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읽고 재미있다고들 해서 한 번 읽어 보았다. 언젠가 비디오로 본 영화의 내용과 비슷하단는 친구들도 있고...크리스틴 다에 라는 오페라 여가수와 그를 사랑하는 라울. 그리고 역시 크리스틴을 사랑하지만 흉칙한 유령의 모습을 하고 있는 에릭이라는 오페라의 유령 사이에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갈등을 그리고 있는 책이다. 밤에 혼자서 책을 읽다보니 섬뜩한 느낌 마저 들었는데 크리스틴의 고뇌와 그녀를 사랑한 두 남자의 간절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라울은 그녀를 어릴 적 부터 좋아 했지만 왠지 그녀는 항상 그의 범위에서 벗어 난 듯 한 느낌을 받고, 에릭은 자신의 흉칙한 모습 때문에 항상 떳떳하지 못하고 명령하고 강경한 모습으로 밖에 그녀를 대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크리스틴의 애타는 마음. 후반부에 크리스틴이 오페라 공여을 하던중 실종이 되서 그녀를 찾으려고 온갖 노력을 다 하는 라울의 모습에서 진정으로 그녀를 사랑하는 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읽으면 읽을 수록 책 속에 뼈져드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 책을 직접 오페라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도 가져 본다.
이 작품이 요즘 인기리에 텔레비젼에서 방여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말은 들었지만 기숙사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직접 볼 수 없었던 나는 보고 싶은 마음을 책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현대와 과거를 넘나들며 이야기는 펼쳐 진다. 임상옥이라는 평범한 사람이 조선 최대의 상인이 되기까지의 역경과 그에게 영향을 미쳤던 이야기들...임상옥은 보통 다른 상인들과 달리 학식도 풍부하고 인품도 참 넓은 사람이다. 상인의 목적이 이윤을 추구하느 것임에도 다른 사람들이 돈을 빌려 달라고 하면 돌려 받지 못할 것을 미리 예측하고도 빌려 주고 어렵게 번 돈을 사창가의 기녀를 평민으로 만들어 주는데 모조리 다 써버리고....또 단순한 열심이 아닌 지혜와 슬기로 사람들을 다스리며 인삼 시장을 장악해 갔던 그의 모습에서 인간은 뭐니뭐니 해도 인품이 가장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가 조선과 중국을 넘나들며 대상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큰 가르침을 주었던 석숭 스님의 큰 뜻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탄탄한 작품으로 드라마를 만들었다니 인기가 높다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상인으로서의 길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길을 배운 것 같단 생각을 해본다.
오랫만에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는 책을 읽은 것 같다. 고등학교 2학년을 눈 앞에 두고 입시와 친구들과의 갈등, 그 밖의 골치 아픈 일들로 매일 걱정만 했었는데 이책을 읽고 모든 것을 새로운 마음으로 차근차근 해 나가야 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고양이 부리 처럼 생긴 땅이라고 해서 괭이부리말 아이들이라고 이름지어진 곳에서 그야말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이있다. 숙희, 숙자, 동준이, 동수, 그리고 그들을 보살펴 주는 영호..괭이부리말은 그야말로 산전 수전 다 겪은 사람들의 마지막 선택지로 골목을 좁혀 가면서 가건물을 지어서 간신히 의식주만 해결하며 살아간다. 어머니가 가출하고 아버지마저 떠난 바람에 비행 청소년이 된 동수와 그런 형을 늘 걱정스레 바라보는 동준이. 동수가 본드를 하고 학교도 중퇴한 것이 한심하게 생각되기 보다 한참 민감할 나이에 얼마나 현실이 싫었으면 그렇게 됐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난 부모님이 뒷바라지 다 해주셔도 늘 혼자 갈등하고 고민하는데 동수는 어련했을까.... 그런 형 밑에서도 비뚤어 지지 않고 밝고 씩씩하게 생활하는 동준이가 한편 대견 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동준이와 거의 함께 생활하다 시피 하는 숙자와 숙희도 아버지의 사고와, 어머니 가게의 불황으로 매일매일 힘들었을텐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어머니 일도 곧잘 도와 주는 모습을 보고 정말 대견하단 생각을 했다. 나중에 영호의 노력으로 동수와 명환이까지 모두 합세 하여 아이들이 서로 서로 도와주며 힘들지만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그들은 힘들지만 아직까지 희망이 있으며 희망이 있는한은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슬프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다시금 내 주위를 돌아 보며 내가 생각하기에 모든 것이 달렸단 생각으로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마치 내 몸에 봄이 온 것처럼 다가와서 내 마음을 녹여준 이 책이 고맙다. '봄 봄 봄 봄 , 봄이 왔어요~~'
