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 감독이 참여한 첫 공식 도서

크리스토퍼 놀란 : 감독이 참여한 첫 공식 도서 - 첫 작품부터 현재까지, 놀란 감독의 영화와 비밀
톰 숀 지음, 윤철희 옮김, 조 퍼글리스 사진, 전종혁 감수, 크리스토퍼 놀란 대담 / 제우미디어 / 2021년 8월

감상하기 위한 영화나 드라마를 선택하기까지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 누군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선택하기도 하고 장르나 내용에 의해 또는 출연하는 특정 배우 때문에 선택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감독이나 작가가 그 선택에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많은 작품을 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의 주인공인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가운데 배트맨 시리즈는 모두 본 영화다. 처음 배트맨 비긴즈라는 영화를 봤을 때 배트맨 탄생의 거리인 그 뒷골목 장면들이 꽤나 깊게 각인되었었다. 히어로물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배트맨 시리즈만큼은 챙겨본 것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만의 특유의 감각이 내게 깊은 인상을 줬던 것 같다. 상업화와 예술성을 모두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가 히어로물은 보지 않는 내게, 이 작품들은 히어로물로 치부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한 편을 출발점으로 삼아 제작 광정을 상세하게 설명하며 그가 영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작품 구상, 각본 집필, 음악 작업 등 다양한 영화 작업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또한 그가 어려서부터 영화를 촬영하는 데 영향을 준 영화 작품이나 도서 , 음악, 그림, 건축 등 다양한 모티브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반대로 그의 작품 이후에 등장하는 영화들에서 그가 어떤 영향을 줬는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영화 속에서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내용들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적녹 색맹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사람들이 모두 같은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데 착안하여 <메멘토>에 그 주제를 많이 다루게 된다. 또한 <배트맨 비긴즈>에서 브루스에게 안겨주고자 한 무거운 죄책감과 공포감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재미있게 본 영화의 전체적인 주제와 그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장면에서 나타나는 요소들이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뒤늦게 이해하는 재미도 찾을 수 있었다. 이제 책에서 읽은 내용들을 통해서 영화를 다시 보면서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내용들에 공감하고 감탄하는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