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부터 화사하네요.가로로 길다란 판형은 달팽이의 생김새를 연상하게 합니다.화려한 색감의 아기자기한 그림체가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아이들이 몹시 좋아할 듯요.산책길에서 달팽이 한 마리를 만난 적이 있어요.숲 속 오솔길을 횡단하려는 것 같았는데 정말 느리더라고요. 왠지 무모해보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그런데 그림책 속 주인공은 날개가 달린 달팽이라니...와우!하지만 친구들은 빠른 달팽이를 밀쳐냈어요.-''넌 우리와 달라!''-마음 아파요. 세상에서 제일 빠른 달팽이의 표정이 침울하네요.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생각했어요.그림작가님이 천재라고요.빠른 달팽이뿐만 아니라 친구 달팽이들조차 등껍질 모양을 각자 다르게 그렸잖아요. 사실 우리 모두는 다 달라요. 이 세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혹은 나보다 잘났다는 이유로 친구를 미워하고 밀어낸 적 있을 거에요. 그게 아니더라도 평판이 나쁘니까, 가치나 이념이 달라서...등등의 잣대를 앞세워 등을 돌리는 경우도 있고요.그림책의 장면 하나가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아서 뭉클해졌습니다.친구들로부터 외면 당한 우리의 주인공 빠른 달팽이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요?빠른 달팽이의 속마음이 어떨지 그림책을 따라가보아요.지금부터의 스토리 전개가 정말 흥미로워요.글 작가님의 센스에 감탄했답니다.제일 먼저 미움이가 나타났어요.-''나랑 같이 저 녀석들을 미워하자.'' ''싫어. 나는 미워하고 싶지 않아.''-자꾸만 밀어내는 친구들을 피해 다른 곳으로 가다가 빠른 달팽이는 그만 넘어지고 말아요.그러자 슬픔이가 나타났어요.-''나랑 같이 여기 앉아서 울자. 너무 슬퍼! ''싫어. 조금 아프지만 슬프지는 않은 걸. 누구나 넘어질 수도 있는 거지 뭐.''어느 날 태풍이 불어왔어요.부모님도 친구들도 모두 사라지고 없었어요.이번에는 누가 찾아왔을까요?ㅎㅎ 그림책에서 확인해 보세요.그 뒤로도 빠른 달팽이는 부정적인 감정들이 찾아올 때마다 그것들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재빨리 달렸어요.그리고 생각했어요.-'슬프지도 외롭지도 절망스럽지도 않지만, 이런 것도 행복일까? 어쩌면 부모님은 어딘가에 살아 계실 거야. 그리고 언젠간 나를 이해해 줄 친구를 만날 수 있겠지.'-너무너무 기특하네요.가없는 마음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아요.꼭 필요한 곳에 자신의 재능을 쓸 줄 아는 빠른 달팽이의 지혜와 용기를 배웁니다.그리고 응원하게 되었어요.''그래, 이제 다 괜찮아질 거야.''그러던 어느 날, 빠른 달팽이는 우연찮게 행복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알게 되지요.행복은 대단하고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는 것을...행복은 항상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작가님은 어린이들이 의미를 찾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자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이 그림책을 지었다고 해요.우리에게도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달팽이의 날개가 있을텐데요.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부끄러워하고 숨기고 싶은 마음을 가진 적 있지 않나요?그렇게 마음이 가라앉으려 할 때마다 이 그림책을 떠올리면 좋겠어요.요.일러스트가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따라 그려보고 싶어졌어요. 오일파스텔로 그림책의 한 장면을 그려 보았습니다. 감동이 더 커지는 듯 하네요.그림책 한 권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주인공 달팽이가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진정한 삶의 모습을 비추어 주는 가치로운 이야기.<세상에서 제일 빠른 달팽이>를 꼭 만나보시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