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와 이빨 - 위로와 희망을 나누는 메시지
윤효간 지음 / 멘토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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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와 이빨을 읽어서 윤효간씨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책이 나왔는가 싶어

받아보았는데 작년에 읽어서 그런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한 것 같다.

그래도 양장본으로 바뀌고 따끈따끈한 저자의 사인이 있는 책이라 다시 읽을 의욕을

충만하게 하는 책이었다. 더 커지고 매끈해진 책을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읽으려고

노력했고 그래도 예전의 기억이 남아서 술렁술렁 읽어내려갔다.

 

피아노를 못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피아노하면 내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제대로 된 혹은 화려한 정장풍의 옷을 입고 역시 제대로 된 옷을 차려입은 관객속에서

우아하게 치는 모습이다. 그런데 그렇게 다 제대로 갖춰서 피아노를 감상하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이 않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발상이 독특하다. 관객이 피아노 공연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공연자가 관객을 찾아서 어디에서든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이다. 책 제목의 '피아노와

이빨'은 실제 그의 피아노 공연의 이름이기도 하다. 왜 이빨이 들어가나 했더니 음악과

이야기가 있는 공연이라 그런 것 같다.

 

피아노가 있는 곳에 가는 일보다 피아노가 없는 곳에 피아노를 들고 가는 일이 더 많다는

그의 공연도 벌써 1000회를 넘었으며 피아노 소리는 국경을 따지지 않기에 피아노와

이빨 공연의 세계 투어를 하고 있다고 한다. 긴 말을 하지 않아도 음악은 마음을 어루

만지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나의 끝없는 하소연을 끝까지 진지하게 들어주는

친구처럼 그의 공연은 피아노 선율로 사람들의 마음을 토닥여주었으며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는 재미있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마술사 같다. 기회가 된다면 그의

관객을 찾아가는 피아노 연주를 듣고 싶다. 그리고 너무 준비하지 않아도 충분히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이 책이 고맙다. 다음에는 음악을 들을 때 긴장빼고 음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그 중에서 '윤효간 스타일'이라는 꼭지가 와 닿았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맞이하게

된다는 터닝포인트 나는 아직 그 결정적인 순간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만나게 되면 주저없이

행동에 옮길 수 있을까 싶다. 저자는 행복을 타인과 나누는 삶을 인생의 전환점에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선택했지만 나같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분명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선뜩 할 여건도 마음도 생기지 않는 현실에 살짝 괴리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너무 복잡하게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문득문득 생각난 순간만이라도 조금이라도

나누면 되지 않을까 싶다. 다시 읽었지만 여전히 의욕을 불러 일으켜 주는 괜찮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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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몸으로 말한다 - 마음을 읽는 몸짓의 비밀
제임스 보그 지음, 전소영 옮김 / 지식갤러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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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전에 언니와 구두를 신으면 발이 얼마나 망가지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평소 굽있는 구두를 즐겨신는 언니의 발은 난민의 발이 따로 없었다. 언니는 자기 발을

보이면서 구두를 신다보니 이렇게 되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난 언니의 발을

바라보다가 무심코 내 발을 바라보고 '난 평소에 구두를 잘 신지 않아서 저렇게 되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혼자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순간, 언니가 말했다. "너 지금 너는 구두 잘 안신고 다녀서 너 발은 이렇게

안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라고 순간 깜짝 놀랐다. 언니는 어떻게 내 마음을 그렇게

정확히 알고 있을까? 놀라면서 언니한테 물었다. 어떻게 알았느냐고 말이다. 그러자

언니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너 표정이 다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맞다 언니는 이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다. 얼마전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옆에 앉은 남자친구에게 누구를

살짝 가리키며 뭐라고 말하고 있는데 언니가 나를 보고 험담하지 말라고 했다.

그랬다 나는 험담을 하고 있었다. 정.말.로.

 

'아~ 그랬구나 나도 모르게 내 생각을 표정과 몸짓으로 말하고 있었구나 그래서

친구들은 내가 말을 안해도 배가 고픈지 언짢은지 기분이 좋은지 귀신같이 알고 있었구나'

하고 순간 시원한 깨달음이 지나갔다. 그런데 잠깐, 그럼 내 생각이 다 읽힌다는 거?

