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 없는 남자 1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5
로베르트 무질 지음, 박종대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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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가장 중요한 독일어 소설’



“이 책은 풍자가 아니라 확실한 공식이다.
고백이 아니라 풍자다.
심리학자를 위한 책이 아니다.
사상가를 위한 책이 아니다.
쉬운 책도 어려운 책도 아니다.
그것은 독자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나열할 필요 없이, 어떤 책인지 알고 싶다면 직접 읽는 것이 최선이다.
작가인 나를 비롯해 타인의 판단에 맡기지 말고, 직접 읽기를 권한다.”
_로베르트 무질

▫️그래. 이래야 문동 세문전 이지.
새롭게 느껴지는 소설을 마주할때
마다 이제는 뭔가 기분이 살짝 들뜬다.

로베르트 무질이 20여 년 넘게 집필에 매달려 있던 이 작품은 '미완' 이다.
거기다 분량이 방대하기로 유명하다. 이 책은 그중에서 유고의 내용을 제하고, 생전에 작가의 손을 거쳐 출간된
3부 38장까지를 완역했다는데 어째
1편만 읽어서는 안되겠다.

세심하다.
그리고 명쾌한 느낌도 있다.
해설이 상세하니 덜 어렵다.


시종일관 이름으로만 불리는 주인공 울리히.
그에겐 ‘특성 없는 남자’라는 별명이 있다.
뭐랄까 성의 구분도 없는?
그냥 '인간'이랄까?
서사나 사건에 따른 소설의 구조가 이닌 주인공 울리히와 그 주변 인물들의 내적인 사유가 이야깃 거리로 이것이나의 사유 되는 좀 독특한 책이다.

🔹️안타깝게도 사유하는 인간만큼 문학작품에서 재현하기 어려운 것은 없다.
_ p.171


🔹️경험이 인간과 무관하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는가?
현대의 경험들은 무대로 옮겨졌고,
책 속으로, 연구소의 보고서 속으로, 탐사 여행 속으로, 그리고 사회적 실험 시도와 같이 남의 비용으로 특정 양태의 경험을 양성하는 이념 공동체와 종교 공동체 속으로 옮겨갔다.
경험들은 업무 영역에 속하지 않는 한 공중에 둥둥 떠 있을 뿐이다.
수많은 타인이 개인의 일에 개입하고 개인보다 개인을 더 잘 아는 오늘날, 자신의 분노가 실제로 자기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이로써 남자 없는 특성의 세계가 생겨났고, 경험하는 주체가 없는 경험의 세계가 생겨났다.
_ p.232


문학적 은유는 이 책에서도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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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토럴리아
조지 손더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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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선사시대를 재현한 테마 파크다."


🔹️이 결핍과 도전의 시기에 누군가는 아마도 없어져야 하겠지만 그래도 좋은 점은 누군가는 그대로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어쩌면 그게 당신일 수도 있다는 거요.
그게 ‘진짜로’ 당신이기를 바랍시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기를.
하지만 아니, 앞서도 말했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소, 그건 불가능해.
_ p.29

🔹️“우리는 아름다운 세계, 아름다운 도전과 꽃과 새와 최고의 사람들이 가득한 세계에 살고 있지만 여기에는 동시에 안타까운 썩은 사과, 그 수상쩍은 재닛 같은 사람도 있소.
내가 그 여자를 미워하느냐?
내가 그 여자가 죽임을 당하기를 바라느냐?
아이구, 아니오, 나는 재닛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그 여자가 뜨거운 오일 마사지를 받으면서 찬양받기를 바라오.
그 여자는 아주 훌륭한 자질이 몇 가지 있소.
하지만 생각해보시오, 나는 훌륭한 자질을 가지라고 재닛에게 돈을 주는 게 아니오, 일관되게 일을 잘하라고 돈을 주는 거요.”
_ p.36


▫️거침없이, 그래 거침없이 잘 썼다는 표현이 맞을듯하다.
언어를 금지당하고 세상에서 격리된 채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비현실적인 현실을 보게 된다.
인간소외의 단면은 이렇게나 잔인하구나를 느끼게 하는 부분은 갑자기 섬뜩한 기분을 들게 한다.

