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
마광수 지음 / 책마루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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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이자 무명시인인 주인공 나는 평범한 성관계에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 그는 손톱이 긴 여자를 보면 흥분하곤 하는데 꿈에서 그리던 이상형의 여자를 나이트클럽에서 만나게 된다. 보잘것없는 그의 서툰 작업에 그녀는 적극적으로 응하며 자신이 그의 시에 매료되어 있으며 그가 시에서 표현했던 것들을 몸소 보여주겠다며 그를 자극한다. 주말이라는 시간적 여유와 늘 꿈꾸던 여인을 만났다는 설렘으로 그녀의 초대에 응하게 되고 그는 그녀의 집에서 또다른 어린 소녀를 만나게 된다. 두 여인과 함께 그는 사디스트로서의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쳐보이게 되고 그녀들은 마조히스트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게 된다.

솔직히 이런 종류의 책을 처음 읽어봐 나의 당황스러웠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난 지극히 평범한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이고 극장 개봉 영화외에 소위 말하는 빨간 비디오를 본 적도 없기에 손톱과 발톱, 머리카락에 집착하고 소변과 대변이 난무하는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쓰고 읽을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마 서평을 써야한다는 의무감이 아니었더라면 책을 읽은지 얼마 되지 않아 던져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모든 것이 반복되면 권태로워지고, 권태를 극복하기 위해 변태가 된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납득할 수 있는건지. 이런 생각때문에 성범죄도 많아지고 새로운 성상품들이 개발되는 것이 아닌가 권태롭지 않기 위해 점점 다르고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될테고, 결국엔 어떤 것으로도 만족하지 못하게 될텐데 말이다. 

나는 성을 터부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랑의 표현이 스킨십이고 그것을 통해 더 애정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런 애정도 없이 성적 흥분을 위해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 사람들은 용납할 수 없다. 그리고 작가가 이런 글을 통해 무슨 얘기를 하고자 함인지도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오히려 그가 얘기하고 싶었던 본질이 자극적인 내용전개라는 형식때문에 사그라드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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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유럽 - 유럽 스타일 여행 바이블 시공사 시크릿 시리즈
정기범 지음 / 시공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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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듯 나에겐 꿈같은 곳이다. 그래서 유럽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는다. 지도책도 보고, 관광 안내책도 보고,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쓴 여행기도 많이 읽으며 내가 나중에 그 곳에 가게 되었을 때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기를 바란다.

이 책은 제목이 참 좋았다. 시크릿은 남들이 알지 못하는 비밀이니 이 책엔 다른 책에서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담겨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읽고 난 느낌은 일반 관광 안내책과 다르지 않았다.

제목은 시크릿 유럽인데 이 책은 파리,런던,로마,프라하의 유명한 곳들을 소개한다. 특히 파리에 관한 부분이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미 파리는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곳이기에 그 곳을 소개하는 책들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이 책의 특별한 점은 별로 없다고 느껴진다.

물론 다른 여행책들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한 권에 주요한 곳들이 소개되니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겠지만, 나에겐 그 전의 책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책 속에 소개된 카페나 숙소들도 익히 보았던 곳들이 많았고 여행지의 소개도 간략하다.

일주일 정도의 시간동안 유럽의 여러곳을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여러 권의 책을 들고 다녀도 되지 않으니 유용하게 쓰일 듯도 하지만 들고 다니기엔 다소 무거운 감도 없진 않다. 이 책으로 파리,영국,로마,프라하의 대략적인 느낌을 확인 한 후에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설정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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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혼비의 노래(들) - 닉 혼비 에세이
닉 혼비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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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혼비의 소설을 좋아하기에 그의 생각이 궁금해 읽게 되었던 책.

솔직히 처음엔 책에 나오는 팝송들을 내가 대부분 모르는 것이었기에 읽어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유투브에서 음악을 찾아 들으며 책을 읽는 것. 그래서 사실 다른 책을 읽을 때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음악과 함께 하니 더 이해하기가 쉬워졌다. 물론 가사 하나하나를 다 이해하며 들은 건 아니지만 말이다.

이 책엔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가수들과 음악들이 주된 내용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음악들은 저자가 하도 들어서 거의 외워버리다시피 한 음악들이 많다. 그는 음악을 들으며 그와 관련된 어떤 추억이 떠오르는 건 그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좋아하는 노래를 시시때때로 들으면 그 음악에 추억이 어릴 새가 없다는 말이다. 과연 그는 음악광인 듯 싶다.

