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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미 ㅣ 오베이북스 소설선 1
김규나 지음 / 오베이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김규나 첫 장편소설
「트러스트미」 김규나 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된 소설이다. 그녀의 등단 작품인「칼」 은 어떤 내용일까 라는 궁금함이 생길만큼 재미나게 읽었고, 새로운 작가를 알게되어 좋았다.
어느날 갑자기 왼쪽 눈에 가시가 돋기 시작한 주인공 강무훤. 처음엔 그저 모래알이 굴러다니는 듯 단순한 껄끄러움을 느꼈고 이 주째 되는 날 눈을 뜰 수조차 없었다. 마치 작은 장미 가시가 올라온 듯 푸릇한 것이 돋아나기 시작했고 어느병원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많은 의사들을 만나고 그들이 내린 결론은 '적출' 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생명까지 위험할꺼라는 의사들의 말을 들었지만 무훤은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이혼한 아내는 아직 이 사실을 알지 못했고, 그는 며칠째 술로 고통을 이겨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날아온 한통의 메일엔 '당신은 무엇입니까?' 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고 마치 후한 인심이라도 쓰는 듯 '30초 동안 생각할 여유를 드리겠습니다.' 라는 문장도 적혀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 적힌 메일.. 이내 무훤은 이를 무시한다.
무훤의 직업은 지하철 기관사 였다. 그런 무훤이 운전하던 지하철에 한 소녀(유리)가 뛰어들었고 이후 무훤은 다시 기관사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만큼 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주일이면 회복될줄 알았던 기간이 한달이 되고 유급휴가에서 무급휴가로 바뀌었으며 이내 그는 더 어두운 곳으로 몸을 숨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곁에서 잘 견뎌주던 아내도 이내 지쳤고 그렇게 이혼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무훤은 얼마전 외면한 이메일을 다시 보게되고 배너를 클릭 하려던 눈의 고통으로 쓰러지게 된다. 이후 다시 메일을 확인해 배너를 클릭 하게되고 '오전 9시, 여의나루역 3번 출구에서 기다리세요.' 라는 메시지가 도착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운을 만나게 된다. 무훤의 눈을 바라보는 하운은 전혀 놀라지 않는다. 마치 그동안 그런 상황들을 많이 접한듯한 하운. 그동안 무훤과 비슷한 상황으로인해 치료를 받았던 사람들이 실패를 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하운은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이후 만나게 되는 주결과 에바 그들을 통해 삶의 용기를 서서히 얻게 된다.
실험체가 되어 6개월을 살더라도 살아가야 할까.. 혹여나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는 한걸까? 그들이 혹시 사이비 종교같은 그런 단체는 아닐까? 라는 수많은 상상을 하며 책을 읽었고 이내 그 의문들은 하나씩 벗겨지기 시작했다. 어느날 갑자기 나에게 다른사람과 다른 일이 일어난다면.. 그리고 그 결과가 반드시 죽음이라면.. 수많은 생각들 속으로 나도모르게 빠져들며 순식간에 나 자신이 무훤이 되버린듯 했다.
도저히 내 머리론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갈릴듯 하다. 난 조금 느리지만 읽는데 막힘은 없었던 듯.. 작가의 전작이라 할 수 있는 단편집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함이 생겼고 조만간 그 책을 읽고 있을 듯 하다.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