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의 선물
성기모 지음 / 마이웨이북스 / 2023년 12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화책을 읽어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자기 계발 도서나 일과 돈에 관한 책만 읽어왔다. 그런데,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접하게 됐다. 그저 멀리멀리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 낸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읽기 시작했다. 비행기 조종사라는 다소 특이한 직업을 가진 이가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썼다는 것도 무척 생경하게 느껴졌다. 글쓰기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을 가진 그가 책을 쓴 이유는 뭘까? 어린 오로라와의 대화를 보면서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누구도 없는 광활한 하늘 위를 날아가는 외로움을 달래는 길은 오로지 자신과의 대화였음을. 책에서는 오로라가 등장하지만 그는 다름 아닌 나 자신일 수도 있었다. 비록 나는 비행을 해보지 못했지만, 우리의 삶도 비행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하늘처럼 나의 눈앞에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고, 어린 오로라가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이 그 어느 누구와도 똑같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책의 말미에 주인공 혜성은 오로라를 찾아 아이슬란드로 떠난다. 이제는 어른이 되었을 어린 오로라를 만나기 위해 떠난 길이었지만, 지금 내 안에 있는 어린 오로라를 향해 떠나는 길이 아니었을까. 어른이 되었음에도 동화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진정한 나 자신을 찾는 여정이 아닐까. 많은 어른들이 이 책을 통해 잊고 있던 어린 오로라를 만났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서울로 오는 길에 만나는 3시간의 석양을 꼭 보고 싶다. 어린 왕자도 의자를 뒤로 옮겨가며 즐겼던 그 아름다운 석양이기에.


어린 오로라야! 너는 내게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알려줬어!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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