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출판미디어] 유토피아

유토피아
미나토 가나에 지음, 현정수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9월

세 개의 시선으로 그려진 '선의가 향하는 끝'

나눔받아 읽게된 「고백」 이후 미나토 가나에 작가님의 책을 모두 찾아 읽었다. 「고백」만큼 강렬했던 책이 없어 아쉽긴 했지만 한 작가의 책을 모두 읽었다는 뿌듯함과 때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의 매력에 빠져 작가님의 책이 나오길 기다렸다. 기다린만큼 「유토피아」 이 책에 대한 기대감도 컸고, 이번엔 어떤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지 설레였다.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하나사키 초 '하나사키 유토피아 상점가' 에선 축제 준비로 한창이다. 실행 위원들이 모여 첫 인사를 하는 모임에서 도바 나나코는 자신의 딸인 도바 쿠미카에게 도음을 줬던 아이바 사야코의 엄마인 아비바 미쓰키를 만나게 된다. 축제 추친을 했던 호시카와 스미레 또한 이 자리에서 그녀들과의 첫 만남을 갖게된다.

성공리에 마무리 될듯 했던 축제장에선 작은 화재가 일어나고 현장에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쿠미카를 업고 나오던 사야코가 이마에 약간의 상처를 입게 된다. 여기서 사람의 이기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쿠미카의 엄마인 나나코는 왜 매번 자신의 딸에게만 이런일이 생기는지.. 사야코의 엄마인 미쓰키는 왜 자신의 딸이 쿠미카를 업고 나와야 했는지 주변의 어른들이나 고등학생들은 어린 두 아이를 보곤 그냥 나간거지 원망스럽기만 하다.

이후 사건 현장에 가장먼저 나타나 아이들을 구조했던 사람, 소화기를 들고 화재현장을 진압했던 사람이 아닌 뒤늦게 나타나 현장을 정리했던 사람들이 감사장을 받게된다. 어린 쿠미카를 업고나와 다친 사야코의 이름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 미쓰키는 사야코의 다친 상처가 더욱 크게 보인다.

그러던 중 사야코가 수업중에 쓴 작문이 신문에 실리고 이 작문과 두 아이들의 사진을 스미레의 블로그에 올린 후 스미레가 만든 날개 스트랩을 주문하는 양이 늘어났고 그 보답으로 '클라라의 날개' 를 시작하게 된다. 쿠미카와 사야코가 받아야 했던 수익금을 좋은일에 쓰겠다는 취지와 함께 만들어진 '클라라의 날개' 는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뭔가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 듯 하면서도 2% 맞지 않는 어긋남이 느껴지는 듯 했다. 친해보이는 세 여인의 의견이 조금씩 틀어지고,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이기심을 마음 깊은곳에 숨기고 숨기다 어느순간 터질듯한 불안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쿠미카와 그런 쿠미카를 돌보는 사야코의 순수함과는 다른 어른들의 이기심이 조금씩 조금씩 불타오르는 듯 했다.

왠지 정겨움만 떠오르는 시골 동네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 보이기도 했는데, 예술촌에 살고있는 외지인들과, 사택에 살고 있는 또다른 외지인들 그리고 토박이로 살고있는 원주민들 또한 물과 기름이 섞여 있는듯 제대로 섞이지 못하고 서로 겉도는 듯한 묘한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누군가 자리를 비우면 일어나는 뒷담화들...

5년전일어났던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마을에 나타났다는 소문, 쿠미카가 실제로 걷는 모습을 봤다는 사람들의 이야기.. 갖가지 무성한 소문들이 떠돌고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며 불안한 외줄타기를 하듯 즐겁지 못한 동네의 모습들이 눈에 보이는 듯 했다.

기대감 만큼이나 실망감이 크면 어쩌나 걱정되기도 했지만 엄청난 반전이 없이도 이렇듯 머릿속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 있어 즐거웠다. 이 책을 덮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 책을 기다릴 수 있을 듯 하다. 다음엔 또 어떤 이야기 사람의 어떤 감정들을 다뤄줄지...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