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초롱한 눈빛의 귀여운 크루아상과 인사하듯 마주본다.기분좋게 그림책을 연다.크루아상 좋아하는 아이들은 훅 뛰어들겠다.물론 나도 그렇다.표지의 색감이나 판형도 크루아상 특유의 감각을 잘 살려내었다는 생각을 했다.남편이 붙여준 내 별명은 '빵순이'다.유명한 빵집 투어가 일상이던 시절이 있었다.'빵순이'가 가장 좋아하는 빵이 바로 크루아상이다.그림책 속 귀요미 크루아상 캐릭터에 애정을 듬뿍 담아 사진도 찍어 보았다.빵을 의인화하다보니 재미있는 일러스트가 많다.-크루아상은 몸에 기름을 바르고 뜨거운 햇빛에 바삭바삭 그을렸어요. "멋진 모습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참아야 해."--크루아상은 저녁에도 쉬고 싶은 마음을 참고 운동했어요. "열심히 노력해서 더 멋진 빵이 될 거야."멋진 모습을 뽐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 크루아상!그렇다. 뭐든지 그냥 되는 건 없다.그림책은 남몰래 흘리는 피땀의 결과로 멋짐이 완성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하고 싶은 걸까?크루아상은 밀가루에 버터를 넣어 반죽하여 초승달 모양으로 빚은 프랑스식 빵이다. 수년 전 유럽 여행하면서 어느 호텔 조식에서 먹었던 크루아상의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크루아상의 식감은 단연 베스트다.그런데 그림책 속 손님들은 크루아상에는 관심이 없나보다.할머니 손님은 단팥빵을 사 가고, 어린이 손님은 도넛을 사 갔다.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크루아상은 시무룩해졌다.자존감이 땅에 떨어진 것이다.이런 감정은 우리를 극도로 위축시킨다.돌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나도 한번 화려하게 꾸며 볼까?"-"안돼! 크루아상!"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크루아상에 뭘 입힌다든지 속에다 뭘 집어넣는다든지 하는 것을 안 좋아한다.오리지널의 맛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다행인지 불행인지 애써 알록달록하게 꾸며 본 장식은 금세 떨어져 버렸다.-"울퉁불퉁한 내 모습이 싫어. 나도 다른 빵처럼 되고 싶어."-이번에는 빵틀에 자기 몸을 억지로 맞추려고 허둥거렸다.낑낑대고 실망하고...그런 가운데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를 외면하지 않는다.식빵이의 짐을 번쩍 들어주는 크루아상의 얼굴이 모처럼 밝아졌다.크루아상의 균형잡힌 몸매가 정말 멋지지 아니한가!내가 꼽은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쉽게 상처받는 아이, 유행이나 겉멋에 휩쓸리는 아이,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눈에 보이지 않는 진정한 멋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크루아상에 관한 추억 하나가 더 생겼다.맛있는 그림책 <울퉁불퉁 크루아상>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