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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천 년을 사는 아이들
토르비에른 외벨란 아문센 지음, 손화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우선 작가의 어마어마한 배경지식에 박수를 보낸다.
과학 기술뿐 만 아니라 인문학을 비롯 다양한 분야에 상당히 깊이 있는 배경지식을 가지지 않고는
이런 내용들을 쓸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사실 쉽게 읽히지 않는다 ^^;;
그래서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천천히 읽어야 하고 집중해서 봐야 한다.^^;;
사실 읽을 때는 살짝 짜증도 났으나 읽고 난 후의 마음은 왠지 뿌듯하기도 하고 또 확실히 선명히 기억할 수 있다.
또, 다 읽었음에도 많은 의문이 생겼다.
해결되지 않은 사건들, 풀리지 않은 의문들.
뭔가 끝나지 않은 듯한 느낌으로 끝난 것이 영 개운치 않았는데
찾아보니 시리즈라한다 ㅡㅡ;;
세 편 중 이제 겨우 첫 번째 책을 난 읽은 것이다. 어쩐지 너무 개운한 맛이 없더라니....
14살이면 죽음을 맞이하고 다시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아이들.
환생을 통해 몇 천 년을 계속 살고 있는 선택(?)받은 아이들.
자신의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14살생일이 되기 전 죽음을 차분히 준비하고
또 갓난 아기로 태어나 다시 또 다른 삶을 이어가는 이 아이들 중에
14번째 생일을 맞이 하게 되는 아이가 생겼다. 그 아이는 바로 아르투르.
분명히 죽었어야 하는데 아직 살아있는 것이 믿기지 않고 이런 상황이 매우 당황스러운 아르투르는
일단 가족들과 함께 14살의 생일 하루를 보낸다.
이건 분명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럴 리가 없는데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 아루트르.
또 한편으로 환생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무시무시한 결심을 하고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는 파올로.
이제 그만 진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그는 자신이 영원히 죽기 위해 최악의 방법을 선택한다.
자신의 죽음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니까...그만큼 그에게 완전한 죽음은 숙원이니까...
그는 그저 자신의 가설을 이론으로 완성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수학과 과학을 총 동원하여 그저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여 이론을 만들고 싶었을 뿐인데
뭔가 이상하다. 전혀 잘못된 부분이 없는데 결과가 너무 황당하다. 그럴 리가 없는데....
지구상에 인간이 421명 뿐이라니....어떻게 이런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것이 시작이었다.
이 작은 시작으로 인해 너새니얼은 어마어마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심지어는 그 한 가운데에 아주 중요한 인물이 되고 만다. 이게 뭘까? 이게 아니었는데....
이렇게 두 가지의 사건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커다란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데....
인류의 파멸을 원하는 파올로, 인류의 파멸을 막으려는 아르투르
그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게 되는 너새니얼
그리고 아르투르의 조력자 레이븐.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개성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의 캐릭터를 이해시키기 위한 설명들이 조금은 길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약간은 지루하고 어려웠던 각각의 인물들과 사건들의 설명이 마무리 되면 속도감은 확실히 빨라진다.
그리고 앞의 시간들을 잘 읽었기에 뒷부분 빠르게 전개되는 사건들에 더욱 빠질 수 있는 것도 확실하다.
지금 현재도 고민하고 있는 문제 들에 대한 이야기도 아주 흥미로웠다.
과학 기술이 발전이 과연 인류에 이로움만을 주는 것인지 그 과학 기술의 발달이 오히려 인간들을 서로 적대시 하고
전쟁의 소용돌이에 몰아 넣는 것은 아닌지
그렇기에 사람들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더욱더 잔인한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또 권력을 향한 인간의 의지, 환생을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되며 했었던 인간 본질에 대한 고민,그에 따르는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영장류로서의 인간의 역할,과학 보다는 인간의 정신 세계인 믿음과
희망에 대한 긍정적 생각을 갖는 것 등
인간으로서 한번쯤은 고민해 볼 법한 이야기들이 주인공들의 상황과 맞물려 등장하면서 나 역시도 '인간' 자체에 대한 고민을 오랜만에 해 볼 수 있었다.
환생을 변신이라 표현한 것이 아주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죽었다 살아나지만 결국 이전의 삶이 아닌 전혀 다른 삶으로 변화하여 또 살아가는 거니
변신 이라는 표현이 참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이야기 옆에 다른 이야기가 또 계속 이어진다.
로마숫자로 표기되어 별도의 챕터로 독립적으로 또 하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금 짐작으로는 아마도 파올로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한 권 안에 따로 또 같이 이어져 나가는 이야기가 흥미를 더한다.
뭔가 연결고리를 찾으려고 더 골몰히 읽게 되기 때문이다.
작가는 그 이야기는 따로 읽어도 좋고 아예 안 읽어도 좋다고 대놓고 얘기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그 이야기를 읽음으로써 아르투르의 이야기가 더 잘 이해되고 집중도도 높아진다.
소설을 읽으면서 꽤 오랜 시간 붙잡고 있었던 것도 아주 오랜만이고
극으로 치닫는 절정 없이 조금은 잔잔하게 이어지는 이야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잔잔하게 계속 생각이 난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가 계속 궁금하다.
그렇기 때문에 뒤이어 나오는 두 편의 책들도 꼭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아르투르는 어떻게 될까? 파올로는 어떻게 될까?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
끝났어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 변신....
그 뒷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