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때문에 일기 쓰는 여자 - 내 인생 최악의 날들의 기록
로빈 하딩 지음, 서현정 옮김 / 민음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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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른 살'이라는 의미가 참 큰가보다. 대부분의 연애소설에서 노처녀로 분류되는 기점이 서른인 듯 하다.
이 책 역시 서른 한 살의 광고회사 직원 캐리가 일과 사랑에서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멋진 남자친구 샘과 헤어진 이후 캐리는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심리치료사가 제안한 방법이 내 생애 최악의 순간들을 적어보라는 것. 12살 때 처음으로 남자에게 거절 당한 경험부터 시작하여 졸업파티에서 남자친구에게 차인 일, 결혼을 앞두고 있던 약혼자가 다른 여자와 뒹구는 것을 보고 파혼했던 이야기, 영국여행에서 사랑을 느껴 키스까지 나눈 남자가 알고 보니 사촌이더라는 일까지 캐리는 자신에게 있어 최악이었던 순간들을 적어나간다.
직장에서는 위에서 누르는 직장상사와 아래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 사이에 끼여 자신의 일에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뭔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고 싶어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멘토가 되어주는 일에 나서게 되고 그 일을 통해 캐리 역시 점점 성장해 나간다. 다른 사람에게 맞추며 그들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보다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는 캐리의 모습은 누구에게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인 듯 하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나로서는 그와 유사하게 전개되는 이 이야기가 그다지 신선하지 않았다. 멋지고 남들이 부러워하지만 자신을 항상 형편없는 존재로 느끼게 하는 남자친구를 버리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설정이나 서른이 넘은 여자가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삶으로 뛰어드는 모습 등은 현실에서는 쉽게 이룰 수 없는 일이기에 멋있기는 하지만 거리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재미있다는 것이다. 똑같은 내용의 드라마들을 연달아 보는 것처럼 이 책 역시 뻔한 이야기이지만 5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지겹지 않고 술술 읽혀나간다. 책 속의 주인공에 동화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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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내게 말을 걸었다
프레데리크 에브라르.루이 벨 지음, 정기헌 옮김 / 다른세상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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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동물을 무서워한다.
대학시절 캐나다에 어학연수를 갔을 때, 친구집을 가면 늘 고양이가 문제였다.
그래서 난 홈스테이도 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캐나다엔 집집마다 고양이가 있었으니 말이다.
동물들이 나에게 무슨 헤코지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동물들을 무서워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가가기 어렵고 무섭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런 나의 모습을 바꿔보고자 읽게 된 책이 <고양이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였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런 고양이라면 나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질 정도로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은 정말 말을 하는 듯하다. 부부가 하나씩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며 펼쳐내는 이 책은 무척 진솔하다.
어린 시절 고양이와 겪었던 경험부터 시작하여 나이들어 손주를 보고 늙어가면서까지 고양이와 함께 늙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집에 찾아오는 고양이를 내치지도 않고 집을 지키는 고양이들도 새로 들어오는 고양이를 반갑게 맞아준다. 처음 본 순간 이들이 내 가족인지 아닌지 알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고양이들 역시 끊임없이 가족들을 위로해준다. 물론 저자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삶이 힘들고 외로울 때 작은 동물이 나를 위로해준다는 느낌은 과연 어떤 것일까 궁금해질 정도로 고양이들이 사랑스러웠다.
물론 내가 고양이를 키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젠 길을 가다 고양이를 보거나 어디선가 고양이를 마주친다면 무서워 소리를 지르진 않을 것 같다. 그들의 눈을 들여다 보긴 힘들겠지만 존재를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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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마게 푸딩 -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 파티시에의 특별한 이야기
아라키 켄 지음, 오유리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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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년 전 에도 시대의 사무라이 야스베가 타임슬립으로 현대에 떨어졌다.
우연히 야스베를 발견하게 된 히로코와 도모야 모자는 야스베를 집으로 들이게 되고 그렇게 그들의 동거는 시작된다.
남성중심사회였던 에도시대에서 온 야스베에게 현대인의 모습은 너무나 색다르다.
아들을 키우며 일과 육아를 병행하던 히로코는 야스베에게 현대인의 모습을 설명해주고 그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주고자 한다. 한편, 히로코에게 신세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야스베는 자신이 집안일을 하겠다고 나서고 요리에 있어 천부적인 재능을 보인다. 히로코 역시 야스베에게 도모야를 믿고 맡길 수 있기에 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치게 된다.
