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
허수연 지음 / 토트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책 제목과 간단한 설명만 봤을땐 또 우울한 이혼에 관한 이야기이구나 싶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랑과 독립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랑하는 남편이 어느 날 자기만의 자유가 필요하다며 이혼을 요구한다. 그를 너무나 사랑하고 절대 헤어지고 싶지 않지만 그녀는 그를 위해 이혼을 결심한다. 이혼을 하기로 한 후에도 둘은 아무렇지 않게 사랑을 나누고 여자가 혼자 살 수 있도록 남자가 도와주기도 한다. 이혼 후 당장 집을 마련할 돈이 없는 여자는 친정으로 내려가고 그 곳에서 여자는 혼자 상처를 치유하며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 이혼 후에도 남자는 여자의 번역 작업을 도와주고 여자는 남자의 비자문제 등을 챙겨주고 남자는 매달 여자에게 생활비를 보내준다.

책을 읽으며 과연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 싶었다. 아마도 남자가 외국인이고 여자가 자유로운 사고를 가졌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우리네 정서로는 남자가 다른 여자가 생긴 것도 아니고 서로 사랑하는데 쿨하게 헤어지고 친구처럼 지낸다는 것이 납득하기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엔 고통스러웠던 여자도 서서히 안정기에 접어들고 헤어짐이 자신에게도 더 나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집안일에 치여 제대로 된 자신의 일을 하지 못했던 그녀가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모습은 같은 여자로서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물론 외롭고 그리운 마음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각자 혼자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비극은 아님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유부녀로서 나 역시 나만의 시간이나 자유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남편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나에게 부과되는 짐들이 무거워 결혼을 후회한 적도 있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나와 내 가족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이 두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행복한 점이 더 많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아간다.

나에게도 나만을 위한 시간과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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