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손글씨

나의 손글씨
강지혜 지음 / 형설미래교육원 / 2021년 3월

수기로 작성한 문서조차 전자화시키는 시대에, 모든 문서는 컴퓨터로 작성할 텐데 손글씨가 엉망이라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업무를 하면서 순간순간 메모를 작성하거나 간단한 전달을 할 때나 식장에서 소속과 이름을 봉투에 적을 때 등, 알게 모르게 손글씨를 쓰게 되는 순간들을 피할 수는 없다. 물론 더 많은 준비를 한다면 그런 상황조차 벗어날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그 정도의 노력은 하지 않을 것이다. 손글씨가 문제가 되었던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소위 나머지 반을 통해 글씨 쓰기 연습을 했던 기억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날 정도로 꽤 충격적인 일이었다. 한때는 꽤 보기 좋아졌던 글씨는 결국 나만 알아볼 수 있는 글자를 적는 수준에 이르렀다. 아니 때로는 스스로 쓴 글씨조차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순간도 있었다.

이 책은 절대 과거의 유물로 남을 손글씨가 아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나만의 손글씨를 만드는 과정을 시작할 수 있는 책이다. 책의 서두에는 현재 자신의 글씨를 파악할 수 있도록 먼저 글씨를 써본다. 가장 안 좋은 글씨는 당연히 읽을 수 없는 가독성이 떨어지는 글씨가 아닌가 싶다. 저자는 어떻게 이렇게 악필들의 마음을 이해하는지 모르겠다. 악필인 사람들은 대체로 마음이 바빠서 빨리 쓰다 보니까 글씨가 서로 겹치는 부분들이 많아지고 가독성도 떨어지는 나쁜 글씨가 된다고 말한다. 천천히 쓰며 글자의 획이 서로 부딪히지 않게 쓰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양쪽의 글씨를 비교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서체 자체는 크게 차이가 없지만 오른쪽의 글씨가 확연히 깔끔하고 가독성이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선 긋기부터 시작해서 자음, 모음, 단어, 문장 순으로 조금씩 범위를 넓혀가면서 글씨 쓰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 책에서는 획일적인 글쓰기를 소개하지 않고, 자신만의 글쓰기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이기에 천천히 쓰는 둥근 글씨뿐 아니라 속도감 있는 글씨를 쓰는 법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의 좋은 글씨를 보여주면서 기본은 지키지만 좋은 글씨라는 게 절대 획일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글씨가 엉망이라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나만의 손글씨를 완성해가는 그 시작으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