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스페셜 에디션 - 영혼의 시 100선이 추가된,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헤르만 헤세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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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소설 <데미안>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서, 화자가 데미안인 줄로만 생각했었다가 어느 순간 등장한 데미안으로 인하여 마음속의 흔들림을 느낀 싱클레어처럼 독자인 나도 크게 흐름을 선회하는 순간을 맞이하였다. 싱클레어는 어린 시절부터 아벨의 세계에서 카인의 세계를 넘나드는 마음의 혼란을 가졌다. 아벨과 카인은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의 아들들인데, 카인이 아벨을 살해하면서 카인은 최초의 살인자라는 악명을 얻게 된다. 데미안은 아벨로 대변되는 종교적이고 순수하고 밝은 평화로운 세계와 어두운 심연의 유혹으로 둘러싸인 카인의 세계 사이에서 자신이 서 있어야 할 세계에 대해 스스로의 자아를 찾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끊임없이 이어갔다.




나는 <데미안>을 읽고 스스로의 본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그것이 어떤 것이라도 먼저 인정해야 그 너머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 가장 통렬하게 저항감을 느끼는 것은 ‘ 자기 자신’에게 도달하는 길을 걸으려 하는 데 있는 것이다


"자기의 영혼이 바라는 이상, 그것을 두려워하거나 금지된 일이라고 주저하면 안 돼."

이것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생각나는 대로 행동하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 마음을 부정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내 욕망의 발현이 설사 아브락사스라는 신성과 악마의 결합인 신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면, 내 안 어딘 가에 존재하는 그 욕망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피하려 하기만 해서는 내 자아를 찾지 못한다. 그것이 발현되는 것과 내가 바라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일 뿐이니, 어디서 왜 그런 것들이 아니 아브락사스가 왜 나에게 그런 것들을 원하게 했는지에 대해서 관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우린 모두 인간이야. 우린 신을 창조하고 그 신과 싸우지 않으면 안 돼. 그렇게 해야 우리는 신의 축복을 받을 수가 있어.”

자아에 대한 탐구와 인정 그 이후에는 그 욕망, 본성과의 싸움을 통해서 우리의 영혼은 성장해 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책의 초입을 읽다가 느낀 점인데, 물론 화자로 나온 싱클레어가 어른이 되어서 회상하는 것이겠지만 10살 남짓한 아이의 사고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깊은 성찰의 단면에 감탄했다. 나이로만 본다면 확연히 어른의 모습인 내가 오히려 어린아이와 같은 사고를 한다고 느껴졌다. 어린 시절 그가 겪은 것과 같은 고민과 충동에 휩싸이기도 하였지만, 나는 단지 고민하였을 뿐 그것을 관조하고 내 자아를 찾겠다는 성찰의 과정으로는 나아가지 못하였다. 그렇기 때문인지 현재의 삶에서도 나는 살아갈 뿐 내가 삶을 살아가는 것인가에 대해서 문득 고민해야 한다는 막연한 의무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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