어느 날, 우연찮은 계기로 요리대회에 참가하게 된 야스베는 대회에서 1등을 하게 되고 그의 차림새와 말투, 요리솜씨까지 곁들여져 인기를 얻게 되고 점점 현대의 생활에 익숙해져 나간다.
사무라이가 현재에 떨어져 겪게되는 일들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무라이와 요리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소재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이 책은 굉장히 유쾌하고 통쾌하다. 일하는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갖는 미안함때문에 아무것도 시키지 못하고 제대로 야단도 못치는 모습을 보며 야스베는 따끔하게 야단을 친다. 마냥 응석만 부리던 도모야도 야스베와 함께 책임감과 자립심을 배워 나간다. 또한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에 관해서도 이야기하는 이 책은 재미있지만 깨닫게 되는 것이 많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절대 밤에 읽으면 안된다. 맛있는 먹을거리 이야기에 야식을 찾게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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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에게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
권하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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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이 있다. 잘생긴 외모를 가진 이 소년은 여자친구들을 사귀기도 하지만 마음이 끌리는 여자를 만나본 적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학교에서 마음에 드는 소년을 만나게 된다. 그에게 좀 더 다가가기 위해 이상한 설문지 조사까지 하기도 하며 그와 친해지지만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던 소년은 결국 감정을 터뜨리게 되고 그의 첫사랑은 실패하게 된다.
그 후 모든 사람들이 그에 관해 알게 되고 도망치듯 엄마 손에 이끌려 학교를 떠나게 된 그는 엄마 친구가 운영하는 '愛美(애미)'라는 곳을 방문하게 되고 그 곳에서 조금씩은 남들과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며 성장해 간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성에 관해 관대해지고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여전히 내 가까운 사람들에 관해서는 관대해 지기 어려운 것이 바로 동성애의 문제인 듯 하다.
나 역시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고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고 평범한 것이라 배우며 자랐다. 하지만 그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동성애자들이 선택하여 사람을 사랑할 수 있었다면 왜 그리 힘들고 괴로운 길을 걸으려 하겠는가. 그것은 그저 당연한 순리일 뿐이다.
이 책 속의 주인공 또한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다. 여러 여자들을 만나보기도 했지만 그저 남자에게 끌릴 뿐이다. 학교에서도 쫓겨나고 친구들과도 멀어지고 하나 뿐인 엄마마저 절망하지만 그는 그 상황을 바꿀 수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해 줄 누군가가 있다면 그 자체로 행복할 뿐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적 성향을 숨기고 살아간다. 그래야 사회에서 멸시받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가 자유롭게 자신의 성향을 표현할 수 있다면 동성애자들의 수는 이성애자들만큼은 아닐지라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과연 이성애자가 평범한 사람이라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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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편지 - 제2회 네오픽션상 수상작
유현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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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추리소설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이렇게 제목부터 추리소설임을 드러내는 책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과 달리 표지가 너무 재미있었다.
한 쇼핑몰에서 교수형 목을 멘 소녀가 속옷만 입은 체 죽어있는 사건이 발생한다. 자살이라 보기엔 그녀의 겉옷이 사라져 있기에 타살로 여기고 수사에 들어간다. 그러던 중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있었음을 알게 되고 연쇄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수사본부가 차려진다. 피살자들의 공통점은 교수형 밧줄로 목을 메고 저항한 흔적이 없으며 겉옷이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살인 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살인자의 편지가 날아든다. 한 편 비밀로 진행되는 수사에 냄새를 맡은 한 기자가 나타나 비공개로 취재를 하게 되고 그러면서 점점 더 많은 단서가 드러나게 된다.
이 책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류머티즘을 앓으며 자신의 마지막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싸움꾼에서 스포츠댄스 선수로 거듭나려 하는 고등학생, 어릴 때 부모에게 받은 상처로 자신을 꽁꽁 싸매고 있는 수사관, 그리고 여러가지 이유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인물들까지. 
이 책에선 왜 살인을 저질렀는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겉으로 드러내는 이유야 어떻든간에 진실은 속에 꽁꽁 싸맨체 마지막까지도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이런저런 사건들이 있었다고만 말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난 책의 초반부를 읽으면서 범인이 누군지 눈치채고 말았다. 그래서 그가 범인임을 어떻게 풀어내는가에 관심을 쏟으며 책을 읽어나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주 재미있다. 물론 그가 왜 그랬는가는 밝히지 않았지만 말이다. 마지막 반전 또한 신선했다. 조금 허탈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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