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쇼펜하우어 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서점가를 쇼펜하우어가 점령한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서점에 가면 쇼펜하우어 관련 저서를 찾으려는 노력 없이도 발견할 수 있다. 왜 갑자기 이 시기에 쇼펜하우어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걸인지 몹시 궁금했다.
그렇게 열어본 쇼펜하우어의 이미지는 시니컬이었다.
괜찮다 잘하고 있다 다독거리는 것이 아닌, 삶은 원래 고통스러운 것임을 인정하기를 요구한다. 그래서 스스로의 태도에 따라 삶이 더 고통스러워 질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아마 어줍짢은 입에 발린 말보다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내 글을 읽으면 무조건 나아질거라는 말보다 너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내 탓아니다 라고 현실적으로 툭까놓고 이야기하는 쇼펜하우어에게 마음이 갔을 것이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를 까칠한 비관론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쇼펜하우어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스트레스받는사람들을위한쇼펜하우어 (#홍성광 번역 #열림원 출판)을 보고 깨달았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의 저서 그 자체가 아니라, 그의 저서에서 마음에 와닿고, 실천에 옮길만한 구절 266개를 엄선하여 수록해 놓았다.

행복과 불행, 스트레스에 대한 쇼펜하우어의 생각이 담겨 있는 이 문장들을 순서대로 따라가도 좋고,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내키는대로 펼쳐봐도 좋다. 어떤 형식으로 이 책을 보아도 그날의 나에게 도움이 되는 문장들이 펼쳐질 것이다.

나가 이 책에서 알게된 쇼펜하우어는 비관론자라기 보다는 현실주의자였다. 현실을 마냥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자유롭게 직시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실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기에, 그의 중립적인 문장을 비관적으로 바라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같은 문장이라도 읽는 사람의 심정과 생각에 따라 다르게 읽혀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기에.

비관적으로 읽힐 수 있음에도 이 책이 지친 삶에 한줄기 빛이 되어줄 수 있는 이유는 쇼펜하우어가 언제든 쉽게 무너질 수 있는 행복과 불행에 대한 모래성같은 상상력을 경계하라는 주의 속에서도 오직 명랑함만은 직접적으로 현재를 행복하게 해준다라고 긍정적인 무언가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명랑함만은 백익무해한 것이라며 명랑함이 찾아오는 것을 기꺼워하고 무조건 받아들이라고 말하는 쇼펜하우어의 문장을 따라가다보면 스트레스와 불행에 대해 끝없이 굴을 파는 것 대신에 나를 명랑하게 만들어주는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쇼펜하우어는 나의 불행과 스트레스의 원인과 해결책응 외부적 요인에서 찾지 않고 내안의, 내면에서 찾아낸다.
이런 세상을 욕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기 받아들이는 현재 나의 상태를 지적하고 바꾸라고 말한다.
그 자체로도 위안이 된다. 외적인 요인들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이 별로 없다. 그래서 나의 스트레스와 불행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여기고 더 깊게 우울해 한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내 안에 문제가 있다면, 나를 바꿈으로 인해 스트레스와 불행은 물리칠 수 있는 것으로 바뀐다.

결국 쇼펜하우어의 철학과 문장들은 일상 속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내면에 대한 주도권를 쥐는 것. 모든 것의 해결책은 내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그러므로 나의 문제는 나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다는 주체적인 태도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스트레스와 불행을 물리치고 행복하고 평온한 삶을 사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어쩔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반쯤 포기하며 살아왔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나를 괴롭히는 삶은 아무리 애써도 열심히 살고싶지않고 즐겁지 않다.
나를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역설적으로 나를 바꾸는 것은 그럼에도 쉽다. 적어도 가능하다.

나의 삶을 바꿀 수 있다라는 가능성이라는 씨앗이 내 마음에 심어진 것만으로도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제기능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심어진 씨앗에 물도 주고 영양분도 주며 가꾸는 것은 가능성을 발견하고 받아들인 우리의 몫이다. 받아들이는 것보다 가꾸는 것이 더 쉽지않을까? 우리는 이미 가장 큰 난관을 뛰어넘었다. 이제 내가 주체가 되는 행복하고 명랑한 삶을 사는 것만 남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 자유에 이르는 길 - 김익한 교수의 읽고 쓰는 실천 인문학
김익한 지음 / 김영사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태어난김에 산다, 죽지못해 산다 등 우스갯소리로 농담처럼 이야기 하지만 진심이 아예 없진 않을 것이다.
분명 어릴적엔 이런 생각 하나 없이 매일 웃음이 넘쳐나고 마냥 행복하고 매일매일 내일이 기대되었었는데 어른이 되고 나니 어릴 적에 비해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의미를 찾으려 애써야한다. 삶의 의미를 애써 찾고 있기만해도 의미있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해도 좋을만큼 일상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 경우들이 너무나 많다.

