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잠시 멈춤
구희상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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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수도 방콕에 위치한 '카오산 로드'는 전 세계 배낭여행객들의 아지트와 같은 장소다. 지금은 비록 코로나19로 인하여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던 장소가 꽤 한가해졌지만, 내게도 카오산이란 단어를 들으면 저절로 떠올려지는 풋풋한 추억이 있다. 저자가 며칠 다녀온 첫 방콕 여행 이후로 한 달씩 2번 더 여행을 다녀온 것은 최소한 저자에게는 방콕에 다시 가고 방콕에서 벗어나지 못할 매력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취업을 하게 되면 언제 장기간 여행을 가겠냐는 마음에 3달간 동남아 여행을 떠났고, 씨엠립, 치앙마이, 꼬따오 등을 다녀오는 잠시를 제외하고 70일 가까이 방콕에 머문 적이 있었다.




저자는 단순히 여행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여행객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방콕의 이야기뿐 아니라 방콕 시민들의 이야기와 역사 등 다양한 관점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여행을 하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첫 번째로, 현실에서 도망치는 것이다. 취업 준비생이라는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내 마음도 다르지 않았었던 것 같다. 두 번째로는 현재를 산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서울에서 살아가던 일상의 삶과 비슷하게 생활했던 방콕에서는 느끼지 못하고, 방콕에서 떠난 후아힌에서 그런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여행은 일상에서의 벗어남이지만 그런 순간의 기억들이 일상, 현재를 살아가는 힘을 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여행을 다른 사람에게 공감받고 싶은 욕구라고 말한다. 돌이켜보니 여행의 추억들을 가족, 친구들, 소개팅 상대, 영상이나 지면으로 만나는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도 자랑하고 공감받고 싶은 욕구를 분출했던 기억이 꽤 많다.


방콕은 서울 면적의 2.5배에 달하고 1,000만의 인구가 사는 메트로폴리스다. 방콕 중심가의 교통체증은 2017년 기준 전 세계 도시 1위에 해당할 정도로 복잡한 도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서울과 다를 바 없는 느낌의 방콕에 어떤 이유로 한 달 이상 머물며 지낼 수 있을까 싶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했듯이 딱히 말할 수 없는 이유로 방콕으로의 여행을 지속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개인마다 선호에 따라 다양한 이유들이 존재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여행자이기에 더 그렇겠지만 메트로폴리스이면서도 여유로운 느낌을 갖고 지낼 수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




저자는 태국의 정치, 소수자 이야기, 일본 문화의 종속성 관련 이야기, 미세먼지 이야기, 교통체증 등 방콕에서 겪으며 보고 느낀 많은 주제의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아직 방콕에 가보지 않은 여행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내용이지만, 한 번 다녀온 이후로 방콕 중독에 걸린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이 생각하고 느꼈던 것들을 다시 한번 공감하면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도서가 아닌가 싶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언젠가 지금의 상황이 종식된다면, 꼭 빠른 시일 내에 방콕에 다시 갈 것이라고 다짐하였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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