아직 30대인 나도 요즘 음악을 듣다 예전의 음악을 들으면 확실히 그 때 노래들이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유통기한이 짧은 음악들 속에서 진짜 오래도록 남을 노래를 찾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나는 가수다>에서 들려지는 노래들이 정말 좋다고 느껴지는 건 가수들의 실력도 있겠지만 음악 그 자체가 좋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예전 가수들의 음악을 들으며 살아간다. 물론 그 역시 최신 음악들을 듣고 그 중 괜찮은 음악을 골라내기도 하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그의 노래들은 확실히 오래된 곡들이다. 유투브에서 찾을 수 없는 곡들도 여럿이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속에서 이야기하는 음악들 보다는 저자의 생각을 이해하고 내자신의 노래들을 찾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던 듯하다. 올드 팝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정말 행복한 책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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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더가 우는 밤 - 제1회 살림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
선자은 지음 / 살림Friends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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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을 보고 펜더가 밤에 왜 울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펜더는 다름 아닌 기타 이름이었다.

어릴 때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아빠와의 추억이 어린 기타를 치며 사는 은조에게 어느 날 엄마가 집을 팔고 이사를 간다는 얘기를 한다. 결코 집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엄마가 너무 힘들어 해 이사를 하기로 하고 아빠가 남긴 기타 연주도 하지 않겠다 마음 먹는다. 아빠가 남긴 기타를 경매에 내 놓자 한 남자가 기타를 보고 싶다고 은조의 집으로 찾아오고 그는 아빠의 죽음을 조사하는 명부 특별감사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은조 아빠가 단순한 사고로 죽은게 아니라며 함께 사건을 조사하자고 하고 은조는 의심쩍지만 아빠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고자한다. 그렇게 시작된 수사를 통해 지하실에 비밀 음악실이 있었음을 알게 되고 폐쇄적이었던 아빠가 연습실에서 밴드를 구성했었다는 것도 알게 되며 비밀에 점점 다가간다.

사실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기에 나에게 이 책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거부감없이 편하게 접근하고 있어 유쾌하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아빠의 죽음으로 인해 친구도 없이 살아야했던 은조가 가엾기도 했고, 정든 집을 떠나려 하는 엄마의 마음이 이해되기도 했다. 작은 희망 하나를 안고 귀신들과 소통하는 은조의 절박함이나 순수함에 감동하기도 하고 말이다.

이미 순수성을 잃어버린 나에겐 조금 유치한 내용이었지만 어린 청소년들에겐 정말 즐거운 시간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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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
허수연 지음 / 토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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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과 간단한 설명만 봤을땐 또 우울한 이혼에 관한 이야기이구나 싶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랑과 독립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랑하는 남편이 어느 날 자기만의 자유가 필요하다며 이혼을 요구한다. 그를 너무나 사랑하고 절대 헤어지고 싶지 않지만 그녀는 그를 위해 이혼을 결심한다. 이혼을 하기로 한 후에도 둘은 아무렇지 않게 사랑을 나누고 여자가 혼자 살 수 있도록 남자가 도와주기도 한다. 이혼 후 당장 집을 마련할 돈이 없는 여자는 친정으로 내려가고 그 곳에서 여자는 혼자 상처를 치유하며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 이혼 후에도 남자는 여자의 번역 작업을 도와주고 여자는 남자의 비자문제 등을 챙겨주고 남자는 매달 여자에게 생활비를 보내준다.

책을 읽으며 과연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 싶었다. 아마도 남자가 외국인이고 여자가 자유로운 사고를 가졌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우리네 정서로는 남자가 다른 여자가 생긴 것도 아니고 서로 사랑하는데 쿨하게 헤어지고 친구처럼 지낸다는 것이 납득하기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엔 고통스러웠던 여자도 서서히 안정기에 접어들고 헤어짐이 자신에게도 더 나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집안일에 치여 제대로 된 자신의 일을 하지 못했던 그녀가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모습은 같은 여자로서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물론 외롭고 그리운 마음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각자 혼자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비극은 아님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유부녀로서 나 역시 나만의 시간이나 자유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남편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나에게 부과되는 짐들이 무거워 결혼을 후회한 적도 있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나와 내 가족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이 두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행복한 점이 더 많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아간다.

나에게도 나만을 위한 시간과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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