요.-

언뜻 보면 이 들오리가 주인공인 것 같다.
무려 8페이지에 걸쳐서 이 들오리 혼자만을 조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100마리 들오리가 맞다.

그런데 왜 100마리일까?
진짜 100마리가 모두 등장하는지 일일이 세어보고 싶어졌지만 그만 참는다.
사실 숫자 100의 백은 전체, 완성, 가득함, 진정성의 상징이다. 그러니 100마리가 안 되든 100마리가 넘든 어쨌든 100마리가 맞을테니까...

100마리 들오리들이 사는 집은 죽어서 쓰러져 있는 나무다.
나무는 죽어서도 숲을 지키고 가꾼다고 한다.
그림책에서도 죽은 나무의 왕성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지혜롭게도 작가는 이곳을 도심 속 들오리들의 완벽한 둥지로 설정하였다.

오늘은 파티가 있는 날이다.
100마리 들오리들이 함께 파티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집안을 치우고, 장식용으로 쓸 꽃을 따러 간다. 음악을 골라놓고, 초대장을 돌린다. 마지막으로 음식을 준비한다.
파티가 시작되었다.
무당벌레, 달팽이, 지렁이, 꿀벌, 나비, 개구리, 애벌레, 개미 손님들이 선물을 들고 차례로 찾아왔다.
불꽃놀이와 유쾌한 인사, 맛있는 음식은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들오리 친구들은 신나게 놀았어요.
그러나 즐겁게 놀고 난 뒤 제일 하고 싶은 건,
포근한 이불을 덮고 자는 거랍니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평온한 시간"

즐겁게 사는 것.
고요한 순간을 즐기는 것.
평온한 감정을 유지하는 것.

요즘은 이 세 가지가 내 삶의 모토다.
그림책의 메시지 또한 그러하다.
이야기는 뒤면지까지 이어진다.
어둠이 내려 숲은 잠들었건만 도심의 불빛은 꺼질 줄 모른다.

오늘 밤은 그림책을 곁에 두고 모처럼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행복한 그림책을 만나서 참 좋았다.
좋은 꿈을 꿀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