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여행을 가겠습니다
백상현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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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다양하게 꿈꿨던 직업 가운데 여행작가가 있었다. 해외여행 한 번 가보지 못했지만, 영상으로 본 낯설지만 설렘을 안겨 준 여러 여행지를 보면서 막연하게 여행작가가 돼보고 싶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일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 시도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은이는 직장인으로 살아가던 중 휴가로 떠난 첫 유럽 여행이 계기가 되어서 회사에 사표를 내고, 여행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안정된 생활을 벗어나서 미지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은이는 그 어려운 길을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전작의 하나인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고, 이탈리아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더욱 해당 도시들을 여행하는 꿈을 가지게 된 책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것이 벌써 1년이 넘었다. 이렇게 길어질 것이란 예상은 못 했고, 앞으로도 얼마나 더 길어질 것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앞으로 이전과 여행이 그 준비나 실제 과정에서 많이 달라질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현실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낯선 곳,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의 여행을 꿈꾼다. 이 책은 미래의 언젠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꿈꿀 수 있는 기운을 주고, 현재의 상태에 분노와 슬픔도 줄 것이다. 또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도 할 것이다.



여행을 하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부터 출국하는 순간까지가 가장 즐거운 시간들이다. 여행을 다녀온 순간부터 다시 시작되는 과정은 일상 속에서 언젠가의 여행을 준비하는 것 자체로 위안과 희망을 가져다준다. 그렇기에 막상 여행을 떠나서 무엇을 느끼고 왔냐고 하면, 막상 대답을 하기가 쉽지는 않다. 지은이도 그저 치이는 일상이 안타까워 홀연히 떠나는 것이 여행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그렇게 잠시 일상을 떠났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에너지를 얻는 것인지 모른다. 그래서 여행은 여행하는 순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삶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크게 풍경, 사람, 역사, 여행지의 일상을 표현하는 4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사람마다 여행지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다를 것이다. 여행지마다 다른 부분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여행을 하기도 한다. 책을 읽을수록 그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상관없이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다음 여행에서는 파타고니아 지역을 가봐야겠다는 다짐, 쿠킹클래스를 통해서 그 지역의 음식을 배워야겠다는 소망 등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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