그렇게 살아서는 안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일을 그만두는 것? 물론 행복할 수 있겠지만 먹고사는 수단이니 그런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못한다. 삶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것. 가만, 일을 그만두면 왜 행복하다고 생각했을까? 늦잠자도 되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되서? 그저 일을 하지않는다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하기싫은 것을 하지 않아도 되고, 하고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싶다 생각하는 것이었다.

어릴적 별거 아닌 것을 하면서도 깔깔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이유도 내가 마음대로, 하고픈 대로 뛰어놀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 정확하게 자유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 #철학자유에이르는길 (#김익한 지음 #김영사 출판)은 자유를 철학에서 찾았다. 우리나라 1호 기록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존 스튜어트 밀, 에리히 프롬, 어빙 고프먼, 미셸 푸코, 마사 누스바움, 한병철 등 다양한 학자들의 저서를 읽으며,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책에서 얻은 지식과 사유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더 나아가 일상에서 자유에 대해 생각하고 실천 할 수 있는 기록학적 방법론까지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다.

보통 책을 읽으면, 읽는 동안 인사이트라 불리는 깨달음이나 배움은 누구라도 얻는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삶에 녹여낼 수 있을지까지 고민하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삶에 녹여내기는 커녕 금세 책에서 깨달은 것들을 까먹어 버린다. 그럴 때 잊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기록이다.
메모장으로, SNS으로 읽었던 책의 내용과 생각을 기록하면 기록하면서 내용을 다시한번 정리할 수 있고 그로인해 좀 더 잘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나도 여기까지는 해왔었다.
하지만 그 이후, 얻은 것을 삶에 녹여내는 것은 쉽지않았다.
아니 하지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일상에 변화를 준다라는 것이 쉽지 않아보였다. 귀찮기도 했고.
하지만 <철학, 자유에 이르는 길>은 저자가 이론과 개념 해설에 그치지 않고, 독자가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며 자유를 회복하도록 각 장마다 ‘실천적 성찰’이라는 기록학적 접근법을 워크북으로 첨부해 두어서, 나의 일상과 행동에 대해 돌이켜보고 계획하고 지켜나가고 의미를 찾으며 나의 의지로 살아가는 자유로운 하루하루들을 내 두눈으로 손으로 볼 수 있게 한다.

책을 읽고 난 뒤 남기는 기록뿐 아니라, 읽은 분량에서 하고자 하는 것을 실천할 수 있는 기록을 그날그날 남기는 것. 낯선 시간이었지만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마침 이 책을 읽은 동안 10km 달리기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어서 워크북에 달리기에 대한 내용이 많이담겼다.
처음에는 어릴적 숙제와 다름없던 일기를 쓰는 것처럼 쓸 내용이 별로없고 빈칸이 너무 넓어보였지만 어느정도 익숙해지고 나니 빈칸을 꽉꽉 채울 수 있었다. 계획하는 것과 행하고 나서 후기를 기록하는 것이 하나의 주제에 동시에 담겨 있어서 누구의 간섭없이 내가 선택한 행동(자유1)에 대해 자유롭게 계획하고(자유2) 시간이 지나고 나서 반성하고 성찰하고 고쳐나가는 것(자유3)모든 순간이 자유로웠다.

누군가를 배려하고, 어른이니까 참아야지라는 생각으로 스스로에게 자유를 허락하지 않았던 수많은 어른들에게 해방과 행복을 허락하고, 다시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산소 같은 책이다.
자유로운 개인은 이기적인 존재가 아니라 따뜻한 연대 속에서 완성되며, ‘이타적 개인주의’라는 올바른 모습으로 나아간다는 가르침도 평생을 통해 실천하고 싶다.

