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들의 우상은 여전히 공주인가?그리고 늑대는 여전히 위험하고 사악한 존재인가?작가는 옛이야기 속의 공주와 늑대를 불러와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펼쳤다. '글을 아는 공주와 글을 못 읽는 늑대의 이야기'책 속 등장인물들이 책 밖으로 나온다는 발상이 작품의 단초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림책은 메타픽션 기법으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안돼! 아이쿠! 조심해! 빨리!'등장인물 뿐만 아니라 타이포그래피도 책 속과 책 밖을 넘나들었다.게다가 스토리 라인에 꼭 어울리는 일러스트까지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느낌으로 재미나게 읽었다.주인공은 조에다.엄마는 매일 밤, 조에에게 책을 읽어 준다.오늘 읽은 책은 공주와 늑대의 이야기다.이야기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조에는 잠이 들었다.펼쳐진 책 속에서 공주는 늑대에게 쫓기고 있다.-늑대를 따돌리기 위해서 공주는 책 밖으로 나가기로 했어요. 폴짝! "이 길밖에 없어."-그런데 늑대도 책 밖으로 나왔다.공주는 다른 책 속에 숨기로 했다.어디에 숨어야 할까?-공주는 그림이 하나도 없는 책 한 권을 펼쳤어요. 그리고 책 속으로 들어가 글자 속에 숨었어요. 공주가 숨은 글자는 '공주'였어요.-요런 건 깨알 재미다.그건 그렇고, 공주는 안전할까?충분히 그럴 것이다.늑대는 글을 읽지 못할 테니까...하지만 공주는 그림 없는 책에서도 달아나야만 했다.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어쨌든 공주는 다음 책으로 뛰어들었고, 그 책은 바닷속 세계를 그리고 있다.공주는 진작에 수영을 배워두었을까?-물 속에서 공주는 조금도 무섭지 않았어요. 늑대가 수영을 못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잖아요!-그림책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가 마지막 반전에서 약간 김이 빠지는 듯 하다.엄청 귀엽고 폭신폭신한 늑대인형이라니!그래도 마지막 문장은 흥미진진하다.-이 아이는 내가 책 속에서 뾰족한 이빨을 가진 무서운 늑대라는 걸 모르는 거야? 늑대 인형은 조에의 품에서 투덜거렸어요.-그러고보니 내가 만든 그림책 인형들도 이처럼 제각각 할 말들이 많을 것이다.갑자기 책장이 소란스럽다.언젠가는 그림책 속 공주와 늑대 인형도 만들어 보고 싶다.공주처럼 사랑스러운 내 아이와 함께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다. 그림책 이야기를 통하여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는 지혜로운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다.글자를 몰랐던 늑대가 글을 깨치는 모습도 익살스럽다. 독서의 즐거움으로까지 확장시켜 이야기 나누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