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 인류의 재앙과 코로나를 경고한 소설, 요즘책방 책읽어드립니다
알베르 카뮈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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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한 현청 소재지에 불과한 알제리의 오랑이란 항구도시에서 194x년 봄에 일어난 일

돈을 벌기 위해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에나 쉬고, 퇴근하면 산책하거나 카페에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특별한 것 없는 페스트가 찾아오기 전 오랑시의 모습이 현재 우리 시대의 모습과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삭막한 도시의 묘사도 보이지만 일상을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그러던 오랑시에 페스트가 찾아오면서 시의 모든 사람들에게 평온한 일상을 앗아갔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코타르같이 오히려 그런 팬데믹 상황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려움으로 불안함에 떨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아닌 버텨내고, 리외같이 자신의 직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페스트를 이겨내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었다.

2020년 1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을 겪고 있는 우리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 마치 지금을 내다본 예언서같이 책에 서술된 상황들은 우리가 지금 겪고 느끼는 일들과 판박이같이 닮았다. 그렇기에 이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이지만 소설이 아니고, 재미있게 읽히지만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흔히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 사람의 본성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처럼 극한의 상황에 놓였을 때 인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이 소설 역시 마찬가지고, 지금의 우리도 스스로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요즘만큼 나 자신에 관심을 가지고 생각하며 살아간 적이 없을 정도로 내면의 나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젠가는 우리도 코로나19의 종결을 외치는 시점이 분명 올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책의 마지막에 리외가 걱정하며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내용을 외면하지 못할 것이다.


시내에서 올라오는 환희의 외침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리외는 그러한 환희가 항상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는 그 기뻐하는 군중이 모르고 있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즉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하지 않으며, 그 균은 수십 년 동안 가구나 옷가지들 속에서 잠자고 있을 수 있고, 방이나 지하실이나 트렁크나 손수건이나 낡은 서류 같은 것들 속에서 꾸준히 살아남아 집요하게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끝이라고 과연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단지 코로나19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류는 인류 스스로를 파멸시킬 재앙의 근원을 탄생시키는 위험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인다. 우리가 당장 내일이라도 또 다른 위기를 맞닥뜨리게 될지 모른다. 그렇지만, 확신을 가지고 믿는 것이 있다. 이런 위기를 경험하며 체득한 정부와 개인의 위기관리능력은 새로운 재앙이 닥쳐온다고 해도 우리가 이겨낼 힘을 갖게 해줄 것다. 그렇기에 다시 평온한 일상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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