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 - 미술관에서 명화를 보고 떠올린 와인 맛보기 Collect 14
정희태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 근처 편의점이 주류전문매장이란 타이틀과 함께 꽤 넓은 면적을 다양한 술, 특히 와인 위주로 마트 와인코너같이 꾸며놓았다. 술은 달달한 복분자주를 최고로 치는 비전문가기에 와인도 처음에는 달달한 와인들만 마셨었다. 또 그런 와인들은 대체로 저렴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와인을 많이 마실수록 와인을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갈수록 모르는 것들만 늘어났다. 포도 품종이나 와인 산지들에 대한 정보는 당최 머릿속에 새겨지지 않았다.



그렇게 와인을 즐겨 마시고 더 알고 싶지만, 뭐가 뭔지 이해되지 않을 때 이 책의 소개를 보고 무조건적으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와인과 같이 그림에도 문외한이니까 동시에 같이 알아가면 효율적이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책은 크게 기본적인 와인에 대해 알아야 할 개념들, 2장에서는 미술 작품과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랑', '슬픔', '꿈' 등에 대한 공통된 감정들, 3장에서는 와인 라벨과 병에 담겨있는 미술 작품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글 속에는 역사적 사실들의 나열에 때로는 작가의 상상을 더해서 독자들이 그림과 와인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상상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보여준다.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겨진 포도나무에 있던 진드기에 의해 유럽 포도주 생산이 큰 타격을 받았던 '필록세라 사건'의 시기에 그려진 고흐의 <아를의 붉은 포도밭>이란 작품을 소개하며 붉게 표현된 붉은 포도밭이 필록세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포도밭을 그려낸 것일지 그저 그 순간 눈에 비친 아름다운 붉은빛이 포도밭에 담긴 것인지에 대해 화두를 던지기도 한다.




"떼루아가 잘 표현되어 있다"라는 말은 와인이 그 와인 포도 산지의 토양과 대기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대해 잘 담고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와인 품종에 따라 생기는 맛의 차이와 그 산지의 특수성이 더해져 탄생하는 와인, 그렇다고 와인이 무조건 자연의 산물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같은 해 생산된 빈티지라도 생산자가 누구냐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이 바로 와인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와인은 자연과 인간의 노력이 함께 만들어가는 하나의 축복임에 틀림없다. 그런 인간의 노력을 저자는 비록 포도밭을 그린 것은 아니지만 밀레의 <만종>, <이삭줍기> 등의 작품을 통해 비교하고 있다.



저자가 와인과 미술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꿈에 대한 이야기는 하늘의 별을 담아낸 작품과 와인으로 다루고 있다. 고흐가 밤하늘의 별을 그려낸 작품인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별이 빛나는 밤>에 대해 이야기하였고, 프랑스의 수도사가 어떤 샴페인을 마시고 별을 마시고 있다고 표현한 '돔 페리뇽 샴페인'을 그에 빗대어 소개하고 있다. 돔 페리뇽이란 술에 대해서 어디선가 들어봤지만,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었는데 어떤 술이기에 밤하늘의 별을 마시고 있다고 표현했을지 궁금한 마음이 들어 언젠가 꼭 한 번은 마시고 싶어졌다.



와인에 대한 소개도 좋았지만, 저자가 미술 작품과 연계해서 하나하나의 주제들을 다루는 글들이 꼭 와인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렇게 읽다 보면 나와 같이 어떤 와인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것이라고 상상해 본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