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북 - 할리우드 유명 스타 12명이 함께 쓴 실천형 환경 가이드북 일상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들
엘리자베스 로저스 외 지음, 김영석 옮김 / 사문난적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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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에 우연히 MBC에서 <이현우 박진희의 북극곰을 위한 일주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주말에 이 책 <그린 북>을 읽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유사한 내용의 방송이 TV에 나오니 이런 반가울데가...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고있고 북극의 동물들이 살기가 어려워지고 있으며, 한반도에 소나무가 사라지고 있다. 신음하는 지구를 위해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에 한 번 도전해보고자 이현우와 박진희가 나선 것이다.

과연 전기없이, 석유없이, 플라스틱 없이 그들이 일주일을 살 수 있을까를 보여주는 방송을 보면서 우리 생활 곳곳에서 얼마나 많은 전기와 석유, 플라스틱에 의존하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환경이 파괴되고 있는가를 알 수 있었다. 마트에서 장을 보는데도 비닐 포장되지 않은 것이 없어 살 수 있는 것이 거의 없고, 전기와 가스가 없으니 밥을 해 먹을 수도, 밤에 불을 켤 수도 없다. 또, 먼 길을 자전거를 타거나 걷지 않으면 이동할 수 없고 일회용품 사용을 안하려니 오뎅 국물 한 잔도 마음대로 먹을 수가 없다. 물론 그들이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우리가 얼마나 많은 석유화학제품에 노출되어 있고, 얼마나 지구의 온도를 높이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방송을 보고 이 책을 읽으니 '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구나'하고 더 깊이 느껴졌다. 이 책은 자동차없이 걸어다니고, 전기없이 깜깜한 생활을 하라고 하지 않는다. 현대인이 집에서 닭을 키우고, 화로에 불을 피우며 밥을 해 먹을 수는 없느 일이 아닌가. 다만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범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알려주고 있다.

샤워시간을 줄이고 양치컵을 사용하며 물을 아껴쓰고, 냉난방 장치의 온도를 조절함으로써 석유와 전기의 사용을 줄이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바꾸고, 종이컵 대신 개인컵을 사용하며, 플라스틱 대신 유리 그릇을 사용하자는 등의 간단한 생활 규칙들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잘 실천하고 있는 것들도 많았고,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들도 많았다. 플라스틱 대신 유리제품을 사용하고 유기농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나의 건강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나의 건강을 위한 일이 환경에도 좋은 도움이 된다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극단적인 생활을 하지 않고도 물을 아껴쓰고, 재활용을 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구매하지 않고 빌려쓸 수 있는 것은 빌려쓰는 등 사소한 하나하나가 환경에 다 도움이 된다니 정말 좋은 일이 아닌가. 우리 어머니들이 늘 아껴쓰고, 고쳐쓰고, 바꿔쓰고 하는 것들이 다 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었는데 물질이 풍족한 시대에 사는 우리들은 그런 것들을 너무 잊고 살았던 것 같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고 더 아끼고 절약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사소한 변화가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지구 온난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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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스물일곱, 너의 힐을 던져라 - 20대 女의 꿈과 성공법
임희영 지음 / 베스트프렌드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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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갓 들어갔을 땐 졸업반 선배들을 보면 참 멋있어 보였고, 내가 졸업반이 되었을 땐 삼십 대의 커리어우먼들이 멋져보였다. 그래서 나도 서른이 되면 멋지게 살고 있을거라 기대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대학 생활도 꿈꾸던 모습과 달랐고 취직을 못할까하는 두려움에 서둘러 직장에 들어갔고 나이가 차서 결혼을 하고 그러다 보니 서른을 넘긴 나는 여전히 변화가 필요해를 외치며 새로운 생활에 대한 꿈만 꾸고 있다. 현실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한 채.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스무살로 돌아가 새롭게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도 말이다.

사실 스물일곱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나는 내가 과연 이 책을 읽고 뭔 도움이 될까 싶었지만 늘 연말이 되면 시작되는 나의 고민에 조금의 위로라도 될까 싶어 기대를 갖고 읽어나갔다.

