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팡세 클래식
루이스 캐럴 지음 / 팡세미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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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기억하는 어린 시절 만화영화로 봤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내가 순수함을 많이 잃었다는 것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읽을수록 앨리스가 나누는 대화들이나 혼잣말에서 정신이 없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언니와 함께하다가 잠이 들려는 찰나 조끼를 입고 시계를 보는 눈이 빨간 흰토끼를 쫓아 이상한 나라로 들어가게 된다. 처음에는 황금열쇠를 발견하고 문에 들어가기 위해서 커지고 작아지고를 반복하며 어렵게 들어갔지만, 왜 그곳에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앨리스만이 알겠지만 어떤 뚜렷한 의식 없이 원하는 대로 원하는 곳으로 향해간다.


그 세상은 불합리와 이상함으로 가득 찬 세상이다. 그럼에도 그런 세상에서 어린이의 순수함을 가진 앨리스는 전혀 이상하지 않게 어울리고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바라보는 현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세상의 반영 같으면서도, 실제 우리의 삶이라면 어린이가 적응하고 살아가기에는 더욱 잔혹할지도 모르겠다.

수시로 목을 치라고 외치는 여왕이 있는 세상이지만, 그녀의 외침은 비록 두려워하는 존재는 있을지언정 어떤 실재가 없는 외침인 것처럼 보인다.


앨리스는 자신의 몸이 변해가는 것이 자신의 존재가 ‘앨리스’가 아닌 다른 어떤 존재로 변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린이의 몸에서 점점 자라면서 어린이일 때의 모습에서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변해갈 것에 대한 두려움은 아니었을까? 그런 앨리스였지만 이상한 세상에서의 경험들을 통해서 몸이 변한다 하더라도 스스로의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그 존재가 유지된다는 것을 깨달았을까? 공작부인이 돌보고 있던 아기가 돼지의 형상을 하더라도 그 존재에 대해 아기라고 생각하며 말을 하는 앨리스였다. 하지만 아기가 스스로를 돼지라고 여기면서 돼지 소리 울음을 내는 순간에, 앨리스는 가차 없이 더 이상 아기로 여기지 않고 돼지라고 그 존재를 생각한다.


마지막 순간에 앨리스의 언니는 앨리스에게 들은 이야기 속의 세상으로 꿈 여행을 떠난다. 그러면서 앨리스의 천진난만함이 지속되길 원하는데, 언니도 그런 이야기를 통해 같은 꿈을 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순수함이 남아있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조금 더 자란 언니가 몸은 커졌고 생각이 나 정신이 어린 시절과 변했겠지만, 여전히 자신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아닐까 싶다. 비록 이 책을 읽으면서 순수하게 그 세상에 어울리지는 못했지만, 나에게도 약간의 순수함은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때로는 어른이 아닌 어린이가 되어 보기를 희망해 본다.


※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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