내가 자유로워지는 것이 주변의 모두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꺼이 자유롭고 행복해지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를 짓다 - 건축가와 건축주가 함께 쌓아올린 삶과 공간의 드라마
윤주연 지음 / 헤이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만의 집을 갖겠다는 꿈은 어릴 적 ‘짱구는 못말려’에 나오는 짱구네 가족의 이층집을 보면서 가졌더랬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결국 돈이지)로 인해 오밀조밀 발걸음 하나도 편안하게 걷기 쉽지않은 닭장같은 아파트에 끼여 살아간다.
심지어 내 집이 아니고 은행 집일수도(높은확률로)
이런 것들을 차치 하고서라도 단독주택을 하나 지으려면 수채화 그리듯 슥 그리면 집이 되는 것이 아니니, 실현가능한 도면에 시공사, 각종 행정절차와 승인, 시공 시 감리 등등 수많은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 우리가 직접 할 수 없는 일들 말이다.

그럴 때 필수적으로 만나야 되는 사람이 바로 건축가, 건축사이다. 한계라고는 캔버스의 사이즈 정도 밖에 없는 예술 비슷하게 건축을 생각했다가는 낭패다. 디자인의 실현 가능성이라던지, 현 디자인의 문제점, 용적률, 각종 건축 행정절차, 승인 등등 일반인이 혼자 진행하기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위에 나열한 이 수많은 일을 처리(?)해주는 사람이 바로 건축사이다. 그래서 어떤 건축사는 만나느냐에 따라 머리에만 존재하던 꿈꾸던 집이 얼마만큼 현실화 되는지를 결정한다.

#우주를짓다 (#헤이북스 출판)을 쓴 #윤주연 교수도 이런 건축사로 한해에 두채 정도의 단독주택을 꾸준히 지었던 경험이 있는 현 교수로, 해외에서 유명 건축사무소에서 큰 프로젝트를 맡아서 일을 하다 지인의 집을 짓게 되면서 부터 주택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꾸준히 단독주택을 지어오면서 건축주들의 애환을 많이 지켜봐왔을 것이고, 실질적인 절차를 진행해왔던 건축사 입장에서 기억에 남는 건축주와 작품(주택)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직접 설계했던 집들을 멋진 사진들로 소개하며, 자신만의 주택을 언젠가 갖겠다는 꿈을 가진 예비 건축주들에게 집 한채를 짓기위해 어떤 선택과 과정들을 거쳐야 하는지 알려주는 일종의 주택 건설 시뮬레이션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그와 동시에 남향의 햇살, 서향의 경치, 야외 반신욕탕, 벗고 다녀도 될만큼 사생활이 보장되는 집,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있는 집,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집 등 건축주들의 로망에 대해서도 어떤 것들을 점검하고 어떤식으로 현실화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건축도 하나의 예술로 포함되는 분야이다 보니 글을 읽으며 사진과 함께 보고 있으면 당장 나도 집이 짓고 싶어진다.
전세금을 뺄까, 집을 팔까, 대출을 땡겨볼까 오만 생각이 다 들고 나의 로망이 한아름 실현된 집에서 발가벗고 당당하게 돌아다니고 있는 행복한 나의 모습과 그 옆에서 한심하게 나를 쳐다보며 햇살을 쬐고 있는 반려묘 까지 그려진다.

아마 이것이 이 책이 가진 유일한 단점이지 않을까 싶다.
단독주택에 대한 ‘뽐뿌’가 온다는 것.
아 하나 더있네. 내 주머니 사정을 다시한번 객관적으로 깨닫게 해준다는 것🙈

