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탉은 왜 늦잠을 자지 않을까?
이한상 지음, 여기최병대 그림 / 월천상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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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도 이야기도 너무너무 유쾌하다.
-옛날 옛날에 아주아주 중요한 일을 하는 아주 중요한 수탉이 살았어~-
마치 할머니에게서 옛이야기를 듣는 듯 하다.
이 그림책에는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배꼽 빠질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면 절대 잠들지 않겠다!' 던 일곱 살 막내딸을 재우기 위해 이한상 작가는 필사적으로 이야기를 지어내야만 했다고 한다. 고군분투하는 작가의 모습이 떠올라서 슬며시 웃음이 났다.
그래서 작가님은 사랑하는 막내딸을 잠자리에 들게 했을까?
물론일 것이다. 어떻게 아냐고?
그림책을 만나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글과 그림이 통통 튄다. 노랗고 탱글탱글한 레몬 같다. 일곱 살 아이 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재밌게 만드는 작가님들의 역량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스토리 라인은 물론 익살스러운 동물들의 표정이 독자를 충분히 즐겁게 한다. 반복되는 어휘는 재미를 더한다. 아이들과 함께 읽을 때는 감정을 실어 수탉의 대사를 직접 말하게 하면 좋다.
-"아주 쉬워. 아침에 일어나서 꼬끼오~하고 울기만 하면 돼. 자, 따라 해 봐. 꼬끼오~!"-
내친 김에 역할 놀이까지 하면 어떨까?
아니면 구연 활동도 좋겠다.

가장 재미있는 장면이다.
해님도 늦잠을 자는 어느 추운 겨울날~
수탉은 아주아주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하여 눈을 억지로 치켜 뜨고 일어났다.
꼬끼오~
소리 질러! 목청껏...
'새벽을 흔들어 해님을 깨웠다'라는 문장과 그림이 완전 찰떡이다. 혼신의 힘을 다하여 책무를 이행하는 수탉의 모습을 초감각적으로 그려냈다는 생각이다. 근데 웃겼다.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고퀄리티 예술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하다.
아련하게 그러나 이야기의 맥락이 오롯이 담겨 있다.
-"잠도 안 자고 고생해서 새벽 울음을 울면 뭐해요.
친구들은 그것도 몰라주고 시끄럽다고 불평만 한단 말이에요.
이럴 거면 차라리 따뜻한 이불 속에서 새벽잠이나 푹 자 보고 싶었다구요. 으아~앙!"-
글은 해님과 수탉의 대화로만 이어나가지만 그림 속에는 화난 마을 사람들과 도망가는 늑대의 모습도 담겨 있다.

가장 핫한 장면이다.
왕관(닭벼슬)을 쓰고 있는 위풍당당한 수탉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해님은 후광이 되어주고, 동물 친구들 모두가 함께 축하해주는 훈훈한 분위기, 이 장면은 그림책을 통하여 꼭 확인해 보기 바란다. 그림만 보아도 힐링되니까...

그런데 쫓겨나간 늑대는 어떻게 되었을까?
꼬끼아~우우우~
수탉이 늑대를 만났다.
늑대야말로 자신을 대신하여 해님을 깨워줄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을 했다. 다른 동물친구들과는 달리 '꼬끼오~'와 가장 비슷한 소리를 낸다는 이유였다.
수탉의 제의를 받은 늑대는 잇속에 밝았다.
잘만하면 농장의 동물들 사이에서 배부르고 등따시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오~예!
하지만 짝퉁은 짝퉁일 뿐!
새벽의 농장은 발칵 뒤집혔고, 급기야 늑대는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쳐야만 했던 것이다.
마지막 장면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아까~~~우우우우우우우~"-

그림책을 다 읽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수탉은 왜 늦잠을 자지 않을까?》
재미있고 유쾌한 그림책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림책을 덮으면서 문득 내 아버지의 미소가 오버랩 된다. 이한상 작가가 딸을 위하여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를 지은 것처럼, 아버지는 입 짧고 왜소한 딸이 염려스러워 간식거리를 자주 사오셨다. 소라빵과 눈깔사탕은 내 유년의 기억 속에서 세상 달달한 사랑이다. 맛있게 먹는 내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시던 아버지가 때때로 그립다.
추억은 언제나 옳다.
그림책도 옳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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