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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Psychology : 직장인 마음을 읽다
이수형 지음 / 북퀘이크 / 2019년 9월
평점 :
부드러운 색상의 표지를 접하는 순간 이미 따뜻한 위로의 느낌이 들었다. 아름답게 미소 짓고 있는 저자의 사진과 함께 옆에 있는 글귀가 마음을 붙잡는다. "직장인들의 고민, 심리학으로 답하다." 나는 지금은 직장을 떠났지만, 한때는 가정보다 더 오랜 시간을 보냈던 곳이 바로 직장이었다. 과연 내가 겪었던 고민들도 이 책에 담겨있을까 궁금했다.
책의 초반부에는 미술심리를 비롯하여 심리학 이론에 대한 얘기를 다루고 있었다. 자칫 딱딱한 얘기가 될 수 있는 내용인데, 여기에서도 마크 로스코의 그림을 비롯하여 여러 사례를 들어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특히 방어기제나 직장인의 스트레스 요인을 다룬 부분은 평소에도 미디어나 뉴스 등에서도 자주 접했지만, 체계적으로 다시 정리하는 느낌이었다.
이후 이 책의 본편이라 할 수 있는 <직장인 미술이야기>에서는 최고경영자에서 사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급의 직장인이 그린 그림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림만 볼 때에는 뭐가 문제일까 궁금했던 내용들이 저자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보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뿐만 아니라 이 시대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청년창업가, 감정노동자, 워킹맘의 사례는 가슴 한 편이 아릿해지는 느낌도 있었다. 원가족을 다루는 그림도 있었는데, 왠지 나의 경험과도 맞닿은 듯한 느낌이었다.
후반부에서는 문제 해결과 성찰을 통해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안내받았다. 수많은 직장인들을 상담하며 쌓아온 저자의 내공을 알 수 있었다. 몇 가지는 내가 이미 해오던 방법들도 있어서 더욱 반가운 기분이었다. 마지막에 에필로그 같은 저자의 마지막 말을 좀 들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이미 책의 전반에 걸쳐 따뜻한 위로의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괜한 나의 사족 같은 바람일 수도 있겠다.
평소 심리학에 관심이 좀 있어서 MBTI나 에니어그램과 같은 심리검사를 많이 접해 보는데, 미술심리는 언어의 편견에서 오는 윤리적 저항이나 강요된 역할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서 더욱 관심이 높았다. 그러던 차에 다양한 사례와 함께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사람들의 심리를 볼 수 있어서 정말 유익하고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떠한 그림을 그릴까 함께 상상해 보기도 했는데, 역시나 해석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숨겨진 직장인들의 힘든 마음을 끌어낼 수 있는 미술심리는 참으로 매력적인 도구임에 틀림없다. 그러한 깨달음의 세계로 이끌어 준 저자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의 마음을 전한다. 기회가 된다면 나도 꼭 상담을 받아보고 싶다.
이 책은 하루의 일과를 작은 책상 위의 사물들과 나의 엉덩이만 겨우 붙일 수 있는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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