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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기 오리에게 - 삶을 더욱 반짝이게 하려면 ㅣ 마음속 그림책 20
코비 야마다 지음, 찰스 산토소 그림, 김여진 옮김 / 상상의힘 / 2022년 1월
평점 :
드디어 손에 넣었습니다.
《나의 아기 오리에게》
사랑스러운 이 작은 그림책이 제 심장을 두드립니다.
다음 순간, 김인육의 시 <사랑의 물리학>을 떠올렸습니다.
시를 찾아서 읽어 봅니다.
질량의 크기는 부피에 비례하지 않는다.
...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그림책은 그렇게 내게로 왔습니다. 두고두고 아껴 읽을 것입니다.
소중하게 품었던 그림책을 꺼내어 가만히 응시합니다. 귀엽고도 사랑스러운 아기 오리의 캐릭터에 반해서 입꼬리가 한없이 올라갑니다. 어디선가 축포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아흔아홉 살 그리고 그보다 더 어린 사람들에게 이 책을 건넵니다.'
뒤표지에 실린 이 문장을 읽는데 또 뭉클해집니다.
본격적으로 책을 열기도 전에 감정선이 다 풀리나 봅니다.
심기일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럴 때 도움되는 음악이 있지요.
앙드레 가뇽의 '조용한 날들'.
그럼 지금부터 이 멋진 책을 소개할게요.
앞ㆍ뒤면지는 아기 오리의 발자국입니다. 돌고 돌지만 결코 길을 잃지 않아요. 앞을 향하여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앙증맞은 그 발걸음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이 작은 책은 더 나은 삶을 다시 찾고자 하는 책입니다.'
삶의 철학서를 대하듯 경건해지는 마음을 안고 책 속으로 들어갑니다.
앗! 이것은 아기 오리가 깨뜨리고 나온 알껍데기!
《데미안》의 문장이 설핏 떠오릅니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헤르만 헤세>
힘겨운 투쟁 끝에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고 나온 아기 오리에게 건네는 그림책의 찬사를 읽으며 어느덧 위로를 받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네 안에는 꿈과 잠재력과 가능성이 출렁이고 있어.
네겐 나눌 것, 내어줄 것이 무척 많단다.
이것이 너의 인생이야. 지금은 너의 시간이고.
네가 여태 하고 싶어 했던 모든 걸 해 볼 기회가 온 거야.
용감하게 살아가고, 있는 힘껏 사람들을 아끼고, 넉넉히 나누렴.
빛나는 모든 순간을 만끽해.
너의 삶을 사랑으로 채우고, 일상을 경이로움으로 채워.
하려는 모든 일에 너 자신을 기꺼이 던진다면,
그때가 바로 네가 살아 숨 쉬는 순간이며
마법의 불꽃이 튀는 순간이 될 거야.'
모든 장면이 다 보석이지만 이것만은 꼭 보여 드리고 싶은 그림책의 페이지 페이지들.
색채감을 최소화한 일러스트는 사색적인 텍스트와 함께 독자들에게 충분한 여백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망설여질 때마다 더 사랑해봐.'
'다리가 후들거리더라도 네가 믿는 것을 위해 당당히 맞서.'
'세상의 경이로움에 너의 경이로움을 더해.'
단숨에 읽고, 아쉬워서 다시 읽고, 좋아서 또 읽었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를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읽을 수록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을 세상에 내놓은 사람들의 마음을 말입니다.
글 작가와 그림 작가, 번역 작가, 그리고 출판사 관계자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았습니다.
특별히 마지막 페이지에 실린 작가 프로필을 통하여 실제로 인사를 나누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사진이 함께 실려 있어서 좋았습니다.
내 책장의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두고 싶은 책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책
언제라도 꺼내보고 싶은 책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행여 일상의 지리멸렬함으로 처져 있다면 삶을 더욱 반짝거리게 할 아름다운 그림책《나의 아기 오리에게》를 만나 보시길....
나와 나의 아기 오리의 눈부신 성장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