조지 손더스는 농담을 하는듯 하면서 마치 내편을 들것같다.
딱 이렇다할 정의 내릴 수 없는 기괴한 이야기를 내리 6편 읽고 나니
이것이 어쩌면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주려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한다.


🔹️“왜 어떤 사람은 모든 걸 갖고 나는 아무것도 못 가졌을까?”
이모가 말한다.
“왜? 왜 그럴까?”
매번 나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진짜로 모른다.
_ p.164

그것이 몰라서 모른게 맞는지,
알면서도 모르고 싶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사실은 덮어놓고
모르고 싶지는 않다는거다.

그만의 유머러스함에
씨익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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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프고 아름다운 코끼리
바바라 포어자머 지음, 박은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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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결책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필사적으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태도가 오히려 삶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건 지금 당장 삶을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제목에서 '아름다운' 보다 '아프고' 가 더 크게 느껴지는것은 내가 지금 지쳐있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왜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미션을 줄까?
나는 탐 크루즈 가 아닌데..

세상 참 신기한게 내가 잘나 나 스스로가 괜찮다며 산다는게 잘 안된다.
5월은 그야말로 내게는 최악.
나와 관계된 가까운 모든 이들이
이 글을 보면 '나 때문인가?' 할거다.
너 때문일 수 도 있고 아닐 수 도 있다.너,나 할거없이 다 괴로웠고 그 괴로움은 꽤나 지속되고 있다.
그만큼 5월이 내게는 온통 너무 잔인하다.

🔹️"나는 여전히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번에도 처음 몇 달간은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으려고 했다.
어쩌면 하루 종일 일하는 게 처음이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게 아닐까?
남자친구가 보고 싶은 게 아닐까?
새로운 자리에서 잘 해내지 못할까 봐 두려운 게 아닐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내가 다시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책에서 우울증을 안고 산다는 건 아침마다 가슴에 눌러앉은 코끼를 느끼는 것 이라 한다.
우울증과 마주하는것이 얼마나 괴로울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혼자 이겨내는것이 힘들 수 있다.
그런데 진정한, 진심을 나눈 사람이 아니면 그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본인들 이야기만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얘기해봐야 어디서 나의 뒷담화만 할뿐 위로가 되어주진 않는다.
진심을 나눌 이들은 그래서 참 귀하다.
그러니 혼자 '우울' 이라는것과 '잘' 마주 해야한다.
우울과 무력함 속에서도 삶을 이어 가는 태도에 대해 이 책이 말하는 부분이 너무 공감이 된다.
자신의 우울을 정확히 보고 정확히 내앞에 내어 놓을 수 있어야 코끼리를 좀 더 가볍게 만들 수 있다.

👉 나 자신에게 보내는 위로의 편지를 쓴다면.

'오늘'
오늘을 살아가려는 나의 태도가
어제의 '후회' 나 내일의 '걱정' 이 아닌
앞으로 삶의 또 하나의 '메시지' 가 되길 바라며 늘 그렇듯이 무던히 지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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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프고 아름다운 코끼리
바바라 포어자머 지음, 박은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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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결책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필사적으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태도가 오히려 삶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건 지금 당장 삶을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제목에서 '아름다운' 보다 '아프고' 가 더 크게 느껴지는것은 내가 지금 지쳐있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왜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미션을 줄까?
나는 탐 크루즈 가 아닌데..