하지만 미쳐 생각해보지 못했던 나만의 장소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 뿐만 아니라 나의 취향을 발견하면서 익숙하지 않았던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준다.
내가 원하는 집의 스타일,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지, 내가 원하는 가정의 모습, 삶의 가치관, 꿈꾸는 미래에 관한 것들이 머릿속에서 명쾌해지고 나아가 그것들을 기록하고 남기는 행동들이 미래의 내 공간은 물론, 지금의 내가 머물러야 할 곳도 바꾸는 힘이 된다.
그렇게 나를 알고 그것에 맞게, 그것을 위해 움직이는 인생이라면 분명 이전의 삶보다 나을 삶일 것이다.
그렇게 더 나은 내가 된다.
좀 더 멋지고 편안하고 안락한 나만의 집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날, 말 많은 로봇이 집에 왔는데 - AI가 사람을 돌보는 시대, 노인 돌봄의 미래
AI와 돌봄을 잇는 연구회 지음 / 헤이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AI가 나타났다는 현실은 인간의 존엄성 및 생존에 대한 걱정을 안겨다주었고 AI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AI가 가져올 미래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이지만, 이미 우리 삶에 AI는 깊게 들어와 함께 숨 쉬고있다.
그러한 AI와 함께하는 미래의 긍정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책이 바로 #어느날말많은로봇이집에왔는데 (#AI와돌봄을잇는연구회 / #헤이북스 ​출판)이다.
혼자 사는 노인인구 200만명 시대. 그 뿐만이 아니라 출산율저하, 결혼 및 첫출산 나이 상승으로 인해 단일 가구의 비율이 너무나 높다. ‘인간’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사회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어야만 살아갈 수 있음에도, 모든 사회적 관계의 시작인 가족이라는 관계의 부재로 인해 고립되어 버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심지어 노인층은 자녀는 독립하고, 반려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나이들어 불편한 몸으로 인해 외출도 줄어들고 하루에 한마디도 하지 않는 날들도 생긴다.

고독사라는 것이 이제는 더이상 억측이 아닌 심각한 사회문제인 지금, 그런 노인층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과 대화, 세상과 연결되어있다는 소속감 아닐까.

그래서 이 책에서는 AI기술이 탑재된 ‘효돌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있다. 개발자, 사용자, 사용자의 가족, 복지사의 입장에서 AI기술이 소외된 사람들에게 어떤 매일을 가져다 주었는지 들려준다. 처음에는 조잘조잘 혼자 시끄럽게 말이 너무 많은 효돌이에 부정적이었지만 상대에 맞게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등 으로 부르며 밥 챙겨먹어라, 약 챙겨먹어라, 산책가자 같은 챙김은 물론 좋아하는 노래들도 틀어주는 효돌이를 점점 살아있는 대상으로 여기며 손주처럼, 반려견처럼 여기며 집에 온기와 웃음, 대화가 발생한다. 한마디도 하지 않을 때도 있던 하루에 대화와 웃음이 피어나니 우울감도 사라지고 죽을 날만 기다리던 삶이 능동적으로 바뀐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감정적인 도움은 물론, 식사시간과 수면시간, 야외 활동시간까지 챙겨주면서 혼자살면 귀찮다는 이유로 무너지는 생활패턴을 일정하게 유지해주어서 육체적인 건강, 인간다운 삶까지도 도와준다.

이런 이야기들을 빽빽하게 적혀져있는 검은 글씨로 볼 때는 의아했는데, 실제 사용자들의 사진과 인터뷰로 보니 실제로 효과가 있구나 싶었다. 실제로 세상을 더 쉽고 편리하게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만들어지고 일상으로 유입된 기술들이 노령인구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되어버린 것을 많이 보았다. 키오스크 라던가, 인터넷으로만 병원 예약이 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효돌이는 대화라는 직관적인 방식으로 사용자의 편의를 봐주고 있어 효과가 있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효돌이와 사용자 사이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빠른 피드백 뿐만 아니라 사용 빈도가 떨어지면 사람이 전화를 걸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도 해준다.

단순한 말동무가 아닌 혼자는 이용하기 어려운 드넓은 세상과 연결해주는 첫단추 같은 역할을 해주고있다.
물론 유료화가 되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지, 음성인식과 같은 기술적 문제들도 남아있지만 다가올 걱정거리가 많은 미래사회에 대한 긍정적인 희망의 빛을 보여주는 것만은 분명하다. 앞으로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수발이 가능한 로봇도 출시된다면 어릴 적 상상만 하던 그런 미래가 현실이 될 것이다. 기술이 인간 사회가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탄이자, 기술과 이용자 사이에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어린 친절이 필요하다는 현 인류가 걱정하고 있는 기술이 인간을 추월하는 미래사회에 대한 해결책또한 보여주었다.

