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울
쉬사사 지음, 박미진 옮김 / SISO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모든 게 다 괜찮은 것 같은데 왜 내 기분은 도무지 좋아지지 않는 걸까?"


난 감정기복이 무척 심한 편이었다. 처음부터 그랬던건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급작스럽게 기분이 업 되거나 나조차도 이해못할 만큼 빠른 속도로 다운되곤 했다. 우울증 이라기 보다는 조울증의 증상과 비슷했지만 그 정도가 심하지 않다 생각 했기에 크게 걱정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런 나의 변화를 가장 먼저 느낀건 친정 엄마였고 내 기분이 다운되어 있을땐 역시나 제일먼저 나의 상황을 눈치 채셨다. 다행히도 이런 상황이 오래가지 않아 당시의 상황들을 엄마와 이야기 하곤 하는데 엄마는 당시에 내 모습이 너무 걱정스러웠다고 하셨다. 혹시나 40도 안된 나이에 갱년기가 찾아온건가 싶을만큼 옆에서 보던 내 모습은 초최하기 짝이 없었다고 했다.


다행히도 난 나를 이해해주는 친정엄마와 조금 자상한 가족이 함께였고, 극복할 수 있었다. 새로운걸 배우는걸 좋아하는 나였지만 당시엔 아무런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불현듯 죽고싶다는 생각을 떠올리기도 했다. 하루하루가 무기력하기만 하고, 이유모를 답답함을 시도때도 없이 느끼며, 나도 모르게 늘 한숨을 달고 살았다. 아이들에게 음식을 해주면서도 맛있게 먹는 아이들을 보며 어떠한 기쁨도 느낄 수 없었고 요리 자체가 힘겹기만 했다.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난 점점 지쳐갔고 어느순간 내가 생각해도 도가 지나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편과의 진지한 대화를 하며 아주 조금씩 극복해가기 시작했다.


그랬기에 「안녕, 우울」 책의 주인공인 중시시의 상황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스물 다섯 이라는 파릇한 청춘임에도 불구하고 허리의 통증과 원인을 알수 없는 고통이 매일 찾아와 잠을 이루는 것 조차 편치 않았던 중시시의 상황들을 떠올리며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그 상황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느껴지는 듯 했다. 도와달라 손을 내미는 중시시의 손을 잡아주지 않는 남자친구인 렁샤오싱의 모습에 짜증이 나기도 하고, 이런 상황을 만든 가족과 남자친구의 태도가 못마땅했다.


하지만 이런 내 생각은 중시시의 입장에서만 한 생각들일 뿐 이었다. 모든게 불만스러웠던 그녀의 눈에 가족의 모습은 삐딱하게만 보였고 남자친구에게 너무 많은 요구를 했었다는 걸 뒤늦게서야 알게 되었다. 그녀의 고통이 남자친구 때문이라 생각한 중시시는 결국 남자친구의 곁을 떠나보자 마음먹고 칭다오를 향하고 자신이 떠난 이후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눈이생기기 시작 하면서 자신이 우울증에 걸린동안 많은 것들이 천천히 이해되기 시작한다.


부모님과의 영상통화를 통해 그동안의 힘든 일들을 이야기 함으로써 가족과의 화해를 하게되고, 그렇게 그녀는 길고 긴 사춘기를 졸업하게 되며, 한동안 떨어져 각자의 삶을 살며 혼자의 삶을 생각하는 동안 중시시도 렁샤오싱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우울증이라는게 그 상황에 처해보지 않은 사람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 듯 하다. 하지만 자신의 주변에 그런 상황들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봄으로써 그들을 이해해주길 그리고 손을 내밀어주길 바래본다.


"사람은 누구나 완전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마세요. 자기 자신에게는 더더욱 모질게 하지 마시고요. 사람과 일을 탓하는 것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는 것만 못한 일입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되 도를 넘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갑시다. 그리고 때로는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이 너무 신중한 것보다 좋을 수 있어요." 

-278쪽, 작가후기 中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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