세상 참 신기한게 내가 잘나 나 스스로가 괜찮다며 산다는게 잘 안된다.
5월은 그야말로 내게는 최악.
나와 관계된 가까운 모든 이들이
이 글을 보면 '나 때문인가?' 할거다.
너 때문일 수 도 있고 아닐 수 도 있다.너,나 할거없이 다 괴로웠고 그 괴로움은 꽤나 지속되고 있다.
그만큼 5월이 내게는 온통 너무 잔인하다.

🔹️"나는 여전히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번에도 처음 몇 달간은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으려고 했다.
어쩌면 하루 종일 일하는 게 처음이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게 아닐까?
남자친구가 보고 싶은 게 아닐까?
새로운 자리에서 잘 해내지 못할까 봐 두려운 게 아닐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내가 다시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책에서 우울증을 안고 산다는 건 아침마다 가슴에 눌러앉은 코끼를 느끼는 것 이라 한다.
우울증과 마주하는것이 얼마나 괴로울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혼자 이겨내는것이 힘들 수 있다.
그런데 진정한, 진심을 나눈 사람이 아니면 그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본인들 이야기만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얘기해봐야 어디서 나의 뒷담화만 할뿐 위로가 되어주진 않는다.
진심을 나눌 이들은 그래서 참 귀하다.
그러니 혼자 '우울' 이라는것과 '잘' 마주 해야한다.
우울과 무력함 속에서도 삶을 이어 가는 태도에 대해 이 책이 말하는 부분이 너무 공감이 된다.
자신의 우울을 정확히 보고 정확히 내앞에 내어 놓을 수 있어야 코끼리를 좀 더 가볍게 만들 수 있다.

👉 나 자신에게 보내는 위로의 편지를 쓴다면.

'오늘'
오늘을 살아가려는 나의 태도가
어제의 '후회' 나 내일의 '걱정' 이 아닌
앞으로 삶의 또 하나의 '메시지' 가 되길 바라며 늘 그렇듯이 무던히 지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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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 조지 손더스의 쓰기를 위한 읽기 수업
조지 손더스 지음, 정영목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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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러큐스 대학에서 19세기 러시아 단편소설 수업을 해왔다. 학생들은 미국에서 가장 훌륭한 젊은 작가 몇 명이었다. 이 수업에서는 이야기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고자 몇 명의 러시아 작가에게 의지하여 그들이 어떻게 그 일을 해냈는지 살펴본다. 나는 학생들과 내가 오랜 세월에 걸쳐 함께 발견한 몇 가지를 종이에 적고, 당신과도 이 수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19세기 러시아 작가들을 손더스는 “큰 질문을 던지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어떤 강철못도 적당한 자리에 찍힌 마침표만큼 차갑게 인간 심장을 꿰뚫을 수 없다”
_ 이삭 바벨

🔹️“어떤 이야기가 이런 종류의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그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야 한다”
_ 조지 손더슨

독자가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다고 느끼며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지는 쓰기의 방법, 그 방법을 훔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톨스토이_인과성의 중요성"
"고골_ 거짓으로 진실을 말하는 법"

그러게.
아는 만큼 읽히는거라고 듣기는 했으나 이 책을 읽으니 그말이 더 깊숙히 들어와 제대로 찌른다.
손더스는 독자를 몰두하게 하는 글쓰기는 “행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수천 번의 미세 결정”으로 완성된다고 했다. 그러니 이 쓰는 작업이란게 얼마나 예민하고도 섬세한 작업인가.

독자와 작가가 동등한 사람의 사이의 솔직하고 친밀한 대화라고 말하는 대문호의 글은 참으로 나의 생각을 울리게 한다.

쓰는자의 읽는 방법이 곧 쓰는 방법이 된다는것이 당연한말 스러우면서도
'아차' 싶은것은 왜일까?
잘 읽고 싶다.
그래서 더 잘 나누고 싶다.
결국 혼자 읽지만 혼자 읽는것이 아닌 읽기.
멋지다.


🔹️"이야기는 늘 당신에게 말한다.
당신은 그냥 이야기를 듣는 법을
배우기만 하면 된다.
_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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