오늘은 삼국지를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도서관엘 갔다. 고등학생이다 보니 공부에 도움이 되는 책 목록을 쭉 뽑아 놓고 기한을 정해서 책을 읽어 왔었다. 이건 책을 읽는 진정한 즐거움을 망각하는 행동이고 내 마음에 별 감화도 되지 않는 행동이다 라고 생각하면서도 항상 그래야 했고 그래 왔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독서목록 중 한권을 빌릴 생각으로 도서관을 찾은 건데 겉장이 찢어져서 너덜너덜한 책 한권이 눈에 들어왔다. '가시고기'.언젠가 텔레비젼에서 한국인을 울린 책 1위에 올랐던 책. 왠지 모르게 끌렸다. 그래서 책을 뽑아들고 그 자리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었다. 백혈병에 걸려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 다움이. 자기도 모르게 몸과 마음을 갉아먹고 있는 병 때문에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 답고너무나도 인간다운 아이. 이름 처럼 사랑스럽고 그래서 더 가여운 아이다. 그런 천사같은 다움이를 지켜보면서 병간호를 하는 아빠. 둘의 사이는 보통 부자 관계와는 사뭇 다르게, 물론 다움이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것이 둘의 관계에 변수가 될 수는 있겠지만 각별하다. 세상에 믿고 사랑하는 사람이 아빠에겐 다움이가 다움이에겐 아빠 이외에는 그 누구도 끼어들수 없는, 서로에게 유일하고 소중한 사이라는 것..... 그것 만큼 서로에게 의미있고 서로를 힘나게 하는 게 또 어디있을까? 자기의 길을 찾아서 남펴과 아들을 버리고 떠난 매정한 다움이 엄마 때문에 그런 마음이 더 드는 지도 모른다.책을 읽어 갈수록 다움이의 병 증세는 악화 되었다. 백지장처럼 새하얀 얼굴, 머리털 하나 없는 민머리, 뼈밖에 남지 않는 몸....책을 읽는 내가 느끼기에도 지리하고 힘든 일인데....하지만 난 결국에는 다움이가 다시 건강한 아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을 잃지 않았다. 착한 사람에겐 언젠가 그 만큼의 대가가 온다는 것을 믿으며 다움이와 아빠가 다시 행복해 질 수 있으리라 믿었다.내 생각이 맞았다. 다움이는 일본 여학생의 골수를 이식 받아서 다시 소생할 기회를 얻었지만 2년이 넘게 다움이의 병수발을 한 아버지는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아니 자신의 진단서를 친구의 것이라고 거짓말 해 가면서 까지 재차 간암임을 확인 받았던 아버지의 비참하고 비통한 마음을 난 느꼈다. 아이가 완치되기를 얼마나 바랬었던가? 다른 아이들 처럼 뛰어놀고 학교 다니며 평범하게 살기를 얼마난 바랬었던가? 그렇게 바라던 일이 성취되어 가고 있는데 정작 아빠의 몸은 죽어가고 있었다. 아들과 함께 너무나 높은 산을 넘어 오는 동안 아빠는 너무 힘이 들었던 것이다. 아빠는 죽어가고 있었다. 바보처럼 그 동안의 노력과 고생의 대가도 보지 못하고 아니 인고 끝에 맺어진 그 달디 단 열매를 매정한 엄마에게 고스란히 빼앗기고 아빠는 죽어갔다.아이의 병세가 극에 달했을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요양차 들렸던 산속 초가에서 이번엔 아빠가 몸과 마음을 뉘였다. 그리고 자신의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오로지 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면서 아빠는 죽어갔다. 엎드려 기도하는 자세로, 그 성스러움으로 아빠의 죽음은 다움이의 밑거름이 되었다. 책을 덮었다. 한동안 멀뚱 멀뚱 허공만 쳐다 봤다. 내 눈에 눈물이 흐르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도서관 서고에서 책장들 사이에 서서 읽었던 이 작은 책은 내 몸과 마음을 심하게도 흔들었다. 아팠다.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아팠다. 그냥 소설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냥 읽고 마음에 새길 수 있는 소설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몇 번이나 생각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