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 갈래 길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2월
평점 :
새로운 생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서 시작된다!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세 갈래 길」 연결점을 찾을래야 찾을 수 없다 생각되는 너무도 다른 환경의 세 여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첫번째 여인의 이름은 스미타이다. 인도에 살며 카스트의 최하위인 수드라보다 못한 존재인 달라트다. 달라트라는 호칭보다는 우리에겐 불가촉천민 이라는 호칭이 더 익숙할 것이다. 그들은 사람으로 인정받지도 못하며 노예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 사람이라기보다는 오물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받으며 살아가는 여인이었다. 1955년 불가촉천민 차별 금지법이 제정되었지만 여전히 그녀는 법의 테두리에 들어가지 못한 삶을 살고 있었다.
냄새나는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다니며 타인의 똥을 맨손으로 만져야 하는 그녀!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딸 (릴리타) 에게는 그 일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한다. 그래서 평생 모은 돈을 선생에게 쥐어주며 딸을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달라 한다. 다행히 승낙을 받은 스미타는 딸아이를 학교에 보낼 생각에 설래여 한다. 글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온몸이 기쁨으로 넘쳐난다.
두번째 여인의 이름은 줄리아이다. 줄리아의 아버지는 공방을 운영한다. 100년 가까이 카스카투라에 종사하는 아버지의 공방은 팔레르모에 남아있는 마지막 카스카투라 작업장이다. 십여명의 직공이 일을 하고 있으며 줄리아는 공방을 또 하나의 집이라 생각한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방을 이어 받게될 줄리아는 열 여섯이 되던 해 학교를 그만 두었다. 책 읽는 걸 좋아하고 학업에도 재능이 있지만 그녀는 아버지의 공방일에 더 큰 애착을 보인다.
아버지가 머리카락을 수집해 오는 사이 줄리아는 공방문을 열고 직공들을 맞이한다. 평소처럼 직공들 사이에서 일을 했고, 점심시간 좋아하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 배를 채우기도 했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끝나 공방으로 돌아온 줄리아는 평소와 다른 공방안의 정적을 느낀다. 한 직공이 줄리아에게 전한말은 아버지에게 일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세번째 여인의 이름은 사라다. 시간을 일분일초 단위로 나눠 사용하는 그녀는 변호사이다. 여성으로 오르기 힘든 자리에 오른 말그대로 원더우먼이다. 그런 그녀에겐 세 아이가 있다. 그녀는 아이들을 등교 시킨 후 자신의 로펌으로 향한다. 그곳을 들어설 땐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보며 허리를 숙인다. 남성 우월주위에 젖어있는 로펌에서 유일하게 승진한 사람!
모두들 사라가 차기 매니징 파트너가 될 거라 생각한다.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될 법한 사라! 그런 그녀라 변론을 하던 중 갑자기 쓰러지게 되고 의사는 정밀검사를 받으라 하지만 그녀는 이내 그들의 말을 무시한다. 자신이 예전보다 쉽게 지친다는 것도 알고 있고, 한달전부터 몸에 변화가 있다는 것도 알고있다. 가슴의 통증이 예전보다 많이 느껴지는 것도 알고 있지만 아직은 아니란 생각에 의사들의 말을 외면한다.
시작은 이렇듯 전혀 연결되지 않은 세 여인의 이야기일 뿐이다. 스미타의 이야기를 읽으며 딸아이가 당한 부당한 일들에 열을 내기도 하고, 줄리아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녀의 명랑함에 웃음짓기도 하고, 사라의 이야기를 읽으며 혹여나 그녀에게 큰 병이 생긴건 아닐까 걱정을 하기도 했다. 아무런 연결성도 느껴지지 않지만 세 여인의 이야기를 번갈아 읽는 것이 전혀 번거롭지 않게 느껴졌고 이야기 하나하나 집중할 수 있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세 이야기가 서로 다른 이야기가 아닌 하나의 점에서 연결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공통점도 느껴지는 세 여인의 이야기...
자신이 처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한발 더 나아가야 하는 세 여인! 그런 그녀들이 도약을 준비하고 자신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발돋움을 시작한다. 그녀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기도 전 책은 순식간에 끝이 나 버렸다. 책을 덮은 후에도 밀려오는 진한 감동. 그리고 더불어 얻게되는 용기! 새로운 길에 가보려 생각만 할뿐 쉽게 내딛지 못하고 있던 나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었던 책. 추천!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