이 책은 홈쇼핑 쇼핑호스트를 시작으로 플로리스트에서 홍보대행사 CEO에 파티플래너와 강사라는 여러가지 직업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작가가 풀어내는 상당히 현실적이고 그래서 실제로 뭘할지 고민중인 여성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들처럼 우리가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내용들도 들어있지만, 인맥을 넓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이나 플로리스트와 파티기획자로서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가 한가득이다. 그리고 무작정 돈이 많이 들거라 생각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돈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못 할 일이 없다고 말하는 저자의 용감함에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소극적이고 냉소적인 나의 성격상 그녀가 말하는 것들을 실천해 낼 자신감도 없고 지금의 현실을 뿌리치고 일어날 용기도 나는 없지만 아직 젊고 가능성이 많은 이십대들에겐 많은 의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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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인가 동지인가 - 인간관계 심리 지침서
시부야 쇼조 지음, 지희정 옮김 / 보누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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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부야 쇼조의 <사랑인가 사랑이 아닌가>를 읽고 이 사람이 참 사람의 심리에 대해 재미있게 글을 쓴다는 생각을 했었다. 흔히 알고 있지만 뭐라 딱히 말하기 어려운 것들을 콕집어 말하는 기술이 뛰어났다고 할까. 그래서 <적인가 동지인가>도 나름 기대했었다. 사실 제목만 보고는 사람들 가운데 나의 적과 나의 동지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려나보다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내용은 제목과 조금 다르다.

물론 인간관계에서 타인보다 더 중요한건 바로 나 자신이다. 그래서 이 책도 절반 이상을 나에 대해 알아보는데 할애하고 있다. 수많은 심리테스트를 거치며 과연 나의 속마음은 어떤가를 알아보고 내 안에 어떤 능력들이 숨어 있으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등에 관해 속속들이 알려준다. 그 후 다른 사람들의 숨겨진 심리와 남녀 사이의 심리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책에 나와 있느 문제를 풀다보면 아 정말 그렇지 싶기도 하고 아니 이건 아닌데 싶은 부분도 있다. 그리고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나의 모습도 엿볼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알지 못했던 부분도 알 수 있다.

다만 타인에 대해 알아보는 부분보다 나에 대해 알아보는 부분이 더 많았고, 사람의 심리란 것이 이렇게 저렇게 그 날 그 날의 느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지라 나에 대해 깊이 있게 알기도 어려운, 그냥 심심할 때 한 번씩 기분전환용으로는 볼 만 하지만 심리학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많이 부족한 책일 것 같다. 하지만 서문에 나와 있듯이 이 책은 혼자 보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어울려 문제를 풀어보며 서로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는 책인듯하다. 혼자서 그래 내가 그렇지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 보다는 다른 사람과 함께 서로에 대해 평가를 내려보는 것이 더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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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목욕탕
김지현 지음 / 민음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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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부가 안개 낀 서해대교를 건너다 교통사고가 나고 여자는 3개월 후에 깨어난다. 그리고 곧이어 시어머니가 전하는 말은 남편이 세상을 떠났으니 이제 너 혼자 살아가라는 얘기. 사고 당시 보았던 남편의 모습을 잊을 수 없는 아내는 아직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도 되지 않은 채 만신창이의 몸을 이끌고 시어머니가 마련해주신 지하방으로 친정엄마와 함께 들어간다. 부부가 살고 있던 집을 처분하고 남편의 사망보험금까지 챙긴 시어머니가 그녀에게 남겨준 것은 고작 지하방 하나와 때밀이 쿠폰 석 장.

 

여기까지 읽고 난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늘 모든 상황에 나를 대입하여 상상하는 나쁜 버릇이 있는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또 나를 주인공과 동일시 해버렸다. 내가 남편과 여행을 가다 사고가 나서 3개월 후에 깨어났더니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고 신랑의 사망보험금까지 챙긴 시어머니가 그래도 니 살길은 마련해놨다 하시며 지하방에 우리의 짐을 옮겨 놓는다면...그리고 '애도 없으니 이제 인연 끊고 살자'하신다면...남편 명의로 된 집이니 엄마인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 아니냐 하신다면...난 과연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남편의 죽음도 받아들이기 힘든데 그와 살던 모든 흔적까지 사라져버린다면...신랑한테 얘기했더니 넌 뭐 그런 이상한 책을 보냐고 화를 낸다.

 

화를 참으며 책을 읽다보니 책 속의 모두가 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을 잃은 미령도 불쌍하고, 그녀의 엄마인 호순도 불쌍했지만, 특히 미령의 시어머니인 복남이 가장 불쌍했다.

