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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서 팔자가 활짝 피셨습니다 - 농부 김 씨 부부의 산골 슬로라이프
김윤아.김병철 지음 / 나는북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니 비로소 충만해진 두 번째 삶
「산골에서 팔자가 활짝 피셨습니다」 귀농을 꿈꾸는 남편을 이해하고싶어 선택한 책이다.
남자들은 다 그런건가..? 김씨부부중 남편의 권유로 김씨부부의 산골 생활이 시작되었고 다행히도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계신다고 하는데.. 언젠간 나도 남편을 따라 시골생활을 하게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난 전원 주택을 지어도 반드시 도시 한복판에 짓겠다 생각하는 일인이기에 아직은 시골생활을 꿈꾸고 싶진 않았다. 적어도 이 책을 다 읽기 전까진..
너무 예쁜 사진에 반해 한장한장 책장을 넘기다 보니 어느새 김씨부부의 행복이 묻어나는 듯 했다. 도시에서도 충분히 넉넉한 삶을 살았음에도 성공한 고깃집을 미련없이 그만두고 귀농을 한 김씨부부. 생각했던것처럼 농사가 잘 되진 않았지만 이젠 어엿한 농부가 되어 행복하다 말하는 부부. 문득 내 삶이 행복하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나? 라는 의문이 생겨 찬찬히 내 일상을 되짚어 보기도 했다.
물을 원없이 쓸 수 없다는 말에 잠시 주춤 하기도 했지만 그들의 삶이 부러웠다. 글에서 느껴지는 여유와 행복. 남들보다 느리게 사는 듯 하지만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살아가는 그들의 삶. 동네 어르신들의 넉넉한 인심. 도시에선 쉽게 느낄 수 없는 것들이기에 너무 부럽기만했다. 책을 읽기전 시골의 향기(?)를 떠올리며 무엇하나 만족스럽지 못한 삶을 떠올렸던 귀농이 책을 읽으며 이렇듯 예쁘게 보일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한번쯤 작정하고 귀농을 결심해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들의 이런 삶이 거저 얻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허리가 아플만큼 농사일을 해도 만족스럽지 못하기도 하고, 산에 올라가 욕심에 양껏 따온 나물이 내가 생각한 나물이 아니기도 했고, 씨앗을 뿌리고 땅을 일궈야 할 시기를 알지못해 시행착오도 많이 했을것이다. 처음부터 채취해온 나물로 근사한 밥상을 차려내고 맛난 반찬들을 만들 수 있지도 않았을 것이고, 천지에 널려있는 나물들이 먹을 수 있다는 것도 몰랐을듯 하다. 그저 그풀이 그풀로 보이는 내눈과 뭐가 달랐을까 싶어 살짝 웃음이 나기도 한다. 이런 과정들이 있었기에 김씨부부에게 더 큰 행복을 안겨준 충만한 삶을 살게 된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여전히 난 귀농을 꿈꾸는 삶을 살고있진 않다. 소를 몇마리 키우겠다는 둥 자신은 농사를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둥 허무맹랑하게만 들리던 남편의 얘기에 조금은 귀 기울이는 정도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나에게 아주 큰 변화가 아닐까 싶다. 책을 덮으며 귀농? 한번 해봐?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아무런 준비없이 모든걸 두고 떠나기엔 아직은 용기가 부족한 듯 하다.
복잡했던 머릿속이 개운해진 듯 하다. 쓸데없는 걱정들로 가득찼던 머릿속이 정리되고나니 학교에 가는 아들녀석이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며 건강한 두 아이와 신랑이 저렇듯 예쁜 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어주는 것 자체가 행복이 아닐까? 라는 감수성 넘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엔 그저 평범한 일상이 지겹게만 느껴졌을 아침시간 행복일까? 라는 생각 하나만으로도 이렇듯 웃음이 나올 수 있다는게 참 신기했다. 덕분에 기분좋게 시작한 하루 일과가 물 흐르듯 가볍게 진행되는 듯 하다.
김씨부부의 삶을 살짝 엿봄으로써 그들로부터 행복감이 전해지는 듯 해 나의 지인들에게도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책에서 꼭 지식을 얻고자 하기 보다는 은은하게 묻어나는 그들의 행복감을 느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