다가올 최첨단의 미래가 마냥 두렵지만은 않아졌다.
괜히 마음이 따뜻해지고 밝은 미래가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돌보는 철학
문성훈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어릴적에 이노래를 참 신나게 부르면서 집 앞 골목을 걸어다녔었다. 골목대장이 되는 느낌이랄까? 떡잎유치원 친구들처럼 친구들 주루룩 줄지어 같이 부르는 재미가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어느순간 왜 그럴 때 있지않나. 나이가 들면(아저씨 특)밥을~ 먹어~ 볼까~나~ 처럼 일상의 대사(?)에 리듬을 붙이는. 딱 그런 바이브로 천방지축 어리둥절을 나도 모르게 불렀었는데 너무 구슬프게 들리더라.
어느순간 삶에서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내 하루가 즐겁지 않게 느껴졌다. 어느순간 길을 잃은 느낌이었다.
더 놀라웠던 것은 길을 잃고 어리둥절 하고 있다는 것을 그 순간까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가장 소중한 나를 잊고 있었다.
살아가다보면 ‘나’를 뒤로 밀어내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학업을 이루기 위해, 취업을 위해, 부모님을 위해, 친구를 위해, 연인을 위해, 새로운 가정을 위해, 아이를 위해, 미래를 위해 등든 수많은 순간들이 지금 이 순간은 ‘나’보다 이게 더 중요하다라는 생각을 하도록 종용하고 결국엔 그것들이 너무나도 익숙하고 당연해져 나를 뒤로 밀어내고 있다는 것 조차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나를 돌보지 않는 삶을 살게되는 것이다.

회광반조. 마지막의 순간에 일순간 돌아오는 또렷한 눈빛처럼 흐린 눈으로 살아가던 우리에게도 어느순간 불현듯 현재의 순간이 잘못되었다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인데 왜 스스로를 방치해 두고있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것을 내 몸이, 내 정신이 알려주는 것이다.
그럴 때 조금씩 나를 위해, 나를 돌봐주는 노력을(노력해야 한다는 점이 슬프지만)시작해야하지만 보통 또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경우들도 많다. 정작 자신을 어떻게 돌보아야 하는지도 모른채 말이다.
그런 순간 내 책장에 #나를돌보는철학 (#문성훈 씀 #을유문화사 출판)이 꽂혀있다면 아주 나이스한 기회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철학이라는 학문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소크라테스의 삶을 주도하는(주도하여야겠지)자신의 상태에 따라 삶의 세세한 방식도 변하니 자신을 더 나은 상태로 만드는 자기 돌봄을 철학의 역할이다라는 것부터 ‘자기 돌봄’이라는 용어의 창시자 미셸 푸코(잘사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등 외부가 아닌 내 안의 소리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누군가의 힘듦을 들어주고 응원해주는 것은 미덕으로 삼으면서 스스로가 힘들고 지치는 것을 인정하고, 티내거나 알아주길 바라는 것은 나약한 것이라고 가스라이팅 같은 사회화를 거치면서 일정한 주파수를 걸러내는 노이즈캔슬링 기술처럼 내 내면의 목소리만 걸러내 버린다. 이내 못들은 척 하고 세상으로 눈을 돌린다. 세상이 평온하다고 그 세상에 서있는 나도 무조건 평온한 것은 아니다. 나를 돌보지 않으면 조금씩 금이 가고 내부가 깨지고 그러다 결국 무너져 버리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삭막한 세상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하지만 그전에 마음을 읽고, 보수하는 것이 먼저다. 나 자신의 마음이 건강하고 아프지 않아야 앞으로 내딛어볼 의지와 용기가 생기고, 그렇게 힘차게 건강하게 걸어가는 나 자신이 좋아지고, 비로소 나 아닌 누군가를 온 마음다해 진심으로 응원하고 좋아할 수 있는 것이다.

나보다 더 너를 사랑해. 라는 말에 진심을 담으려면 무엇보다 나 스스로를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니 나를 돌보고 치유하는 것은 결국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오스카 와일드, 하이데거, 에피쿠로스 나를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가는 삶을 내가 원하고 있는지 이 책을 읽어보면 자연스럽게 보일 것이다.

길을 잃어버렸다는 느낌.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적어도 한번은 느낀다. 그 이후에 사라진다기 보다는 내 무의식이 진정 원하는 삶이라는 ‘길’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놓친 이들에게도 이 책이 그런 기회가 되어 줄 것으다.
어느 누구의 사견하나 없이 오롯하게 나 혼자 결정하는 내가 원하는 진짜 나의 삶.
스스로를 돌보고, 돌아보고, 굽어보는 행복한 순간이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