사랑으로 결혼을 했고 아들을 낳았지만, 남편이 바람을 피워 이혼을 하고 절망 속에 자살을 하려다 그 모습을 아들에게 들키고 그 후 아들의 냉대속에 살아야 했던 복남. 때밀이를 직업으로 악착같이 살아남으려 애썼지만 철이 들자마자 아들은 집을 나가 독립을 했고 그 후 더 외로이 살아야 했던 사람. 아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어 더 궁상을 떨며 돈을 모으고 강한척 살아왔던 엄마라는 자리. 땀을 많이 흘리는 때밀이라는 직업때문에 짜디 짠 짱아찌만 먹어대는 사람. 아들의 집을 판 돈과 사망보험금으로 마련하고자 했던 아파트에서 그녀는 유골함 속의 아들과 같이 살고 싶어했다. 그렇게라도 아들을 곁에 두고 싶어했다. 그녀의 마음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인생이 너무 짠해 가슴이 아팠다.

커다란 엉덩이 때문에 늘 놀림을 받아야했던 호순. 그녀는 뻥쟁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이야기를 잘 지어내지만 사기치기 위함이 아니라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죽을 때까지 그녀를 사랑했던 남편과의 사랑속에서 부족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았던 그녀는 미령과 복남의 고부 갈등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여자다. 딸에게 독하게 대하는 복남을 미워하면서도 아들을 잃은 그녀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엉덩이가 큰 우리 호순씨. 난 정말 그녀가 좋다.

하지만 역시 내가 며느리인 입장인지라 나의 감정은 미령에게 가장 많이 이입되는 것 같다. 남편이 죽고 난 후 후회하는 그녀. 서로의 이기심으로 바쁘다는 이유로 상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자신의 말만 내세우고, 조금의 양보나 배려도 하지 않으려 했던 그들. 그녀가 아이를 유산하고 병원에서 건 전화를 받지 않던 남편이 미령에게 보낸 꽃게탕 끓여달라는 문자메세지를 보고 난 기절하는 줄 알았다. 내가 늘 신랑에게 하는 말이 '아무리 바빠도 내 전화는 꼭 받아라'이다. 내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사람은 남편이니까. 그런데 집에서는 전화를 안받는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수십통의 전화를 무시하던 남편이 아내에게 꽃게탕을 끓여달라는 문자메세지를 보내다니...그리고 아이를 잃은 상실감과 아픈 몸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아내에게 기분전환을 하러 쇼핑을 가자니...이게 뭔 시츄에이션인가. 그러니 아내가 남편에게 마음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여자들은 참 사소한 것에 감동하고 사소한 것에 상처받고 하는데 말이다.

내가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은 둘이 서로 사랑하고 있었음에도 그 마음을 내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해안을 좋아하는 미령과 민박을 좋아하는 남편. 미령은 동해안의 민박집으로 여행을 가려하지만 이미 남편이 서해안의 팬션을 예약해 놓은 상태였고, 남편과 여행지에서 뭘 할것인가 인터넷 웹서핑을 하느라 밤을 새워 피곤해하는 미령에게 남편은 그렇게 여행이 가기 싫은거냐고 딴지를 건다. 왜 그녀는 그 때 솔직하게 말하지 않은 것일까. 동해안의 민박집으로 여행을 가자거나 당신과 함께 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조사를 했다는 말을 했더라면 남편은 그녀의 마음을 좀 더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어릴 적 아빠에게 버림받고 엄마도 자살하려 했기에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고 살아오던 그녀의 남편은 아마도 그녀에게 많은 사랑을 기대했을텐데 말이다. 나처럼 속에 있는 말을 참지 못하는 사람은 이 둘의 상황이 너무나 답답하다. 좋으면 좋다, 불만이 있으면 이런게 불만이다 말하고 살았더라면 이 둘처럼 아픈 이별은 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말이다.

