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표지와 뒤표지가 대화 형식이어서 흥미롭다. -커다란 벽이 있다면? 이렇게 넘어가면 되지.-사랑스러운 깜장 고양이 덕분에 100% 기분 전환되는 그림책이다.지금 내 앞에 커다란 벽이 있다면?솔직히 두렵다.외면할 것 같다.못본 척 그냥 돌아서고 말겠지. 하지만 옳지 않다.나도 야심차게 커다란 벽을 넘어가고 싶다.야무딱지게 생긴 깜장 고양이가 자꾸자꾸 말했다.-벽을 넘어 성큼성큼 걸어 나아가자.-삶 속에서 우리는 누구라도 커다란 벽을 만나게 된다.'어떻게 할까? 어떻게 하지?'그때마다 깜장 고양이는 기발한 해결방법을 생각해낸다.그림책을 따라가면서 시종일관 즐거웠다.선명한 색감의 유머러스한 그림체는 매력이 넘친다.수많은 고양이들이 힘을 모아 벽을 무너뜨리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만화적 발상과 타이포그래피를 적절히 활용하여 강력한 화면을 구성하였다.보는 맛 뿐만 아니라 읽는 맛 또한 쫄깃하였다.첫째, 반복되는 어휘구조로 리듬감을 살렸다.-커다란 벽이 나타났어 높아서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어 "이를 어쩌지?"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하지?-둘째, 점층법으로 긴장감을 높이고 감정을 극대화시켜 몰입도를 높였다. -커다란 벽 더 커다란 벽 더 더 커다란 벽 더 더 더 커다란 벽 더 더 더 더 커다란 벽 엄 청 나 게 커 다 란 벽-셋째, 기막힌 반전이 있다.<커다란 벽이 있다면?> 의 후속작을 기대해 볼 수도 있겠다.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다.깜장 고양이가 빨판처럼 찰싹 붙어 기어올라서 벽을 넘는다. 뜨거운 콧김이 금방이라도 와닿을 듯 실감이 났다.문득 도종환 시 <담쟁이>가 떠올랐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말할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넘는다. . . . . . .힘이 빠지는 순간마다 이 시를 불러내었었다.친구처럼 의지하고 힘을 얻었었다.이제 내게는 친구가 하나 더 생겼다.불쑥불쑥 내 앞에 벽이 서 있을 때마다 깜장 고양이를 소환하면 좋을 것 같다. 함께 벽을 넘어가자고...그림책을 만나서 행복했다.재치와 유머, 용기로 가득한 이 그림책을 더 많은 이들에게 소개하고 싶다.*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