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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요정 또또 ㅣ 해피 & 힐링 세대공감 실버동화 시리즈 7
제성은 지음, 김현기 그림 / 나한기획 / 2017년 8월
평점 :
가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책을 만났다.
「기억요정 또또」 제목과 표지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었지만,
내용만큼은 가볍게 여길 수 없었던 그런 책이었다.

할머니에게 짜증을 내는 손녀의 대사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 내일 기말고사 마지막 날이라니깐!"
이내 할머니는 부랴부랴 텔레비전을 꺼버린다.
아들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주말에 여행 갈 건데, 어머니도 가실래요?"
아들의 말에 환하게 웃는 할머니와 달리 아들뒤에 서있는 며느리의 인상은 찡그려져있다.
며느리를 보며 할머니는 집이 편하다는 거짓말을 한다.
아무렇지 않은 듯...

그런 할머니를 두고 여행을 떠나는 가족.. 집안엔 정적만 가득하다.
도착하면 전화하겠다던 며느리의 전화도 오지 않던 그때,
할머니는 작지만 또렷한 불빛 하나를 발견한다.
그곳엔 푸른색 옷에 수첩을 들고 있는 아이가 있다.
한번도 본적 없는 아이에게 할머니는 거리낌 없이 말을 건다.
잊고싶은 기억을 없애준다는 기억요정 또또의 말에 한가지씩 한가지씩 말을 하기 시작하고..
소중한 기억만큼은 말하지 않겠다 다짐을 하지만..
이내 이야기 거리가 떨어져 가고 자신의 소중한 기억까지 또또에게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그저 누군가와 대화가 절실했던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의 기억을 지켜주고 싶은 또또.
얇은 책을 읽는데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지만 그 깊이있는 여운은 한~참이나 지속됐다.
할머니가 한가지씩 또또에게 기억을 이야기할 때 마다 할머니는 한가지씩 기억을 잊어가고..
가족들은 이내 할머니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한다.
냉장고에서 발견되는 리모콘, 식후 배고프다는 할머니의 칭얼거림..
노인성 치매, 알츠하이머란 무거운 주제를 이렇게 예쁘게 표현 할 수 있다는게 놀랍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며 이야기 해 보기에 너무 좋은 책이었다.
노인의 인구가 증가하는 요즘 어느집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며,
나또한 겪을 수 있는 일이란 생각에 그 무게감이 덜어질 순 없었지만..
너무 심각하게만 접근하는 것 보다는 이런 책을 통해 온가족이 대화를 해볼 수 있다면 좋을 듯 하다.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