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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도스토예프스키가 말했듯이 모든 동물과 풀들 모든 것을 사랑하는 사람, 넘치는 인류애나 민족애 등을 가진 사람, 세상에는 대상의 범위에 따라 사랑을 표현하는 많은 단어들이 있다. 작게는 가족애를 거쳐 자기애까지 사랑의 범위는 사람마다 제각각이 아닌가 싶다. 소설의 시작에서 마리에 대해서 설명하는 글을 읽을수록 마리는 넘치는 자기애를 가진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마을의 가장 잘생긴 청년 올리비에와의 만남이 이어지고 몇 주 지나지 않아 마리는 그녀의 첫째 딸, 디안을 임신하게 된 것을 알게 된다. 마리는 디안에게 모성애와 비슷한 감정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의 딸을 자신의 경쟁상대로 여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어머니라면, 아버지라면, 가족이라면 당연히 자녀와 가족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주변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종종 등장하는 가족의 비극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뉴스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리는 그녀가 가지고 있던 찬란한 젊음을 잃게 된 이유가 그녀의 딸 디안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모녀의, 가족의 비극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디안에 대한 마리가 지닌 미움은 그녀가 또 다른 딸 셀리아에게는 디안과 달리 사랑의 표현을 넘치게 하게 만들었다. 이런 사랑은 최소한 셀리아에게는 행복을 가져다주었다면 좋았겠지만, 결국 셀리아도 편애적인 사랑의 희생자가 되었다. 책에 등장하는 또 다른 모녀인 의사 올리비아와 그녀의 딸 마리엘의 관계도 애정에서 애증으로 변해버린 파탄된 모녀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모든 사랑은 주고받는 것이며, 넘치는 것도 모자란 것도 결국 문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녀가 부모를 질투하는 성향을 보여주는 용어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나 엘렉트라 콤플렉스는 꽤 익숙한 테마지만, 반대로 부모가 동성의 자녀를 질투하는 경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아무래도 연령의 차이에서 오는 성숙함의 차이가 이성을 작동시켜서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이성으로도 억제하지 못하는 트리거가 된 모녀의 관계는 끊기 힘들기에 잔혹한 관계가 아닌가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