어떻게 생각하면 불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몸으로 말한다'라는 제목답게 이 책은 몸짓에 담긴 심리적 이면을 파헤치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내 생각을 숨기기 위해 작위적으로 몸짓을 하려고 이 책을 읽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상대방이 무의식적으로 흘리는 몸짓으로 그들의 심리를 파악하여

센스있게 행동하는 것이 이 책이 목적인 듯 싶다.

 

말은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몸짓은 어지간하면 그렇게 하긴 힘들다. 자기가 생각하기도

전에 반사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쩌면 몸짓이 말보다 더 진실한 언어일지도

모른다. 책을 보니 몸짓이 주는 신호는 참 다양하고 많았다. 앞으로는 상대방의 몸짓으로

언니가 나의 생각을 꿰뚫어보았듯이 나도 관심있게 바라보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그러다보면 은근 생각이 잘 읽히는 나이 단점도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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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자집 2012-06-08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봤습니다.^^
 
무명화가들의 반란, 민화 정병모 교수의 민화읽기 1
정병모 지음 / 다할미디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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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 싸구려 그림’이란 등식에 별다른 이의가 없다면? 그렇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도 없고

양심에 가책을 느낄 필요도 없다. 당신은 그저 민화의 매력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민화에는 우리가 막연히 생각한 것 이상으로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매력적인 도발의

세계가 숨어있다. 철저하게 ‘서민의 서민에 의한 서민을 위한 그림’이라는 구호아래 민화는

서민의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쌍곡선의 중심에 위치하여 때로는 양반의 모습을 흉내 내 가난

속에도 소박한 낭만을 꿈꿔보기도 하고 때로는 권력을 빙자하여 서민들에게 폭정을 자행하는

탐관오리에 당당하게 대항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톡톡히 하여 서민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기도 했다.

 

닮고 싶은 마음과 가슴에 사무치도록 미운 마음이 교차하는 양반들의 기득권에 슬그머니 발을

얹어보기도 했다가도 과감하게 그들의 전형적인 양식에서 벗어나 화폭에서나마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 발칙한 자유를 꿈꾸던 서민들의 은근한 하극상이 펼쳐지곤 했던 민화는 알면 알수록

은밀하고도 통쾌한 비밀코드가 곳곳에 숨어있다. 미국 민간미술(Folk Art) 연구가 베트릭스

럼포드(Beatrix T. Rumford)는 우리의 민화를 일컬어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예술”이라고

한 바 있다. ‘평범’이라는 가면에 가려진 ‘비범’한 예술의 세계가 민화 속에서 우리를 향해 손짓하고

있다. 이미 평범은 익히 알고 있으나 숨겨진 비범의 세계로의 도약은 어려울까? 그렇지 않다.

민화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십여 년이 넘는 시간동안 꿈속에서조차 민화를 찾아다닐 정도로

민화에 푹 빠졌던 저자가 차려놓은 밥상에 그저 숟가락 하나만 놓으면 된다.

 

서민들의 생활과 이상이 숨 쉬는 민화를 따라 그곳에 숨겨진 코드를 쫓아가 보면 책이나 벼루, 먹,

붓, 붓꽂이 따위의 문방구류를 그린 그림인 책거리에서 언뜻 떠오르는 학문에 대한 애착 너머로

꺼진 촛불을 배경으로 주위에 여인의 생활용구와 선비의 문방사우가 어지러이 만나고 있는 에로틱한

책거리도 등장하고, 기존의 무시무시한 호랑이가 사팔뜨기 호랑이, 발톱이 솜방망이처럼 거세된

호랑이 등 다양하게 희화화되어 어수룩하고 얼빠진 모습으로 그려지는 등 사회의 굴레에 얽매이지

않는 풍요롭고 다채로운 상상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민화는 수준이 낮다는 편견을 깨면, 그 속에

보석처럼 박혀있는 민화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의 뒤안길에 파묻혀 있는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눈길에 목말라하는 무명화가들의 반란이 증표처럼 새겨진 민화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더 늦기 전에 이 책으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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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Sex & Sensibility
한승억 지음 / Socks Puppets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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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연인관계는 용기 있는 남자가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씩씩하게 다가가서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그 남자에 대한 여자의 호감이 그녀의 표정과 분위기로 은근히 나타나고, 그것을 눈치 챈 남자가 용기를 갖고 그녀에게 접근함으로써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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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sex & sensibility...