 

결국 남편을 잃은 미령과 사위를 잃은 호순, 아들을 잃은 복남은 서로를 보다듬으며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준다. 그리고 그들이 하나되는 공간이 바로 목욕탕이다. 반항심이랄까 알 수없는 감정으로 때밀이 쿠폰을 이용하며 시어머니에게 때를 밀어달라는 미령, 자신의 알몸을 내보이는 그녀가 난 참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사실 난 한동네 사는 시어머니와 목욕탕을 한 번도 같이 간 적이 없다. 한 번은 목욕탕에 들어갔는데 시어머니가 계신 걸 보고 놀라서 나와버린 적도 있다. 그런데 그녀는 때를 밀어달라고 한다. 용감하게. 시어머니도 어이가 없지만 때를 밀어준다. 참 대단한 고부관계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호순과 함께 살게 된 복남은 호순과 함께 목욕을 하고 그녀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기도 한다. 그리고 남의 때만 밀어줘 봤지 자신의 때를 밀어본 적은 없다는 복남을 위해 호순은 복남의 때를 밀어준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사실 목욕탕은 참 알수없는 공간이다.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알몸을 보이지만, 그 곳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참 어색해지는 곳이 목욕탕이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친한 친구가 아니면 함께 가기 어려운 곳이 목욕탕 아닐까. 자신의 모든 것, 숨은 속살까지 다 보여줘야 하는 곳. 그래서 오히려 훨씬 더 친해질 수 있는 곳. 그래서 제목이 춤추는 목욕탕인가보다. 내 모든 것을 보여주고 타인의 모든 것을 보며 서로를 알아가는 곳. 나도 친구들과 목욕탕이나 한 번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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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 횡단기 -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미국 소도시 여행
빌 브라이슨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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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유럽산책>으로 유명한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미국 횡단기>는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태어난 빌 브라이슨이 20여년 간의 영국 생활 후 고향으로 돌아와 어릴 적 가족들과 함께 여행했던 곳들을 찾아나서며 시작되는 미국 소도시 탐방기이다.
나는 사실 지도에 약하다. 길을 잘 잃어버리는 빌 브라이슨의 아버지처럼 나 또한 길눈이 어둡고 위치 감각이 별로 없다. 그래서 운전면허증이 있음에도 차를 몰고 나서기가 겁이나 10년 째 장롱면허를 유지하고 있다. 네비게이션을 구입하기 전에는 신랑이 운전하고 내가 옆에서 지도를 보며 길을 설명하곤 했었는데 제대로 길을 찾은 적은 별로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혼자 큭큭거리며 웃었다. 
나는 미국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솔직히 뉴욕이 동부인지 서부인지도 잘 몰랐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책 앞에 나와있는 지도를 따라가다 보니 이젠 대충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미국 지도의 가운데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평생을 사신 빌 브라이슨의 아버지는 휴가철만 되면 무슨 강박관념에 시달리듯 고물차에 가족들을 모두 태우고 어디론가 떠나셨다. 길을 잘못 들기도 하고 투철한 경제관념으로 비싼 유락시설에는 절대 들르는 법이 없으셨으며 좋고 비싼 호텔이나 맛있는 음식보다는 허름한 숙소를 선호했던 빌 브라이슨의 아버지의 모습은 우리네 부모님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오랜 영국생활 후에 돌아온 미국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어 떠난 그의 자동차 여행도 어린 시절의 고생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어릴 적 보았던 모든 것을 그리워 하지만 이제 그가 좋아하던 도로표지판이나 광고판은 찾아볼 수가 없고, 작은 도시들은 모두 각각의 특징을 잃고 어딜가나 패스트푸드점이나 쇼핑몰만이 가득하다. 동부를 한 바퀴 돌고 다시 서부를 돌고 난 후에 고향인 디모인에 돌아온 빌 브라이슨은 평온함을 느낀다. 
그는 여행지 곳곳에서 과거의 모습을 잃고 비슷비슷해져 버린 모습에 실망하고 안타까워한다. 사실 이 책이 씌여진지가 거의 10년 전이고 그래서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의 미국이 그려지고 있다. 만약 그가 지금의 미국을 여행한다면 그의 안타까움은 더 커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어린시절 시골에서 자랐는데 커서 고향에 가면 너무나 변해버린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끼곤하니 말이다.
곳곳에 녹아있는 재미있는 글들을 읽으며 정말 미국 일주를 한 듯한 기분이 드는 유쾌한 책이었지만 요즘 나오는 사진과 함께 글이 씌여진 여행에세이들을 읽다보니 이 책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감도 없진 않았다. 나의 책읽기도 이미 변해버린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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