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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쿠키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51
조리 존 지음, 피트 오즈월드 그림, 김경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24년 9월
평점 :
책 이미지로는 똑 부러지는 쿠키의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았지만 쿠키가 사람 마음을 감동시켰다. 심적으로 방황하는 나에게 꼭 맞는 그림책이라 생각한다. 똑똑하지 않은 쿠키가 똑똑한 쿠키로 성장해 나가는 스토리, 아이들의 그림책에서 인간의 삶을 배우고 나의 삶을 돌아본다.
쿠키는 원래 똑똑한 쿠키였는지 모른다. 그 똑똑함이 무엇인지에 대해 찾는 데 시간이 걸릴 것뿐이다. 생각의 차이가 있듯이 무엇이든 차이가 생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나'를 찾고 똑똑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릴 때는 분명히 교실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모르겠어,
도무지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그럴 때는 나 혼자 책상 뗏목을 타고서
끝없이 넓은 바다를 외롭게 떠다니는 기분이었지."
학교나 사회생활하면서 한 번씩은 느껴봤을 감정이다. 일할 때 나는 누구, 여긴 어디라며 혼잣말할 때도 많았다. 크기의 차이만 있을 뿐 이지 어른과 아이들의 세상은 닮아 있다.
"여러분! 오늘은 집에 가서 나를 잘 드러낼 수 있는 걸 만들어 오세요."
어른이 된 지금도 이 숙제는 너무 어렵다. 어른이 된 시점에도 이 숙제는 너무 어렵게 느껴지고 무겁게 생각하게 된다.
"신나서 가슴이 쿵쾅거렸거든.
드디어 뭔가를 이루어 냈구나 싶었어."
언제 가슴이 쿵쾅 거렸고 뭔가를 이루어 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신나서 쿵쾅거리는 느낌과 뭔가 이루어냈을 때의 감동을 느껴보고 싶다.
만약 나에게 내일까지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걸 만들어오라고 한다면 무엇을 만들어 가야 할까,
무엇이 나를 잘 드러낼 수 있는 것일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림책에서처럼 속이 울렁울렁, 머리가 어질어질해진다.
지금 <똑똑한 쿠키> 그림책을 같이 본 이웃님들에게 '내일까지 해야 할 숙제 드릴게요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걸 만들어오세요'라고 한다면 어떤 걸 만들어 올지 궁금하다.
지금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것은 블로그, 나의 블로그의 글, 책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거 말고는 지금 생각나는 것이 없다. 만약 내가 독서, 책을 읽지 않았다면 블로그도 없었을 것이다. 블로그 말고는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게 없나, 나는 그동안 무엇을 하며 살았던 걸까,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어떤 것을 고민하고 앞으로 나가야 할지에 방향을 제시해 준 기분이 들었다. 꾸준하게 독서가, 애서가, 책 산책 가로 활동하며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것을 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