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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미사변
이태상.김미래 지음 / 자연과인문 / 2017년 9월
평점 :
태상과 미래의 사변 (80세 노인과 24세 소녀의 사상로맨스)
「태미사변」 제목의 의미를 알아가는 것 부터 참 새로운 재미를 주는 책이었다. 이태상과 김미래의 생각으로 옳고 그름을 주고 받음?... 뭐라 해석해야할지 한참 고민하며 책을 읽다보니 '사상로맨스' 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태상과 김미래의 사상로맨스...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해 현재 뉴욕에 살고있는 학교 선배인 이태상과 서울대 의류학과에 재학중이며 서울에 살고있는 후배인 김미래! 그저 평범해 보이는 관계이지만 그들의 나이차이는 무려 60여년의 차를 두고 있다. 이태상의 나이는 무려 80세 반면 김미래의 나이는 이제겨우(?) 24세이다. 이정도의 나이차이라 하면 할아버지와 손녀 정도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나또한 그랬기에 정말 이런일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런데... 정말 가능하다... 신기하고 놀랍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그들의 관계가 부럽기까지 하다.
나의 아이들과 대화를 하다가도 막히기 일수인데.. 그들이 주고받는 메일은 전혀 막힘이 없었다. 연인관계도 이렇듯 물흐르는 대화가 가능할까 싶은데 60여년의 세월의 차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하다는걸 몸소 말해주고 있었다.
다른 책들과 달리 처음엔 살짝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익숙해졌다. 손윗사람의 조언을 듣듯 이태상 선생님의 편지를 읽고, 투정을 부리는 후배의 이야기를 듣듯 경청하는 자세로 책을 읽어 나갔다. 선생님의 조언을 읽으며 때론 반박도 해보고 고개를 끄덕여 보기도 했고, 후배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라면 어떤 이야기를 해줬을지 생각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만큼 멋들어진 이야기는 해주지 못할 듯 하다.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는 것 뿐만 아니라 멋진 시 한편의 여유까지 더해주고 있는 책이다. 생각을 주고받음에 여유넘치는 말투와 재치까지 읽는 재미가 넘쳐난다. 한가지의 주제만 정해져도 서로의 생각을 이렇듯 편안하게 주고 받을 수 있는 관계.. 나에게 무언가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정신적 쌍둥이 같은 존재. 그 어떤 말로 설명을 해도 이들의 관계를 제대로 설명할 순 없겠지만 결론은 부러운 관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의 생각을 주고받는걸 차분하게 읽어봐도 좋겠지만 역시나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먼저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처음엔 다소 낯설지도 모르겠지만 이내 책에 빠져들듯~ 진듯~하니 읽어본다면 밑줄긋고 읽어야 할 많은 가르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