제목부터 원초적이고 만23세 미만의 독자에게 판매 및 구독을 금지한다는 이 책.

그리고 여자에 관한 책인듯하나 저자는 남자...

처음에는 그냥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같은 공공시설에서는 절대 볼 수 없을 것 같은 이 책은

포토에세이 형식으로 중간중간에 글과 함께 그림과 사진이 실려있다.

그러나 흑백사진이라 그런지 잘 안보여서 무엇을 찍은지 도통  알 수 없는 사진이  종종 있다.

어쩌면 의도적인 컨셉일지도 모르겠다.

성에 관해선 알듯모를듯 한것이 왠지  미지의 영역 같으니까...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남자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여자의 입장에서 세세하고 담담하게 글이 이어진다.

너무 적나라한 섹스에 대한 문구가 많아서 읽는 사람은 그렇게 마음이 편치 않은데도

저자는 그저 담백하게 서술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금기시된 성을 마치 고전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드는 군살없는 담담한 말투라

읽다보니 처음에는 혼자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했지만 나중엔 나도 침착하게 밑줄을 그으며 읽고 있었다. -_-;

 

이 책은 생활의 대부분을 성적인 면으로 연결지어 바라보고 있다.

남녀의 활력과 자신감은 성적 만족에서 오고, 성적만족은 자잘한 스트레스를 날려주며,

성생활에 만족하는 남녀는 그만큼 건강한 사회생활을 구현하면서 살 수 있다고 한다.

 

어떻게 오르가슴을 느끼는가에 대한 방법에 대한 논의에서 부터

여성이 어떤 남성을 만나야 하는지 또 어떤 부류의 남성을 피해야 하는지,

남녀관계를 어떠한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

제법 은밀한 이야기를 마치 수학공식을 풀 듯 자세하게 말하고 있다.

 

성욕도 원초적인 본능중의 하나니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서로가 서로의 치부를 보여야만 가능한 것이 섹스이고 그렇기 때문에 섹스는 유치하고 천박한 짓이어서

그에 맞게 가볍고 천박하게 섹스를 누려보라는 저자의 권유는 제법 당돌하나 묘한 울림이 있다.

 

그러나 보통 사람의 생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저자가 너무 멀리 나간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문구도 있었다.

홀수사랑 즉, 세 명이 한데 어우러져 즐기는 섹스를 중년의 연인에게 삶의 활력을 주는 촉매제라고 말하는 부분이나,

상대적으로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 느껴지는 30대의 여성들에게 세 번의 만남후, 상대가 마음에 들면 두 번의 잠자리를 갖고, 그것마저 괜찮으면 3의 배수로 사귀는 것을  말하는 3-2-3 방법 권하는 부분에서는

사람을 마치 발정난 동물같이 생각하는 저자의 태도에 불쾌한 마음마저 들었다.

더욱이 사람의 마음은 가둘순 없다며 기혼한 남녀가 바람을 피우는 것도 도의적인 의문을 거론할 것은 못된다고 말한 부분에서

저자가 과연 이런 일을 당해보고 하는 말인가, 저자는 정말 이러한 물음에 이렇게 쿨하게  대답할 수 있을지 회의가 들었다.

 

하지만 세상엔 다양성이 존재하고

시간이 흐르면 안목이 바뀌듯 어쩌면 저자의 독특한 안목은 나중에는 일반적인 정서로 자리잡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배부르게 욕먹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이라는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양지로 끌어낸 저자의 용기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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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s 2010-04-18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 저자입니다.
진지하고 솔직한 서평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