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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일기 - 엄마와의 특별한 인터뷰
김은현 지음 / 렛츠북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너도 아이를 낳아보면 알게 될 거야. 부모의 마음을..."
자서전이 꼭 자신의 일대기(?)를 부풀려 써야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을 만났다. 제목도 너무 푸근한 「엄마의 일기」 였다. 딸이 작가의 꿈을 꾸었던 엄마를 대신해 엄마의 일생을 이렇듯 예쁘게 써놓은 이책은 내가 갖고있던 자서전이라는 틀을 깨준 책이기도 하다. 어마어마한 일생을 살아야만 자서전을 남길 수 있는게 아닌 평범한 일상을 사랑하는 딸이 대신 써줄 수 있는 것! 의미로 치자면 기존의 자서전들보다 더 의미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다름을 인정했습니다.
서로를 전부 이해할 수는 없어도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기 시작하고부터 서로를 이해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소개글 中-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딸과, 아이를 낳아보면 엄마를 이해할거라던 엄마와 딸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후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이 글귀는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에 가슴속에 깊이 박혀있었다. 나또한 늘 엄마한테 했던 말이었고 지금은 나도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엄마의 지난 날들을 이해하기 시작했기에 이 글귀에 격하게 공감할 수 있었던듯 하다.
엄마가 살았던 시대는 쌀밥 한그릇 배부르게 먹고 싶은맘이 간절했던 시기였다. 힘겹게 보릿고개를 넘기며 강냉이 죽 조차도 배불리 먹지 못했던 때이다. 조금이라도 더 먹고싶은 마음에 때를 써 할머니를 따라가려했던 엄마.. 결국은 실랑이를 벌이다 배급시간을 놓치게 되고 가족 모두가 굶어야만 했다고 한다. 덕분에 엄마는 고작 다섯살 나이에 할아버지께 몽둥이가 부러질만큼 맞았다고 한다.
나의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아마도 배고프면 라면먹지 왜~ 라는 대답을 할 듯 하다. 배고픔을 모르고 자라온 우리 아이들이 이 일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 듯 하다. 나또한 배고픔을 모르고 자라온 세대이기에 제대로 이해할 순 없지만 나의 엄마로부터 할머니로부터 들어왔던 이야기이기에 아주조금 이해 할 순 있었던 듯 하다.
공부가 하고 싶어 어린 동생을 업고 손을 잡고 학교에 가야했고, 많은 식구가 먹고 살아야 했기에 학교보다는 밭으로 가야하는 일이 많았다. 그렇게 소처럼 일했음에도 늘 배가고파야만했다. 수줍은 첫사랑 이야기에 얼굴을 붉히면서도 먼저간 신랑을 그리워 하는 모습과 건강하게 태어났음에도 돌팔이 의사의 잘못된 진단으로 살아있는 내내 아파야만 했고, 먼저 가슴에 묻어야만 했던 아프다 못해 만지지도 못했던 손가락이었던 큰아들의 이야기를 하며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 했다.
이 책은 단 한사람 엄마에게 아주 큰 의미가있는 책일것이다.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들도 엄마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평범한 우리네 이야기 같으면서도 드라마틱한 엄마의 이야기' 라는 표현이 너무 잘 어울리는 이 책을 만나 가족에 대한 의미도 다시한번 생각해보며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래본다.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