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보이지 않았다.일러스트가 뭔가 독특하다고 생각은 했는데... 다시 보니 등장인물들의 가슴께가 뻥 뚫려 있다. 그리고 거기에 안테나처럼 동그란 마음자리가 있다.무릎을 쳤다.하루와 정원이의 마음자리 모양이 다르다.두 친구의 외모와 성격이 다른 것처럼...내 마음자리는 어떤 모습일까?내 마음 정원에는 어떤 기억들이 자라고 있을까?그림책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마음 한가운데 자리잡은 차가운 기억, 트라우마를 얼음꽃으로 비유하고 있다.나도 내 마음 속에 단단히 숨어있는 얼음꽃을 떠올려보게 되었다.찌르듯이 마음이 아팠던 날을 기억한다.바로 이 장면이다.여기서 오래도록 머물러 있었다.얼음꽃과 힘겹게 싸우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트라우마는 의학용어이지만 심리학에서는 정신적인 외상을 말한다. 과거에 겪은 고통이나 정신적 충격 때문에 유사한 상황이 나타났을 때 불안한 증상이 표출되는 현상이다. 그림책 속 정원이처럼 과민반응을 보이거나 충격의 재경험, 감정회피, 심할 경우 마비 등이 올 수도 있다고 한다.그림책은 이러한 트라우마를 다루고 있다.어떻게 하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지 하루와 정원이의 이야기를 통해서 감동적으로 보여준다.'마음 여행 두 번 째 이야기'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주제가 분명하다.-난 마음 여행을 하고 있어. 내 마음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 말이지. 외롭냐고? 아니, 그렇지 않아. 친구를 만났거든.- 친구 정원이는 밝고, 친절하고, 배려심이 많으며 따뜻한 친구였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 얼음꽃이 박혀 있었다. 어느 날 정원이는 트라우마를 겪게 되고 하루는 그런 정원이를 돕기 위하여 정원이의 마음속으로 들어가게 된다.-그 곳은 정원이의 마음 정원이었어. "마음 속에 이렇게 예쁜 정원을 가꾸고 있었구나."-그런데... -분명 행복한 기억인데 분명 따뜻한 기억인데 여기저기 기억들이 병들어 있었어.-누구에게나 크고 작은 상처가 있게 마련이다.그런 상처들이 마음 속 얼음꽃이 되어 소중한 기억들을 병들게 하는 것이라는 설정에 크게 공감하였다.정원이를 아프게 했던 얼음꽃은 어떻게 되었을까?뒷이야기가 궁금한가?물론 해피엔딩이다.하지만 그 과정은 그림책을 통하여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그야말로 금쪽같은 솔루션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어쩌면 말이야, 앞으로 우리는 차가운 기억과 더 자주 마주하게 될 지 몰라. 그럴 때마다 우리, 오늘을 기억하자.-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방법 뿐만 아니라 관계 속에서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우정을 키우는 그림책의 가치가 높고 귀하다.그림책으로 위로받고, 그림책이 주는 힘으로 다시 힘껏 걸어갈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정원>을 추천하고 싶다.*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