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없는 토끼 작지만 소중한 2
아나벨 라메르스 지음, 아네크 지멘스마 그림, 허은미 옮김 / 두마리토끼책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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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숲 속의 짙은 나무 냄새가 날 것만 같은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스스로를 질감 마니아라고 자처하는 그림 작가의 작업 방식이 독특하네요.
색감이 매우 자연스러워요. 실물 잎사귀를 활용한 콜라주 그리고 몇 겹의 질감으로 겹쳐낸 화면 구성이 돋보입니다. 정성스러운 손길이 느껴졌어요.

-코가 있거나 없는 모든 이에게, 있는 모습 그대로 너를 사랑해!----출판사 서평

어느 날 주인공 토끼는 자신에게 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코가 없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코는 심리 상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관 중 하나라고 해요. 기분이 좋고 나쁨에 따라 콧대가 서기도 하고, 코가 납작해지기도 하는 거지요.
저도 가끔 제 코가 없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관습에 얽매어서 속마음과 다르게 행동해야 할 때마다 자꾸만 맥이 빠졌어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 나를 꼭꼭 숨겨 놓아야 할 때마다 외롭고 불안했어요.

-우연과 만남, 그리고 진실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지만
얼마든지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멋진 이야기-

'아! 이 그림책 꼭 만나보고 싶다.!'
코가 없는 토끼의 감정 변화를 따라가는 그림책의 서사가 롤러코스터를 탄 듯 불안할 지라도 마침내 해소될 것임을 알고 있기에 기꺼이 함께 하려고 합니다.

-토끼는 여기저기 코가 될 만한 것을 찾아다녔어.
하지만 어울리지 않았고 마음에 들지도 않았어.-

그림책이 주는 위로는 상황과 시기에 따라 매번 달라서 그 깊이를 짐작도 못하겠어요.
때로는 격하게, 때로는 고요하게, 하지만 언제나 다정한 우정처럼 따뜻한 응원과 지지를 받았어요.
아름다운 메시지가 제 마음을 붙듭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의 너를 사랑해.--

일러스트가 너무 예뻐요.
이렇게 사랑스러운 책들은 저의 무딘 감성조차도 반짝이게 하는 기적을 일으키지요. 책을 쓰다듬고, 품에 안아보기도 하며, 책장 넘기는 사락사락 소리에 귀를 쫑긋거리지요. 기분이 좋아져서 콧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고요.

이 장면에서 반전!
코없는 토끼는 헝겊인형이었네요.

-엄마가 여자아이에게 말했어. ''네가 원하면 단추로 토끼 코를 만들어 줄게.''
여자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어. ''난 지금 이대로도 좋아요. 코가 없어도요.''-

그날 이후, 다른 어떠한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자아이는 코 없는 토끼를 그 모습 그대로 사랑했어요.
솔직히 저는 이렇게 이야기가 끝나는 줄 알았어요.
아니에요.
코 없는 토끼와 여자아이의 특별한 이야기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된답니다.
궁금하신가요?
뒷이야기는 그림책으로 확인해 보시길요.

우리 내면의 본질적 열등감이 바로 '코 없는 토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가 없어도 서로 비웃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는 너와 나의 이야기는 영원히 계속되어요.
《코 없는 토끼》를 꼭 한 번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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