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 - 그동안 몰랐던 서양미술사의 숨겨진 이야기 20가지
허나영 지음 / 타인의사유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시대를 쉽게 구분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그 시대를 관통하는 단어나 짧은 설명들로 그 시대를 쉽게 정리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바라보는 서양사를 보통 고대 그리스나 로마와 관련해서는 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신화들을 통해 이야기하고, 중세 시대는 종교에 의해 통제된 시대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한편, 르네상스나 혁명의 시대는 그 시대에 걸맞은 느낌을 가져다주는 문화 부흥이나 정치의 변화, 잔혹한 처형, 전쟁 등이 생각난다.

이 책은 각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우리가 그 시대의 주류로 여겨지는 것들에서 벗어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작가가 다루고자 했던 내용을 하나로 모아보자면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신화의 시대 속에서 신들의 이야기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하였고, 중세 시대의 종교적 압제 속에서 종교, 신이 아닌 기사 이야기나 욕망을 표현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며 인간의 이야기를 논하고 있다. 결국 시대와 상관없이 인간들, 주류에서 논하지 않는 부류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그 시대 미술에서 나타나는지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그 시대의 미술들을 통해서 그 시대를 반영하는 것들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아울러 그 시대가 반영하지 못했던 비주류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그 시대의 주류 사상을 비판하기도 하였다. 혁명을 이끌어 낸 계몽사상의 예를 들면서 인간이 자연보다 우위에 있음을 논하지만, 그 인간의 부류에는 백인, 그리고 남성만이 인간일 수밖에 없는 사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여성을 비주류 인간으로 취급하는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 시대 <헤게소의 묘비>라는 작품에서 드러나는 정해진 일만 수행해야 하는 당시의 여성상에 대해서 비판하는 모습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또한 백인만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관점도 <자포니즘>의 유행이나 고갱의 작품에 대한 당시 대중의 평들을 통해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가에 대해서는 에필로그 부분에서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 시대에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들이 시간이 흐른 뒤에 바라보면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는 것들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며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서 순응하는 시각이 아닌 비판하고 반박할 수 있는 다른 시야를 가지고 바라보기를 권하고 있는 것이다. 익숙한 것이든 낯선 것이든 사람의 시야가 바뀌기 이해서는 지속적인 자극을 통해 깨달음의 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언젠가 찾아올 익숙하고 당연한 것들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기 위한 시작의 순간을 이 책과 함께 하였다고 생각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